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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못난이 감자 이어 또… 소비자 마음 사로잡은 '소통의 오너'

CEO In&Out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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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정용진’ 그리고 ‘신세계 9000억’. 이달 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9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지난해 말 이마트에 선보인 ‘못난이 감자’에 이어 이번 코로나19 지원책까지…. 정 부회장의 상생 행보가 연일 화제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에 ‘착한 기업’ 이미지를 강하게 심고 있다는 평가다.


정용진의 ‘통 큰 결정’ 빛났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5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회사에 총 9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소 협력회사의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5000여개 중소 협력회사들의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8000억원 규모의 상품 결제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신세계TV쇼핑과 이마트24도 중소 협력사를 위해 결제대금 조기 지급에 동참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에 입점한 1000여개 소상공인과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3~4월 임대료를 3개월간 납부 유예키로 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조성한 동반성장펀드를 활용한 지원도 이뤄진다. 동반성장펀드는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조성한 기금이다. 신세계그룹은 이 중 870억원의 가용 재원을 활용해 자금 운용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회사를 지할 계획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사업장에 우선적으로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 7개 계열사가 전사적으로 총력 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하락 등 타격을 입은 중소 협력사들은 이번 지원을 통해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여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대구지역 현장 의료진과 구급대원, 자원봉사자, 보건당국 관계자 등을 위해 마스크를 비롯한 위생용품과 생필품을 담은 구호물품 3000세트를 제작해 전달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4일 대구에 마스크 10만장을 기부한 데 이어 같은 달 27일 10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난구호협회에 기탁한 바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앞으로도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이 약속을 지킨 것이다. 

산업계 전반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의 통 큰 지원은 단연 돋보였다. 9000억원이라는 액수가 회사명과 함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을 정도다. 덩달아 정 부회장의 이름도 거론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지원이 가능했던 건 정 부회장의 결단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신세계그룹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건 마찬가지. 하지만 협력사들과 고통을 분담해 상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감자 농가를 살리기 위해 매입한 ‘못난이 감자’가 이마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됐다. /사진제공=이마트



상생 경영, 신세계 이미지 바꾸나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지역 농가와의 상생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강원도 농가를 돕는다”며 전국 매장에서 ‘못난이 감자’ 판매에 나섰다. 못난이 감자는 작고 울퉁불퉁한 감자로 상품가치가 떨어져 농가에서 폐기된다. 

원래 대형마트에서도 못난이 감자를 취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강원도 농가에서 버려질 위기에 놓인 못난이 감자를 대거 사들이면서 판매가 이뤄졌다. 특히 이런 과정이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전파를 타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는 곧 매출로 연결됐다. 상품성이 떨어져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던 못난이 감자 30톤이 이틀 만에 완판된 것.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이마트 감자 매출도 40% 넘게 급증했다. 어려운 농가를 돕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둔 셈이다. 

이처럼 정 부회장의 상생 행보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전까지 신세계그룹의 이미지는 상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골목상권 침해 이슈가 잦았고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이 국정감사에 자주 불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직접 신세계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자체브랜드(PB) 전문점 노브랜드 스토어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스토어 출점 당시 골목상권 침해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전통시장 중소상인과의 협력 매장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여는 등 동행의 길을 택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오히려 상생스토어가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리는 효과를 내면서 전국 각지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생 전략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되고 있는 것. 정 부회장 개인적으로도 ‘소통의 오너’라는 이미지를 각인 중이다. 정 부회장은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재계 오너 경영인으로선 드문 사례지만 소비자와 밀접한 업계 특성상 그룹 안팎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정 부회장이 그룹에서 맡고 있는 할인점과 편의점, 복합쇼핑몰 사업은 경기 침체와 이커머스의 공세로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 정 부회장이 새로운 사업모델로 내놓은 일부 전문점도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폐점하는 추세다. 정 부회장의 상생 및 소통 경영이 소비자들의 발길까지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로필
▲1968년 출생 ▲경복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브라운대 경제학과 ▲1994년 삼성물산 경영지원실 입사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이사대우 ▲1997년 신세계그룹 기획조정실 상무 ▲1998년 신세계백화점 경영전략실 상무 ▲2000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담당 부사장 ▲2006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담당 부회장 ▲2009년 신세계그룹 대표이사 부회장(현)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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