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전쟁] 달러 왕좌, 언제까지 차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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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 각국에서 환율전쟁의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은 9월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영란은행은 0.25%로 내렸다. 중국은 위안화를 글로벌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 일본은 추가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했다. <머니S>는 이들 나라들의 통화정책 현황과 미래를 짚어봤다. 또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70년 간 왕좌의 군림. 미국 달러는 1945년 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기축통화 역할을 맡았다. 전세계 어디든 달러가 있으면 원활한 금융거래가 가능할 정도로 달러는 대표적인 기축통화 자리를 지켰다.

미국에게 달러 강세는 일종의 ‘훈장’이었다. 달러가치가 오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미국정부는 1990년대부터 강달러정책을 지속했다. 강달러정책은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당시 달러는 안전자산으로 떠올라 가치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투자자가 안전을 추구할 때 선호하는 통화가 달러인 것을 방증한 셈이다.

그러나 저성장 기조와 경제상황 위기에 달러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기상황이 악화되면서 달러의 위세가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 특히 미국이 무역적자, 재정적자를 기록하면서 강달러 부작용에 따른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도 위태로운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무역적자는 380억달러(약 43조원), 재정적자는 지난 5월 기준 1년 동안 4790억달러(약 530조원)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도 달러가치 상승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강달러를 지속하면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이 달러 표시가격을 낮춰 훨씬 높은 매출을 거두는 반면 미국기업은 상품가격이 올라 자국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잃기 때문이다.

연준 계량모델인 퍼버스도 강달러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달러가치가 10% 상승하면 2년 후 미국 경제성장률이 0.7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미 연준은 달러 강세에 따른 경기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0.50%의 낮은 수준으로 동결하고 통화절하에 나섰다. 낮은금리로 통화가치를 내려 경기부양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유럽 등 세계 각국 은행들이 금리인하, 마이너스금리 도입 등 금리를 둘러싼 수 싸움을 벌이는 것도 사실 통화절하 때문이다. 통화가치가 내려가면 수출이 늘고 수입가격이 올라 국가는 물가를 잡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

주요국 통화와 달러를 비교하는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3.52% 하락했다. 달러인덱스 하락은 달러약세를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9개월 동안 낮은 수준을 이어가 달러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얻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12월 금리인상, 경제지표·대선 변수

이제 관심은 달러의 왕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다. 미 연준은 12월 금리인상 계획을 밝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달러가 모습을 보이는 듯하지만 시장의 충격이 크지 않아 약달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먼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의 주요 경제지표가 금리인상을 추진하는 연준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1%로 당초 예상했던 1.2%보다 0.1%포인트 낮았다. 게다가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다. 8월 미국의 신규 고용지표(전월보다 15만1000명 증가)는 시장의 예상치(18만명)에 부합하지 못했다. 미국 소매판매도 1.9%로 7월 2.4%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통화절상 효과가 미미할 수 있는 것.

오는 11월 열릴 제45대 대통령 선거도 달러를 약세로 끌어내릴 수 있는 변수다. 지난 9월20일 기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대에 불과하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달러 강세의 기대감은 낮아질 수 있다. 트럼프는 최근 몇달간 강달러 기조가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반면 힐러리가 당선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지금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국 외교협회의 로버트 칸 선임연구원은 “트럼프는 무역수지 적자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환율정책을 펼 것”이라며 “이 경우 무역상대국의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미국의 성장률과 무역 축소, 약달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달러 패권 흔드는 위안화, 계승자 될까

달러의 위상을 흔드는 대외요인은 중국 위안화다. 미국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동안 중국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기반으로 위안화가 떠올랐고 달러가 오랜 기간 차지했던 왕좌 자리를 위안화가 계승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더욱이 위안화가 10월1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돼 위안화가치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위안화는 달러화와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신흥국 처음으로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한다. 중국은 하반기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높이면서 위안화 강세에도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달러의 주인인 미국에 위협이 되는 순간이다.

물론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인정받으려면 중국의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환율제도를 변경해야 한다. 미 연준은 위안화의 기축통화 위협에 긴장하고 있으나 위안화의 쌓인 과제가 많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달러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유럽과 함께 위안화의 명료성 및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미국, 유럽이 첫발을 뗀 위안화에 조언을 하는 듯하지만 사실 기존 통화들의 입지를 지키려는 정치공세가 숨어있다.

왕윤종 SK경영경제연구소 박사는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다면 엄청난 파급력을 지닐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대거 달러를 찍어내 막대한 자금을 순환시켰던 것처럼 위상을 가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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