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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후폭풍] ① 힘 못받는 '2019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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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4일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시급 835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시급 7530원)에서 820원(10.9%) 인상된 수준이다. 월단위로 환산(주 40시간 기준 유급주휴 포함, 월 209시간)하면 174만5150원으로 전년 대비 17만1380원 오른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사용자위원 전원과 근로자위원 절반가량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이 주도한 일방적 의결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4일 내년 최저임금 시급을 8350원으로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공익위원·한국노총만 의결 참여

이번에 의결된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290만~501만명, 영향률은 18.3%~25.0%로 추정된다. 근로자 수백만명이 영향을 받지만 그 효과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알 수 없다. 당장 올 들어 계속 이어지는 고용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전년 대비 16.4%↑)이 지목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의결 과정에서 입장이 다른 최저임금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노사 모두 반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합의와는 거리가 멀다. 당초 지난 5일 11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측은 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문재인 대통령 공약)을 위해 3260원(43.3%) 증액된 1만790원을 제시했다.

반면 사용자 측은 사업의 종류별 구분 적용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선 가장 열악한 업종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동결을 주장했다.

양측의 입장차를 줄이지 못한 가운데 지난 10일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사업의 종류별 구분 적용 표결이 재적위원 27명 중 23명 출석, 14명 반대로 부결되며 사용자 측이 보이콧에 들어갔다. 13차(11일) 전원회의가 의결정족수 미충족으로 열리지도 못하자 14차 회의(13일)에서 근로자 측은 수정안으로 시급 8680원을 제시하며 눈높이를 낮추기도 했다.

결국 공익위원안(8350원)과 근로자위원안(8680원)으로 15차 회의에서 최종 표결을 실시해 재적위원 27명 중 14명(공익위원 9명·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이 출석, 8대6으로 공익위원안이 그대로 가결됐다. 사용자 측의 의견은 아예 반영되지 않았고 노동자 측의 의견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최저임금이 책정된 것이다.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해 지난달부터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최종 결정을 앞둔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법 개악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밥상을 엎고 밥그릇을 빼앗았다”며 “최저임금삭감법을 그대로 두고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할 수는 없다”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노사 위원이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어느 한쪽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전체 위원의 과반 참석·동의 요건만 갖추면 의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처럼 반의 반쪽 위원만 참석한 채 이뤄진 의결이 제대로 힘을 받기는 어렵다.

특히 사용자위원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1991년 최저임금 결정에서 18.8% 인상이라는 큰 폭의 인상률을 제시한 공익위원안에 반발해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한 이후 27년 만이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매년 노사 위원들이 격하게 대립했고 공익위원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판을 완전히 주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당장 민주노총은 결과가 나온 직후 “이번 결정은 박근혜정권 평균(연 7.4%)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월 174만원은 최저생계비에 턱없이 부족한 임금으로 산입범위 개편 효과를 감안한 실질 인상율을 추산하면 내년 인상률은 2.2%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도 성명을 통해 “내년 최저임금은 가족과 함께 인간답게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전략물자관리원에서 산업부-편의점가맹본부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커지는 노·사·정 반대 목소리 

사용자 측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사업주가 체감하는 실질 최저임금은 1만원이 넘는다며 ‘최저임금 불복종’까지 선언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최저임금 시급은 1만20원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문제는 소상공인에게 당장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5인 미만 소상공인 사업장의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현행 최저임금 결정과정을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일방적인 결정에 나선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 전원이 사퇴해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오는 24일 임시총회를 거쳐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영향으로 업무 난이도와 수준에 상관없이 임금이 일률화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영세 중소제조업의 인력난이 가중될 것”이라며 “이미 영세기업은 급격히 인상된 올해 최저임금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추가로 인상한 것은 우리 사회의 열악한 업종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더 위태롭게 만들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정부는 다시 한번 혈세투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업장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내년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 내에서 지원 ▲소상공인페이 신설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 카드결제수수료 감면 등을 추진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비판 기류를 잠재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재심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내년 인상안부터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해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3자간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며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폐기하고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은 “현실을 무시하고 의욕만 앞세워 최저임금 인상을 밀어붙인 결과 정부가 시장의 혼란과 ‘을 대 을’ 갈등만 부추겼다”며 “문 대통령은 시장이 감당할 수 있고 혈세가 투입되지 않는 수준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재조정되도록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0호(2018년 7월25일~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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