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트랜드비자트랜드와 최근업계이슈를 심층분석 소개합니다.

휴게소 ‘나이트 카페’, 청년창업 돌파구 될까

기사공유

과거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어서 한끼 억지로 때우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소싯적 귀향길 고속도로는 드넓은 주차장을 연상케 하는 지루한 시간의 터널로 기억돼 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는 새로운 지역 명소로 진화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휴게소는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를 선보여 사람들의 인식 속에 꼭 찾아가봐야 할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입소문을 잘 타서 연매출액 100억원을 훌쩍 넘기는 휴게소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머니S>가 맛있는 먹거리뿐 아니라 반려동물 공원, 전망대, 문화재 등 색다른 편의시설을 갖추고 손님을 기다리는 고속도로 이색 휴게소를 알아봤다. <편집자주>


[21세기 휴게소 가라사대-하] ‘휴게소 청년창업’ 빛과 그늘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소개되며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휴게소. 그곳에 여러 청년들이 ‘청년창업매장’을 통해 사업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그들의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머니S>는 시행 6년째인 청년창업매장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기대감 충만 ‘청년시너지’

앞서 한국도로공사는 2014년 청년창업가를 지원하는 ‘청년창업 창조경제 휴게소’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만 18~39세 청년들에게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공간을 제공해 운영 및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도로공사는 전국 휴게소 인프라와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융합돼 새로운 휴게문화가 창출되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도로공사는 청년창업매장을 대상으로 6개월간 임대료를 면제해주고 이후에는 매출액의 1~3%를 임대료 명목으로 받아 초기 비용부담을 줄였다. 또한 휴게소 기존 매장 및 여유공간을 활용해 리모델링을 하거나 신규매장을 조성해 창업매장으로 제공한다.

임대계약기간은 1년 단위로 이뤄지며 기간이 끝나면 ▲매출액 ▲고객민원 건수 ▲위생상태 등 다양한 평가기준으로 계약을 연장하거나 종료한다. 향후 도로공사는 기존 1년 단위였던 계약기간을 더 늘려 한번 계약으로 2~3년간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청년창업가들의 요구 사항 중 계약기간을 1년 단위보다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아직 구체적이지 않지만 앞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창업매장은 도로공사와 휴게소 운영업체, 청년창업자 간 협약을 통해 추진되며 지역본부별 자체 계획에 의거해 해당 권역(본부)단위로 상시 공개모집한다. 매장 개시 전후에 창업자 교육 및 워크숍 등을 개최한다. 교육분야는 크게 ▲위생 ▲세무 ▲매장관리 등 전반적으로 창업에 관련된 사항으로 구성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교육 외에도 고객응대 자세, 마케팅 전략 등 매장운영 개선을 위해 전문 컨설턴트가 매장을 순회하며 경영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흥휴게소 푸드코트 전경. /사진=홍승우 기자

◆차별화 없어 시작부터 ‘삐그덕’ 

그러나 시행초기 절반 이상의 중도포기자가 생겼을 만큼 문제점도 많았다. 2014년 29곳이던 매장은 불과 1년 만에 60% 이상 문을 닫으며 10여 곳으로 줄었다.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었던 이미경 전 국회의원은 도로공사의 청년창업 지원책에 대해 “아이디어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도 하지 않고 청년 사업실패자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휴게소에서 청년창업매장(푸드트럭)을 운영하는 A씨는 “청년들의 색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휴게소에 다양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와 달리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3~4년째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매출은 평이한 수준”이라며 “나중에 요식업을 하려고 경험 삼아 지원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사라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청년창업매장의 고충은 부실한 선발기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반 매장과 달리 청년창업매장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을 평가하는 항목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매장 이용고객에게 청년창업매장이 일반 매장과 다를 게 없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휴게소에서 청년창업매장을 이용한 30대 고객은 “이 매장이 청년창업매장이었냐”며 “청년창업매장이라고 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느껴지진 않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휴게소에는 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간식 말고 사람들이 새롭게 느낄 만한 메뉴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이트카페, 돌파구 될까

청년창업매장에 대한 개선 요구에 도로공사는 청년창업매장에 대한 안정적인 운영 정착 지원 및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시행 초기 지원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향후 여러 가지로 청년창업매장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로공사는 청년창업매장 지원 상한연령을 기존 35세에서 39세로 높였으며 상시공모를 통해 참여기회도 늘렸다. 또 매출부진 매장을 대상으로 경영컨설팅을 상반기와 하반기에 실시하는 등 매장운영 안정화를 개선시켰다.

최근에는 나이트카페(Night-cafe)를 통해 청년창업매장 운영기회를 더 확대시켰다. 나이트카페는 일종의 야간 매장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야간시간대 미운영 매장공간에 창업자를 모집해 공유주방 방식으로 야간창업매장을 운영토록 한 것이다.

나이트카페는 주간(8~20시)에는 휴게소 일반운영자가, 야간(20~24시)에는 청년창업자가 매장을 공유해 운영하는 형태다. 메뉴는 원두커피 및 간식류이며 현재는 서울만남의광장과 안성(부산방향)휴게소 등 각 1개소씩 마련됐다.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에서는 경력단절 후 사회활동을 재개한 4살 아이를 둔 변모씨가 운영하고 있으며 커피, 호두과자, 소떡소떡, 핫도그 등을 판매한다. 안성휴게소는 나중에 커피전문점 사장을 하려는 대학교 4학년의 엄모씨가 운영 중이며 커피, 미니츄러스, 킹핫도그 등을 판매한다.

운영기간은 최장 2년까지 할 수 있으며 6개월 단위로 재계약을 진행한다. 다만 도로공사의 창업성과 평가기준에 못 미칠 경우 재계약에서 배제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야간시간대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영되지 않는 매장공간을 공유해 청년창업자를 발굴·육성하고자 한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고 새로운 휴게문화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창간1호=☞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608호·6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hongkey86@mt.co.kr  |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