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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집으로 출근한다”… ‘홈’창업 사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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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홈족’이 늘고 있다. 단순히 지출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나만의 공간에서 힐링하기 위해서다. 홈족이 증가함에 따라 홈퍼니싱, 홈술, 홈브루잉, 홈카페, 홈트레이닝 등 다양한 시장이 만들어졌다. 아예 집에서 창업까지 한다. 기업들도 홈족을 타깃으로 삼고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머니S>는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은 홈족문화를 조명하는 한편 이들이 창출한 다양한 시장을 살펴봤다. 더불어 홈족을 겨냥한 기업의 사업전략과 홈창업 사례 등을 소개한다.

[집돌이 라이프, 집순이 경제학] ③집순이, 어엿한 ‘사업가’ 되다


집순이들이 창업가로 변신했다. 집에서 소자본으로 사업하는 ‘홈창업’이다.

소소한 취미생활을 사업아이템으로 만든 이들은 별도의 사무실이나 직원 없이 집에서 일을 꾸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마케팅비용도 최소화한다. 제품의 기획부터 유통, 마케팅까지 집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가 없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인 신생기업은 81만9000개로 문을 연지 1년이 안된 신생기업이 89.6%를 차지한다. 정부는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4조원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창업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홈창업. 집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장님들을 만나봤다.

◆육아에 지친 맘, 아로마로 다스려

#전업주부 김정은씨(38)는 집에서 천연 아로마향초를 만들어 판매하는 ‘플라썸’ 사장님이다. 3년 전 두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 우울증에 빠졌던 그는 꽃향기 짙은 아로마향초를 만드는 취미생활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남편과 아이들이 집을 나가면 자신의 공방에 들어가 향초를 만든다. 향초의 원료인 소이왁스를 중탕에 녹인 후 심신안정에 도움을 주는 아로마오일을 떨어트리면 집안이 꽃향기로 가득 찬다. 딱딱하게 굳은 향초 위에 마른 꽃잎을 올리고 제품을 완성한다. 지루하게 아이들을 기다리던 시간이 이제는 나만의 향기로운 시간이 됐다.
/사진=이남의 기자
“평소 인위적인 향기가 싫어 향수도 안 썼다. 하지만 천연재료로 향초를 만들었더니 집안에 생기가 돋았다. 그렇게 만든 천연향초가 하나둘씩 늘었고 SNS에 사진을 올려 지인들에게 선뵀다. SNS에 올린 피드가 20여개쯤 됐을 때 ‘사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졌다. 생일, 스승의 날, 연인과의 기념일에 초를 선물하려는 사람이 많아져 지금은 SNS에서 향초를 판매하고 있다.”

결혼 후 대부분 집안에 머물던 그는 홈창업으로 사회성도 활발해졌다. 향초 구입을 위해 방산시장에 자주 방문했고 저렴하고 좋은 재료를 구입하는 단골집도 생겼다. 최근에는 초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수업을 하는 ‘원데이 클래스’도 하고 있다.

“향초는 재료 준비와 만드는 기술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어떤 재료를 쓰는지, 어떤 용기에 담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이가 빠진 그릇, 특별한 의미가 있는 용기를 가져오라고 하면 혼수 식기부터 부모님이 사용하던 찻잔까지 다양하게 들고 온다.”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로마오일을 고를 수 있다. 아이들이 많은 집에는 정서안정에 도움을 주는 자스민과 스윗오렌지, 로즈우드 등 상큼한 향의 오일을, 부부 침실에 놓는 향초는 숙면을 돕는 라벤더오일을 추천한다. 향초를 만들고 꾸미는 작업은 총 3시간이 걸린다.

수업료는 재료와 향초 레시피 비용을 포함해 1인당 4만~5만원이다. 김씨는 한달에 1~2번 원데이클래스를 연다. SNS에서 판매하는 향초와 수업비용이 늘면서 월 100~200만원 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다.

김씨는 “홈창업은 특별한 재능과 자본이 없는 주부들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플라썸을 시작한 후 두 아이를 무용·미술학원에 보낼 수 있었다. 스스로에게 자신감과 사회성을 키워주고 쏠쏠한 이익까지 안겨준 홈창업은 제2의 직업이 됐다”고 말했다.

◆요리 연구하다 벤처사업가로


#세 아이의 엄마 문희선씨(34)는 홈창업가에서 어엿한 벤처사업가로 자리잡았다. 그가 운영하는 ‘딜리셔스마켓’은 2016년 8월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연매출 9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베트남의 한 온라인 사이트에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사진=이남의 기자
“30대 초반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성장기 어린이들은 먹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식단관리에 무척 신경을 썼다.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들은 좋은 음식을 만들어줘도 반응이 별로였다. 그러다 음식에 향신료와 허브를 가미했고 아이들이 너무 잘 먹는 모습을 봤다. 고기 등 식재료는 등급과 원산지를 철저하게 따지지 않나. 향신료도 좋은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씨는 집에서 소금, 후추, 고춧가루 등을 섞어 음식과 어울리는 향신료를 개발했다. 조미식품을 만드는 기업에 다녔던 아버지에게 팁을 얻어 우리나라 향신료 제품의 특성도 연구했다. 그 결과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천연향신료 50여개, 시즈닝(향신료+조미료) 40여개를 출시했다.

“내 아이에게 먹일 수 있는 천연조미료라고 생각하고 여러가지 소스를 배합했다. SNS를 본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점차 판매가 늘었다. 지금은 천연조미료를 공장 두곳에서 만들어 유통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집에서 혼자 시작한 홈창업이 직원 6명을 둔 벤처사업으로 커졌다.”

최근 문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중소‧벤처기업인 200명 안에 들어 청와대에 다녀왔다.

“전업주부로 살던 내가 벤처사업가가 돼서 청와대에 갈 줄 누가 알았을까.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한 천연조미료에 나만의 브랜드전략과 아이디어를 넣어 사람들의 입맛을 잡았다. 철저한 시장조사,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세워보라. 돈 쓰는 취미가 돈 버는 취미로 발전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5호(2019년 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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