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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세요, 드릴게요"… 일본 불매운동과 애국 마케팅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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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라펜 제공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가열되고 있다. 각종 업계에서도 이에 동참하며 소비자들의 불매 움직임에 힘을 싣는 추세다. 특히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기업들의 ‘애국 마케팅’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저마다 애국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와 기업이 불매운동에 동참하면서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기업에게는 효과적인 마케팅 기회가 주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진행되는 애국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점에서 이전과는 차이를 보인다. 과거에는 단순히 애국심을 불러일으켜 소비를 부추기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일본 불매운동 참여를 조건으로 내걸어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진화했다. 일본제품을 불매하면 혜택을 주는 이른바 ‘보상 마케팅’이다.

하이원리조트는 일본 등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국내로 목적지를 전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우드 오브 코리아’(Pride of KOREA) 특가 패키지를 선보였다. 지난달 22일 이전에 예약한 항공, 선박 등의 취소 내역을 보여주면 46만~54만원짜리 호텔·콘도 객실 1박과 워터파크 1일 이용권 2장을 묶어 9만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매진되며 큰 인기를 구가했다. 특히 상품 구매 고객의 80%가 일본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업계도 보상마케팅에 나섰다. 세이션의 남성 그루밍 브랜드 그라펜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그라펜 헤어왁스를 제공한다. 카카오 플러스 친구에서 ‘그라펜’을 검색하고 친구추가한 뒤 일본 왁스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이미지 또는 영상을 전송하면 된다.

프리미엄 비데 전문 기업 애플젠은 오는 15일까지 일본여행 취소 인증 시 애플비데를 50% 할인해준다. 일본 숙박업소, 선박, 항공 등 예약이 취소된 내용을 출력 또는 캡처해 고객센터 및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제시하면 된다.

지방자치단체는 애국 마케팅을 관광 활성화 기회로 활용한다. 경상북도 경주시는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국내여행을 택한 여행객에게 지역 축제 입장료 반값을 할인해 주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해외항공권, 선박 등 취소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파주시티 투어 탑승요금’을 50% 감면해 준다.

◆광복절 앞두고 관련 제품 출시 활발

/사진=GS리테일 제공

애국 마케팅은 오는 15일 광복절과 맞물려 더욱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태극기, 독도 등 대한민국 상징물을 활용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스파오는 제74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토종 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했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SPA브랜드 탑텐은 독립운동 관련 인물과 광복된 해인 1945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8·15 캠페인 티셔츠’를 내놨다. 뿐만 아니라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올바른 역사의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리멤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 순국선열들의 다양한 의미가 담긴 아트웍 티셔츠를 출시했다.

국산 문구업체 모나미는 광복절을 앞두고 볼펜 'FX 153'의 한정판을 선보였다. 투명한 볼펜 몸체에 한글로 제품명을 넣었고 내부에는 태극 무늬와 건곤감리 4괘, 무궁화 이미지가 디자인된 볼펜 심을 적용했다. 또한 모나미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함께 오는 11일 프리미엄 볼펜 '153 무궁화'를 내놓는다. 몸체는 무궁화를 연상시키는 분홍빛을, 볼펜머리는 애플민트 색상을 적용했다.

편의점업계도 애국심 고취 캠페인에 돌입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태극기 역사 알리기와 독도사랑 캠페인을 시작했다. 국가보훈처, 독립기념관과 손잡고 독립운동과 한국전쟁에 관련된 태극기 역사를 소개하는 스티커를 제작해 도시락 전 상품에 부착했다. ‘삼다수 생수’ 구매 후 ‘지에스 앤 포인트’를 적립하는 고객에게는 선착순으로 독도사랑 에코백 1만1415개를 증정한다.

이마트24에서는 독립군의 첫 승리를 다룬 영화 <봉오동전투>와 협업, 광복절 식품 3종을 공개했다. 해당 식품은 국방색 반합(군대 보급식기) 모양의 옛날 도시락을 비롯해 불닭폭탄주먹밥, 전투버거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를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영화 예매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모나미 제공

◆애국 마케팅 “효율 극대화 vs 꼼수 우려”

업계에서는 앞으로 애국 마케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 대체재를 찾아 나서는 분위기에 편승해 반사이익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토종 브랜드인 모나미와 신성통상(탑텐), 쌍방울 등은 일본 불매운동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모나미의 경우 최근 한달 만에 주가가 253%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국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광복절을 맞아 국산 제품 소비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국심 마케팅이 ‘꼼수 마케팅’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들이 애국심 경쟁에만 열을 올리다보니 불매운동의 순수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다. 한 성형외과에서 일본 여행 취소 고객을 대상으로 쌍커풀 수술 반값 할인에 나선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를 두고 본질과 동떨어진 이벤트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국심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각종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지나친 마케팅은 오히려 상술로 비춰져 반감을 키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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