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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추고 곱창 맛을 바꾸니 손님이 ‘북적’ <길곱창> 부산 서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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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이라면 대개 중년 이상의 연령층이 선호하는 한물 간 음식이라는 인상이 짙다. 그런데 새로 개발한 곱창으로 젊은 층의 마음을 뒤흔든 브랜드가 부산에 나타났다.

부산 서면에 1호점을 둔 <길곱창>이다. 작년 11월에 처음 론칭한 이후 파죽지세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잠실동에도 가맹점을 개점, 본격적인 서울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금까지 젊은 고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모두 31개점의 가맹점이 문을 열었다. 짧은 겨울 해가 지자 <길곱창> 부산 서면점 앞에는 오늘도 고객들이 대기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무엇이, 어떤 힘이 이들을 여기에 불러 모았을까?
▲ 제공=월간 외식경영

<길곱창>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불황이라는 시장 환경을 유연하게 끌어들인 마케팅 전략에 있다. 우선 전통적 곱창 수요층인 중·장년 대신 20~30대를 주 타깃으로 삼았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그들의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곱창을 저렴하게 제공했다.

주 고객인 젊은이들로서는 칙칙하지 않은 공간에서 색다른 느낌의 곱창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매력적이다.

주재료인 곱창을 직접 유통해 원가를 크게 낮추고, 다른 곱창 집보다 음식 차려내는 시간이 빠른 점도 성공 비결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너나없이 주머니가 가벼워진 시절에 넉넉지 않은 소비자 심리를 꿰뚫은 마케팅 전략이 핵심 성공 요소다.

<길곱창>의 성공 요소를 세분화해 살펴보면 다음 몇 가지로 귀착된다. 대중화, 퓨전화, 개성화, 건강화다.

◇ 가격·분위기·메뉴 부담 낮춘 대중화

이 집 곱창의 1인분(조리전 350g, 조리후 180g) 가격은 1만원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곱창으로서는 눈에 띄게 저렴한 편이다.

사람들이 곱창집 출입을 꺼렸던 것은 건강에 대한 염려 탓도 있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던 점도 분명히 존재했다. <길곱창>은 곱창 가격의 부담을 줄였다. 불황기의 위축된 소비심리를 감안한 전략이다.

고급스럽지 않은 빈티지 풍의 인테리어는 식당의 문턱을 낮춰줬다. 상호로 쓰는 ‘길’처럼 부담 없는 길거리의 대중문화를 인테리어 콘셉트로 차용했다. 심리적 벽을 제거해 고객에게 친밀감을 느끼도록 한 것이다. 또한 길바닥 이미지에서 고객이 저가 브랜드임을 암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메뉴 구성에서도 대중화를 꾀했다. 매운맛의 신불곱창, 마늘을 듬뿍 넣은 마늘곱창, 고추 소스를 넣은 고추곱창, 치즈와 조합한 치즈한판, 한국식 곱창전골인 홍탕, 일본식 곱창전골인 백탕, 식사 메뉴인 후지산 양밥 등이 있다.

다른 곱창집들도 치즈곱창처럼 맛과 이미지를 개선한 사례들이 없진 않지만 <길곱창>만큼 전면적이지는 않다. 퓨전화한 <길곱창>의 곱창들은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말은 건다. “자, 이래도 안 먹을래?”

<길곱창>이 주 타깃을 젊은 층으로 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들의 홍보 파급력 때문이다. 청년들은 대체로 각종 SNS로 무장했으며, 결속력 강한 또래집단의 구성원이다. 이들에게 임팩트 있는 경험을 제공하면 금방 그들의 관계망을 통해 새로운 예비 고객층으로 파급된다.

왕성한 활동력을 가진 젊은 층이야말로 곱창 대중화를 위해 반드시 끌어들여야 할 대상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주머니가 가벼운 청년들이 주 타깃이지만 <길곱창>의 시선은 그 너머의 일반 대중들을 향하고 있다. 이미 부산의 한 매장은 고객의 70%가 중장년층으로 무게 중심이 넘어갔다.

◇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 크게 늘린 퓨전화

<길곱창> 곱창의 가장 큰 특징은 질기지 않고 씹으면 한 번에 뚝뚝 끊기는 식감이다. 일반 곱창처럼 씹을 때 질긴 저항감이 없다. 윗니와 아랫니가 만나는 순간 경쾌하게 곱창 조직을 끊는다. 쫄깃하되 질기지 않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치아가 부실한 어르신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의외로 이런 식감에 젊은이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전통적인 곱창의 식감을 변형시킨 것이다.

