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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숙성 과정에서 적당한 신맛·새콤함을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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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대표적인 발효음식으로 꼽힌다. 김치를 만들 때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 바로 숙성이다. 숙성을 통해 여러 가지 유기 성분이 생기면서 한층 더 깊은 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좋은 식재료로 김치를 담가도 제대로 숙성시키지 못하면 그 김치 맛을 100% 이끌어낼 수 없다. 적당히 아삭하면서 새콤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숙성 과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김치의 맛, 숙성이 결정한다

김치 속 각 미생물들의 효소들이 발효하는 것이 숙성이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 탄수화물 등이 분해돼 김치는 풍부한 맛과 유효 성분을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김치라도 숙성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맛이 달라질 수 있다. 핵심은 적당히 새콤한 신맛과 시원한 맛을 구현하는 것이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최적의 김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숙성하고 그 맛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식당에서는 김치를 주먹구구식으로 보관해 각기 숙성 정도가 다른 상태로 그릇에 대충 담아 손님상으로 내간다.

당연히 이런 김치에 대한 고객 반응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한 외식 전문가는 설령 담갔을 때 맛이 없는 김치라도 어떻게 숙성, 보관하는가에 따라 상품력을 높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제대로 된 숙성과 보관이 동반돼야 김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대치동 육사시미·암소구이 전문점 <청자골>은 전남 강진에서 김치를 담가 경기도 하남에 저온 저장고를 임대해 김치를 관리하고 있다. 김장철에 1년 치 김치를 담가 찬과 김치찌개로 제공한다.

시원·새콤한 김치 맛이 고기구이와 궁합이 잘 맞아 고객 만족도가 높다. 이곳은 고기에 곁들이는 찬용과 김치찌개용 김치를 구분해 숙성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청자골> 김대현 대표는 “찬용 김치는 강진에서 반만 숙성시켜 가져오고 김치찌개용 김치는 좀 더 숙성 시킨 것을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 용도에 맞춰 최대한 숙성 정도를 유지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두 가지 김치의 양념 양을 다르게 조절해 좀 더 용도에 가깝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치를 용도에 따라 다르게 숙성시키는 것도 고객에게 자기 식당 김치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칼국수에 겉절이, 설렁탕에 잘 익은 깍두기가 궁합이 잘 맞듯 자신의 레시피에 적합하도록 김치 숙성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처음 담글 때부터 숙성 정도를 고려해 작업하면 숙성, 유지 과정을 거칠 때 맛을 맞추기 한층 수월하다. 숙성을 통해 김치의 맛, 식감 등 상품력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가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김치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 주요 유산균, 숙성도에 따라 달라

김치에서 가장 유효한 성분은 유산균, 즉 젖산이다. 김치에는 약 200여종의 유산균이 존재하며 김치 1g에는 5억~10억개의 유산균이 내재돼 있다고 한다. 절이는 과정에서 유해균은 제거되고 내염성균인 유산균만 남아 김치를 좋은 상태로 변화시킨다.

김치의 주 재료인 배추와 무가 효소 작용을 하면서 아미노산, 당분 등이 생성되고 이는 유산균의 먹이가 돼 발효가 원활하도록 돕는다. 김치의 유산균은 숙성 정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적정한 신맛을 전후로 해 이전에는 류코노스톡Leuconostoc, 이후에는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가 영향을 준다. 발효가 완전히 진행되면 락토바실러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신맛을 강하게 내고 유해균이 늘어나 산패하기 시작한다.

김치의 유산균은 최대치까지 증가한 후에 감소하는데 이 시점이 김치가 가장 맛있는 숙성 정도와 동일하다. 김치의 유효 성분 중 하나인 식이섬유도 류코노스톡의 젖산균들이 텍스트란을 자가 생산하면서 함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 김칫국물이 품질 결정하는 핵심 요소

식당 김치에서 흔히 간과하는 것이 바로 김칫국물이다. 김칫국물은 숙성과 보관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다. 이는 미각적인 부분에서도 결정적 구실을 한다.

김치를 담가 숙성을 하면 자연스럽게 수분(국물)이 생기게 되는데 이게 김치 섬유질 사이사이로 들어가 맛을 골고루 배게 한다. 양념이 배추 겉에만 발라진 상태기 때문에 맛을 들이는 과정에서 빛을 발한다.

김칫국물은 맛에도 영향을 주지만 보관할 때도 제 구실을 톡톡히 한다. 김치를 구성하고 있는 유산균은 혐기성을 띤다. 즉 공기에 노출되면 일정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산패된다. 산패가 시작되면 김치는 제 영양소와 맛을 손실해 상품력이 감소한다. 이럴 때 김치와 산소의 접촉을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는 보호막이 바로 김칫국물이다.

경기도 오산 청국장·두부전문점 <행복한 콩박사>는 고객에게 낼 김치를 차곡차곡 썰어 담아놓고 김칫국물에 잠기게 보관한다. 그리고 찬을 낼 때마다 그릇에 덜어낸다. 손님이 먹기 전까지 산소를 차단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김칫국물은 마지막에 김치 위에 살짝 끼얹어 윤기가 나도록 해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여준다.

◇ 온도·산도 지속적인 체크 필수

김치의 숙성과 보관 온도는 다르다. 경기도 고양시 <왕릉골김치찌개> 유경룡 대표는 “식당 김치는 숙성과 보관을 구분해 일정한 맛을 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유 대표는 김치 저온 저장고를 지을 때 숙성공간과 보관 공간을 분리해 김치를 관리하고 있다.

익히는 온도와 유지하는 온도도 다르다. 김치의 상태에 따라 환경 조건을 달리 설정해야 한다.

각 업소 레시피, 계절별로 다르겠지만 김치의 평균 숙성 온도는 약 5~10℃다. 이를 일정 산도, 즉 김치 맛이 최고치에 가까워질 때까지 숙성시킨다. 보통 산도 4.3~4.4를 가장 맛있는 정도로 본다. 산도는 양념의 배합, 젓갈 등에도 영향을 받으므로 꾸준히 체크해 적정 수치에 도달하면 바로 유지 보관으로 전환해 최대한 품질을 유지시켜야 한다.

정영희 저염 김치 연구가는 담근 김치를 바로 냉장 보관하면 양념이 배추에 흡수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실온에서 1차 숙성시킨 후 냉장 숙성시킬 것을 권한다. 대신 김치는 익으면 바로 산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완전히 익기 전에 넣는 것이 포인트다. 국물이 살짝 보글보글 끓으면 숙성 초기 단계이므로 냉장 보관해 과숙성을 방지한다.

직접 김치를 담가서 사용하는 음식점도 있지만 많은 업소에서 김치를 구매해 활용하고 있다. 높은 인건비, 부족한 작업 공간, 업무 효율성을 따져봤을 때 실용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치를 구매하는 경우도 숙성과 보관은 중요하다.

이때는 유통 과정 중 변한 김치 상태를 체크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숙성시키도록 한다. 어설프게 담근 김치보다는 제대로 된 공장 김치를 구매해 철저하게 숙성, 관리하는 것이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 김치는 담그는 것만큼 숙성과 유지가 중요하므로 손님상에 내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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