핫이슈·트랜드비자트랜드와 최근업계이슈를 심층분석 소개합니다.

집에서 닭발에 소맥 한 잔… 홈술 시장 커졌다

[머니S리포트-대한민국 酒세계①] '코로나19' 록다운 기간… 달라진 대세주(酒)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대한민국 술판이 뒤집힌다. 국내 주류시장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주와 맥주는 물론 전통주인 막걸리와 수입 주류인 위스키·와인까지 출렁이고 있다. 소주시장에선 1인자의 지위가 더욱 견고해졌고 맥주시장에선 1인자의 지위가 흔들린다. 소주에 ‘국민주’ 자리를 빼앗겼던 막걸리는 위상을 회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술판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홈술과 혼술이 늘자 술상에서 위스키는 내려가고 와인이 올라왔다. 연말을 맞아 달라진 대한민국 주(酒)세계를 들여다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홀로 술을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한해. 국민의 삶 속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연말연시면 늦은 시간까지 사람으로 북적이던 번화가와 퇴근 후 삼삼오오 모여 가지는 회식 자리, 최신곡이 크게 흘러나오던 노래방 등의 모습은 지워진 지 오래다. 송년회랍시고 지인과 모여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마시기 힘든 시대다.

하늘길이 막혔고 유흥업소는 출입이 금지됐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카페도 음식점도 밤 9시면 문을 닫는다. 배달시장이 커졌고 온라인 쇼핑 횟수가 늘었다. 집밥을 먹는 횟수가 늘면서 가정간편식(HMR) 시장도 승승장구 중이다. 180도 달라진 환경과 소비 방식은 올 한해 주류 트렌드까지 바꿔놨다. 나갈 수 없으니 홈술과 혼술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홈술러’ 늘었다… 맥주가 주종 선호 1위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술을 마시는 상대도 달라졌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내놓은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주류 음용 장소가 달라졌다고 답한 응답은 65.7%. 이 중 87.3%가 외부 음주 취식 금지로 ‘집에서 먹는다’고 답했다.

술을 함께 마시는 상대나 상황도 바뀌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친구나 회사 동료와의 친목 도모 술자리가 잦았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배우자나 가족과 함께 또는 혼자 술을 마시는 상황으로 변했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TV나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를 시청하며 술을 즐기는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 ‘홈술러’는 맥주를 마셨다. 주종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이상(54.3%)이 맥주라고 답했고 소주(19.8%)는 그 뒤를 이었다. 수입 증류주·와인·막걸리에 대한 선호도 일정 수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김민준 기자
가정용 맥주에 대한 선호도는 주류 업계 수요 변화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 진로가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올해 가정용 맥주 수요가 유흥시장용 수요를 앞지른 것. 이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홈술러가 늘어난 결과라는 설명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자사 매출에서 기존 5대5 수준이던 유흥시장 대 가정시장 비율이 올해 4대6 정도로 바뀐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트진로도 유흥용과 가정용에서 6대4 정도였던 자사 제품 판매 비율이 올해는 3.5대6.5까지 뒤집힌 것으로 보고 있다. ‘홈술’ 주무대인 일선 마트에서는 맥주 소비자를 잡기 위한 브랜드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제품 가격이 10원 단위까지 같아졌을 정도다.



‘쑥쑥’ 크는 무알콜 시장… 일본 맥주 OUT




무알콜 맥주 시장 확대와 수입 맥주 추락도 올해 달라진 주류 트렌드 중 하나다.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하이트진로 음료의 ‘하이트제로0.00’.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 955만캔을 돌파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767만캔을 넘어섰다. 2012년 출시 후 올 11월까지 6000만캔이 팔린 셈이다.

국내 무알코올 음료 시장 규모는 약 150억원이다. 2012년 13억원대에 불과했지만, 7년 만에 11배 가량 성장했다. 집에서 가볍게 기분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 주목받은 결과다.

무알코올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사도 잇따라 진출했다. 오비맥주는 최근 비알코올 맥주 ‘카스 0.0’(카스 제로)를 선보였고 지난 6월 칭따오도 ‘칭따오 논알콜’을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디자인을 3년 만에 바꿨다.

반면 수입맥주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다. 일본 맥주는 불매운동 전까지 수입맥주 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2위에서 올해 9위로 추락했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올해 10월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2년 전 2018년 10월(772만6000달러)과 비교하면 4.8%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던 중국 맥주도 올 초 중국발 코로나 여파로 수입이 줄었고 이는 수입맥주 시장 전체 축소로 이어졌다.



치고 나오는 와인… 전통주는 ‘당일 배송’으로




이 자리는 와인이 메우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10월 와인 수입액은 2억5481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식당이나 주점의 야간 영업이 제한되면서 홈파티 등으로 주류 소비문화가 바뀌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와인 수입량을 대폭 확대하면서 가격은 낮아지고 상품 종류는 많아진 점도 한 몫했다.

전통주는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상면주가는 지난달부터 자사 주류 판매 플랫폼 ‘홈술닷컴’에서 전통주 당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하면 저녁 8시에 받아볼 수 있다. 저도수 막걸리를 비롯해 도수가 높은 증류주·소주·복분자주 등 품목도 다양하다. 특히 술과 어울리는 전도 함께 주문할 수 있다. 서울을 시작으로 배송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행 주세법은 주류의 통신판매와 온라인 판매를 금한다. 어업 경영체·생산자 단체·주류 제조장 소재지의 관할 지방정부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제조 면허를 추천받았거나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하는 주류 등은 온라인 배송이 가능하다.

대신 ‘스마트 오더’ 방식의 판매는 와인을 비롯해 맥주·전통주·양주까지 전 주종에 허용되고 있다. 핸드폰으로 결제한 술을 매장에 찾아가 수령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스마트 오더 주류 시장이 코로나 여파와 더불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스마트 오더를 통한 주류 구입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66.3%에 달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이고 ▲제품 고르는 시간을 줄이고 ▲다양한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와 함께 소비 방식과 패턴이 빠르게 변화면서 주류시장 또한 변화를 맞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음주량이 적고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수 중심의 다양한 주종 성장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 0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