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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고 탈많던 롯데월드몰,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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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123층, 높이 555m. 국내 최고층이자 세계 5위의 초고층 건물. 총 사업비 4조2000억원을 투입해 2017년 4월3일 개장한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는 사업 전부터 제2롯데월드, 롯데슈퍼타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초고층타워의 역사를 새로 쓴 롯데월드타워는 주거와 비즈니스, 관광, 쇼핑을 아우르는 서울 랜드마크빌딩이자 관광명소로 각종 이슈메이커였다. 하지만 공사기간 내내, 그리고 개장 4년째인 지금도 거액의 부채와 공실로 인한 적자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의 명성과 화려함, 그 이면에 숨은 불 꺼진 건물, 시행사의 부실 우려…. 많은 화제와 궁금증을 낳은 롯데월드타워의 3년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몰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제2롯데월드는 과거 물길 위에 지어져 지반 침하 위험이 있다.”
“모래밭에 세워진 롯데월드타워로 인해 잠실 지반이 내려앉을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가 한창 지어질 당시 떠돌던 소문들이다. 지상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는 2017년 4월 공식 개장했다. 앞서 2014년 10월 먼저 문을 연 롯데월드몰에선 아쿠아리움 누수, 출입문 이탈, 영화관 진동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은 어떻게 변했을까. 123층 전망대인 서울스카이,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 아쿠아리움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 에비뉴엘(명품 백화점), 쇼핑몰 등이 한데 모여 있는 쇼핑센터, 롯데월드몰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각종 논란 덮고 인기몰이한 비결은

지난 7일 오후 롯데월드몰. 내·외국인 쇼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몰링’(쇼핑은 물론 놀이·외식·여가 활동을 한번에 즐기는 소비형태)족들이 실내로 모여든 까닭이다. 

롯데월드몰은 복합쇼핑몰 수준의 몰링을 넘어선다. 총 4개 동으로 구성된 롯데월드몰은 에비뉴엘과 면세점, 쇼핑몰, 롯데마트 등이 전부 이어져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총 42만8934㎡ 면적에서 900여개의 브랜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덕분에 롯데월드타워과 몰의 일평균 이용객은 13만여명, 1월 현재 누적 방문객은 2억2500만명에 달한다. 연평균 방문객도 ▲2015년 2800만명 ▲2016년 3300만명 ▲2017년 3900만명 ▲2018년 5000만명 ▲2019년 6400만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개장 초반 각종 사건사고로 인해 방문객수가 주춤하기도 했으나 최근엔 급격히 느는 추세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잠실 주민 황수진씨(29)는 “과거에는 부실공사 논란 때문에 롯데월드몰에 오기가 불안했는데 어느 순간 안전 걱정은 사라지고 편의시설이란 이미지가 강해졌다”며 “입점 브랜드가 많아 쇼핑하기 최적”이라고 말했다.

잠실 롯데 에비뉴엘 전경. /사진=김경은 기자

무엇보다 롯데월드몰의 경쟁력은 명품관에 있다. 롯데월드몰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면세점인 월드타워점과 국내 최대 명품 전문 백화점인 에비뉴엘이 입점해 있다. 이는 여타의 복합쇼핑몰과 다른 롯데월드몰만의 경쟁력이자 인근에 위치한 제1롯데월드와의 차별점이다.

제1롯데월드와 제2롯데월드(롯데월드몰)은 잠실역을 사이에 둔 채 맞붙어 있다. 양쪽은 매장 구성이 외식, 공연, 쇼핑 등으로 상당히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주요 쇼핑시설인 백화점과 마트, 하이마트(전문점) 등이 양쪽에 모두 입점해 있어 상권이 겹친다.

다만 제2롯데월드가 ‘고가 마케팅’ 전략을 취함으로써 차별화를 뒀다. 에비뉴엘은 잠실 롯데백화점과 달리 명품 위주로 구성했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세계 3대 명품을 포함해 총 420여개 브랜드를 갖춘 면세점도 롯데월드타워 내 자리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제1, 제2롯데월드에 ‘윈윈’이 됐다.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에비뉴엘의 연매출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전국 3위권에 해당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연매출도 1조원에 달한다. 쇼핑몰 부문은 매출액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연간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배 롯데물산 팀장은 “제1과 제2롯데월드의 시설은 대동소이하지만 콘셉트에 차이가 있다”며 “제2롯데월드는 명품관을 메인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쇼핑시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몰 내부. /사진=김경은 기자

◆대한민국 관광1번지 될까

특히 고가 마케팅은 롯데월드몰이 글로벌 쇼핑센터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전까지 서울 명동과 홍대 등 강북상권에 머물던 관광객의 쇼핑지가 강남지역까지 확대된 것이다. 관광객들은 원스톱 쇼핑, 다양한 볼거리 등을 롯데월드몰의 이점으로 꼽았다.

이날 롯데월드몰을 찾은 한 중국인 관광객은 “면세점과 쇼핑몰에서 의류를, 롯데마트에서 식품을 구매했다”며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시간이 한정된 여행객에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를 한국의 관광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통해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언제까지 외국인에게 고궁만 보여줘야 하냐’며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추진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뜻과도 일치한다.

실제로 초고층 랜드마크 복합단지가 국가의 관광업 활성화에 기여한 사례가 적지 않다. 싱가포르는 2010년 쌍용건설이 시공한 마리나베이샌즈 개장 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대비 약 196만명(20.2%) 증가했다. 이는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싱가포르의 단점을 극복하고 관광객 유치를 통해 경제 성장에 성공한 모델로 손꼽힌다.

대만 역시 ‘타이페이101’ 개장 후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완공 전인 2003년 225만명이던 대만의 외국인 관광객수는 타이페이101 개장(2004년) 4년 후인 2008년 385만명으로 71%나 급증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어느 나라를 가든 해외 관광객은 초고층 빌딩을 관광 코스로 찾는 경우가 많다”며 “롯데월드타워 역시 전망대를 비롯해 콘서트홀, 뮤지엄, 숙박시설, 복합쇼핑시설까지 한번에 있어 한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롯데월드몰이 관광객 위주로 치우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월드몰 입점 브랜드가 외국인 관광객 입맛에 맞는 글로벌 브랜드 위주로 재편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롯데월드몰 지하 1층 개편 당시 국내 브랜드가 빠지고 디올 뷰티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들어선 점은 이런 지적을 뒷받침한다. 이전에도 롯데월드몰은 국내 브랜드에 비해 글로벌 브랜드에 임대 수수료와 매장 위치 등을 유리하게 적용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롯데월드몰의 위탁경영을 맡은 롯데자산개발 측은 “글로벌 브랜드 입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고객의 수요가 변한 데 따른 것”이라며 “임대료 등은 계약 사안이어서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7호(2020년 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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