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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야, 소주야?"… 대용량 '처음처럼 25도' 슬쩍 출시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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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처음처럼 25도 /사진=머니S
롯데주류가 처음처럼 25도 대용량 제품을 슬쩍 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초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치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최근 경쟁사 하이트진로와 이형병 사용 논쟁을 벌여온 롯데주류로서는 재사용이 불가능한 제품 출시를 홍보하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12월 초 처음처럼 750ml 대용량 가정용 제품을 출시했다. 와인병 사이즈의 해당 제품은 알코올도수 25도짜리 희석식 소주로 공용병과 초록색상은 같다. 해당 병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병과 디자인이 동일하다. 최근 일본 제품 논란을 빚었던 만큼 제품 전면에는 ‘코리안 스피릿 처음처럼 소주’(KOREA SPISITS CHUMCHURUM SOJU)라는 문구와 '신스(SINCE) 1926‘ 문구를 넣었다.

롯데주류는 해당 제품을 출시하면서 어떠한 홍보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대대적으로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던 모습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보기 위해 소량으로 테스트인 제품”이라며 “마켓 상황을 보고 반응이 좋아 정식으로 출시된다면 그때 마케팅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롯데주류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까지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과 벌여온 이형병 싸움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가 40년 만에 출시한 진로이즈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해당 제품은 출시 70여일만에 1000만병이 팔려나가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롯데주류 측에서는 하이트진로의 하늘색 병이 환경보호를 위한 공병 재사용 제도를 훼손하고 있다며 롯데로 들어온 진로 공병을 돌려주지 않았다. 

7개월 가까이 이어진 싸움은 지난달 롯데주류가 하이트진로와 공병 회수 협약식을 체결하면서 일단락됐다. 이 협약에서 하이트진로는 공병1개당 10.5원의 수수료를 롯데주류에 지급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주류가 새롭게 내놓은 대용량 처음처럼은 논란이 일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750ml 와인병 사이즈인 대용량 제품은 재사용 자체가 아예 불가한 제품으로 유리 재활용만 가능하다. 빈병 재사용 보증금도 없다. 

일각에선 환경보호 명분으로 진로이즈백에 판매 중지를 요구했던 모습과 대조적인 모습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여진다”면서도 “환경 보호를 위해 공용병 사용을 주장했던 만큼 아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공용병 이슈는 소주 360ml에만 해당되는 것”이라며 “그것을 깬 것을 문제삼은 거지 그렇다고 해서 큰 제품을 내거나 미니를 내는 등 변형된 사이즈를 지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테스트 제품이라는 입장이지만 시장 가능성을 확인할 경우 정식 제품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사용이 불가한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꼼수라는 지적이다. 

다른 일각에서는 롯데주류의 수출용 판매가 부진하자 해당 병을 활용해 국내 판매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도 “미국이랑 똑같은 병이 맞다”며 “병까지 제작하면 단가가 올라가니 있는 병을 가지고 테스트 제품을 내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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