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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간 마트가 사는 법②] 인력·점포 사라진다… 군살빼기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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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생사의 기로에 섰다. 과거 유통업계 절대강자로 시장을 주름잡던 분위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소비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손가락으로 쇼핑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는 온라인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고사 위기에 처한 대형마트는 살길 모색에 나섰다. 점포를 물류센터로 바꿔 배송에 힘을 주는가 하면 아예 점포를 없애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과연 대형마트는 살아날 수 있을까. (편집자주)

삐에로쑈핑 명동점/사진=이마트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놈은 가장 센 놈도 아니요, 가장 똑똑한 놈도 아니다. 가장 적응력이 있는 놈이다.”(다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최근 인스타그램 게시물이다. 이 말은 유통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오프라인 유통이 침체된 상황에서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을 이끄는 오너가 남긴 글이기 때문.

최근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대형마트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최악의 위기다. 진화론 창시자 찰스 다윈이 말한 ‘적응력 있는 놈’이 되는 길. 유통업체들은 그 첫 단추로 ‘군살 빼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구조조정… “물러설 곳 없다”



롯데쇼핑은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 조정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선 탓.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200여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은 슈퍼(SSM)가 될 것으로 보인다. 521개점 중 70개 이상이 폐점할 전망”이라며 “할인점은 125개 점포 중 향후 5년간 50개 이상 폐점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라는 걱정도 퍼지고 있다. 롯데마트 직원은 “점포 폐점으로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될까 걱정”이라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매일 하는 얘기가 구조조정”이라고 털어놨다. 

롯데마트/사진=뉴시스DB
롯데쇼핑 측은 다른 점포로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등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없는 상태다. 마트노조는 공식적으로 성명서를 내고 “고용안정 없는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 입장을 내놨다. 

롯데쇼핑이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124개. 업계에서는 점포당 연 매출이 30억원대 이하면 부진한 점포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50억원 이하인 점포는 한번씩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전년대비 매출이 50% 넘게 급감한 점포도 나오고 있어 ‘부실 점포’ 정리 수순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용지를 직접 소유한 채로 운영하는 점포보다는 임대 점포 위주로 먼저 정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롯데마트가 임차로 운영하는 매장은 총 57개. 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절감하려면 월세 지출부터 줄이려고 할 테니 가급적이면 임대로 들어간 점포가 우선 정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임대 점포 중에서 매출이 제일 안 좋은 곳부터 쳐낼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은 이마트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이마트는 이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올해 이마트는 30% 이상이 리뉴얼되고 일부 전문점은 영업을 종료했거나 문을 닫는다.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는 연간 900억원. 수익성 제고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마트는 점포별로 효율이 낮은 곳 위주로 점차적으로 폐점할 계획이다. 

우선 ‘삐에로쑈핑’ 7개점은 점포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지난 2018년 처음 문을 연 삐에로쑈핑은 현재 코엑스점, 두타몰점 등 전국에 7개점을 운영 중이다. 부츠도 점포별 수익성 분석을 통해 효율 경영을 극대화한다. 지난 7월 18개 점포를 폐점한 부츠는 올해도 실적이 부진한 점포의 영업 효율 개선에 매진할 계획이다.

신규 점포가 증가하고 있는 일렉트로마트는 지난해 말 죽전점과 상권이 겹치는 판교점을 폐점한 데 이어, 상반기 대구점도 영업 종료를 검토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높은 임차료 등으로 수익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전문점의 경우 과감한 사업조정이 필요했다”며 “이는 이마트의 경영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로 불똥… 부활은 “글쎄”



사업 구조조정은 일자리로 불똥이 튈 전망이다. 통계청의 대형종합소매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의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종합소매업 종사자 수는 8만명에 이른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위기가 수천~수만개의 일자리 소멸로 이어질 수 있는 셈.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이마트의 직원수는 2만5700여명으로 3년 전에 비해 2000여명가량 줄었다. 

최근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마트 소속 직원 50여명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 전환배치해 직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파견 발령이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회사 측은 “오프라인 유통업이 위기고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전반적인 고용 축소는 불가피하다”라는 입장.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정부의 규제와 온라인의 득세라는 이중고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이후에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부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라는 것이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세계 유통 패러다임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는 오프라인 매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급변하는 트렌드를 읽지 못한 유통업체도 문제지만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 정책 역시 업계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특성상 동일한 효율화 작업이 어렵고 점포 하나를 폐점하는 데도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부활을 전망하는 건 수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면서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읽으면서 마트 부문의 저점과 온라인 성장에서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7호(2020년 3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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