이런 식감은 염지와 초벌 삶기를 거쳐 나타난다. 염지작업은 곱창 조직을 완화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길곱창>만의 개성 있는 맛을 창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숙성시킨 마늘과 양파, 그리고 한약재와 양념류를 넣고 잰다.

염지가 끝난 곱창은 너무 짜지 않고 당도도 적당한 상태가 된다. 곱창이지만 마치 치킨처럼 퓨전화한 맛이다.

곱창에는 곱이 들어있어서 구울 때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 그런데 <길곱창>의 곱창엔 곱이 없다. 아예 곱을 제거한다. 다른 곱창집과 달리 초벌로 삶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곱이 나오면 양밥 맛을 해치기 때문이다.

즉석에서 구워먹을 때는 좋은 맛을 내지만 <길곱창>처럼 전처리를 할 경우 곱이 의도한 맛을 방해한다.

삶을 때 빠져나가는 것이 곱만이 아니다. 지방도 함께 빠진다. 곱창 맛의 핵심은 지방의 고소함이다. 그런데 발상을 바꿔 기름기를 빼 곱창의 고소함을 포기했다.

그 대신 담백한 맛을 강조했다. 전통적 곱창 맛에서 보면 한참 일탈한 것이다. 특정 음식에서 그 음식의 간판격인 맛의 특성을 탈색시킨다는 것은 모험이다. 고객이 원하면 때로는 모험도 감수해야 한다.

◇ 독특한 인테리어와 분위기의 개성화

<길곱창>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길거리다. 브랜드명인 ‘길’이 곧 콘셉트인 것이다. 일본식 포장마차인 야다이やたい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했다. 사람들은 거리의 가게에 묘한 매력을 느낀다.

일종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끌린다. 젊은 층일수록 더욱 그런 경향이 짙다. <길곱창>은 마치 길거리의 모습과 분위기를 그대로 실내에 옮겨놓은 콘셉트다.

안으로 들어서면 바닥에 차선이 그려져 있고 셔터가 내려진 상가 골목도 보인다. 한 쪽 벽은 공사장에서 임시로 막아놓은 철제 담장을 설치했다. 거기엔 유치해 보이는 각종 전단지가 더덕더덕 붙어있다. 도시의 이면 도로가를 연출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의자는 플라스틱 술 박스로 만들었다. 공사판이나 동네 골목에서 임시로 술판이 벌어졌을 때나 앉았음직한 의자다.

이런 인테리어와 소품들은 고상하고 비싸고 고급스러움에 지친 도시인에게 살짝 해방감을 준다. 저가인 음식과도 잘 조화를 이뤄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점포의 성격을 더 도드라지게 한다. 여기에 초벌로 구워 내와 손님이 직접 구울 필요가 없는 곱창 구이 방식도 한몫한다. 굽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연기와 냄새가 없어 실내 분위기가 한결 깔끔하다.

서민적이긴 하지만 누추하거나 지저분하지 않다. 역시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다.

◇ 음식에 건강 친화적 요소 접목

사람들이 건강상 곱창을 꺼리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너무 기름기가 많고 지저분한 부위인데다 구울 때 그을음이 생긴다는 점이다. <길곱창>은 기존 곱창의 문제점이기도 한 이런 요소들을 메뉴 개발 단계에서 해소했다.

<길곱창>의 곱창은 고객의 입으로 들어가기 전에 세 번 가열된다. 다른 곱창집에서는 하지 않는 삶기가 첫 번째 가열이다. 원하는 맛과 식감을 내기 위한 공정이긴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곱창의 기름기와 불순물이 제거되고 유해 균이 살균되는 효과를 거둔다고 한다.

1차로 삶고 양념한 곱창은 주방에서 초벌로 또 한 번 굽는다.
두 번 익힌 곱창은 손님상의 가스레인지 위에서 마지막으로 데워진다. 두 번의 가열로 이미 익은 상태고 세 번째 가열은 손님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직화로 굽지 않아 연기가 발생하지 않고 태운 곱창을 먹을 염려도 없다.

또한 버섯, 부추, 양배추 등 몸에 좋은 채소를 푸짐하게 함께 내준다. 마늘곱창의 경우에는 다진 마늘을 수북하게 덮어준다. 느끼함을 잡아주기도 하지만 건강 이미지가 강한 마늘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했다. 곱창을 먹는 사람이 ‘이쯤 되면 몸에 좋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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