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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어디로… 생사 갈림길 내몰린 ‘3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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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신화'를 이끈 화장품 로드숍이 위기다. 그간 누적된 내수 경기 침체와 브랜드 경쟁 심화, 온라인 쇼핑 증가와 달라진 유통구조 등에 적응하지 못한 로드숍들이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한 것. 한때 잘 나가던 로드숍 브랜드들은 왜 한계에 직면했을까. <머니S>가 로드숍 브랜드 시장을 긴급 진단했다. 위기의 근본원인과 실태를 점검하고 생존전략이 뭔지 짚어봤다.<편집자주>

[1세대 로드숍의 몰락] ① 유행에 밀려 ‘고사 직전’


한때 3조원을 넘어섰던 화장품 로드숍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1세대 로드숍의 대표주자 중 하나였던 스킨푸드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미샤(에이블씨엔씨)·에뛰드하우스·잇츠스킨 등 톱5업체 모두 지난해 실적이 크게 줄었다. 하향세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고 일부 업체는 경영악화의 원인과 대책을 놓고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 명동거리에 위치한 로드숍 화장품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상위 10개 브랜드 모두 역성장

스킨푸드는 지난달 19일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받았다. 악화된 재무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11일 만이다.

스킨푸드는 2014년부터 4년 연속 영업적자(누적적자 318억원)를 기록했고 이 기간 매출액도 1515억원에서 1268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선 협력업체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공장 가압류, 가맹점 인기제품 공급 차질 등의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렸다.

결국 스킨푸드는 협력업체들에게 줘야 할 20억원대 대금과 중소기업은행에서 빌린 29억원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해 기준 스킨푸드의 부채 총계는 434억원으로 총자본 56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부채비율이 775%에 달한다.

스킨푸드 측은 “현금 유동성 대비 과도한 채무로 인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채무를 조정하고 기업경영을 조속히 정상화하는 것이 채권자 등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경쟁력을 고려하면 계속기업가치는 충분하다”며 “법정관리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 사업을 정상화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일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로드숍시장이 전체적으로 축소되고 있어 정상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2016년 상위 10개 로드숍 브랜드의 매출총액이 3조3613억원을 기록한 것을 정점으로 지난해는 2조82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올해는 더 위축될 전망이다. 스킨푸드 법정관리가 1세대 로드숍 몰락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상위 10개 로드숍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줄거나 적자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매출액 6420억원, 영업이익 107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4%, 45.1% 감소했다.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매출액 2591억원, 영업이익 4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2%, 84.2% 줄었다. 특히 올해는 3분기까지 영업이익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에이블씨엔씨는 올 상반기 매출이 1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토니모리도 매출이 890억원으로 20.3% 줄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잇츠한불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나머지 비상장 화장품 브랜드들도 매출·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로드숍 브랜드들이 반등을 모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이는 온라인판매 증가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곳이 아닌 ‘테스트 장소’로 전락한 영향이 크다.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한곳에서 판매하는 H&B스토어의 급부상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사와 가맹점주간 갈등도 표출되고 있다. 더페이스샵 브랜드를 운영하는 LG생활건강 일부 가맹점주들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집회를 열고 ‘온라인 저가 판매’, ‘편집숍으로의 변경 강요’ 등 본사의 위기대응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가맹점협의체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요청사항을 반영하면서 개선하고 있다”며 “전체 가맹점주 470여명 중 협의체 내 가맹점주와 다른 의견을 가진 18명의 가맹점주가 주도해 집회를 개최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맹점에 매입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공급가격을 일방적으로 인상한 사실도 없다”며 “가맹점주와의 모든 계약조건은 2016년 3월 실시한 간담회 등 수차례 소통 절차를 거쳐서 결정된 것으로 할인행사, 1+1행사, 증정품 구매 등에서 본사의 부담 비율을 대폭 늘렸다”고 강조했다.

/표=머니S 디자인팀
◆침체되는 시장 탈출구 모색

더페이스샵은 앞으로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대신 H&B(헬스앤뷰티)스토어인 왓슨스에 주요 제품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영업 전략을 바꿔나갈 방침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가맹점주와 협의를 거쳐 오프라인 매장을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으로 변경하고 온라인 판매 비중도 높일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9월 말 자사 11개 브랜드에 59개 외부 브랜드를 추가한 멀티 브랜드숍과 더욱 편리한 고객 전용서비스 체험 공간을 지향하는 ‘아리따움 라이브(Live) 강남’을 새롭게 선보이며 변화를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 브랜드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던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은 앞으로 H&B, 온라인시장 확대라는 시대적 흐름에 밀려 앞으로도 시장이 계속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트렌드 변화를 따르지 못하면 경쟁에서 탈락해 낙오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5호(2018년 11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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