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배추 한포기 8000원… 채소가격에 ‘후덜덜’

[치솟는 밥상물가] ③ 장바구니 들고 직접 다녀보니

기사공유

추석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차례상에 올라갈 채소는 1년 전보다 7.0% , 수산물은 6.0% 올라 농축산물 값이 3.5% 상승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은 4인 가족 기준 30만원가량으로 지난해(24만9000원)보다 20%나 늘어날 전망이다. <머니S>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추석물가 실태를 살펴보고 정부의 물가대책과 통화정책 등을 점검해봤다.<편집자주>


[치솟는 밥상물가] ③ 장바구니 들고 직접 다녀보니


봄철 이상저온, 역대급 폭염 장기화, 태풍·폭우 등으로 인한 국내 농산물 작황 부진으로 채소값이 ‘금값’이라고 아우성이다. 명절 성수기 주요 성수품의 가격이 더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추석이 다가올수록 서민들의 한숨은 더 커질 수 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가 평년보다 일주일 앞당겨 추석 성수품 공급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수급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일지는 미지수다. <머니S>가 서울 영등포전통시장, 경기 부천 역곡상상시장, 대형마트를 찾아가 추석물가를 체감해봤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전통시장 입구 모습 모습. /사진=허주열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배추 한망 2만원대 고공행진


추석연휴를 목전에 둔 지난 4일 오후 2시쯤 영등포전통시장을 찾았다. 평일 오후여서 방문객은 거의 없었고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손님이 올 것이란 기대가 없어서인지 한 과일가게 주인은 아예 자리에 누워 낮잠을 청하고 있기도 했다.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채소값이 많이 올랐다기에 채소가게부터 유심히 살폈다. 대부분의 가게에서 판매하는 품목이 많지 않았고 상태가 나쁜 하품이 상품보다 더 많아 작황이 나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이런 상품을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배춧잎이 듬성듬성 나 있는 최하품 배춧값은 1포기 5000원, 상태가 괜찮은 배추는 한망(3포기)에 2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상품 배추 1포기의 평년값이 4700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배가량 오른 셈이다. 


무는 한개에 3300원, 깻잎은 한단에 1000원, 대파는 1kg에 4000원, 애호박은 한개에 2000원선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모두 30~100% 오른 가격이다. 


과일값은 평년보다 크게 오르지 않았다. 사과·복숭아는 3~5개에 5000원, 포도는 1kg에 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다만 폭염에 낙과가 많아지고 일부 지역에서 병충해가 유행해서인지 상·특품은 거의 없었고 중·하품이 많았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역곡상상시장 입구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허주열 기자

같은 날 오후 4시쯤 경기도 부천시 역곡상상시장을 찾았다. 학생들이 하교한 시간과 맞물린 탓인지 교복을 입고 시장을 지나는 학생부터 아이와 함께 나온 엄마, 저녁거리를 사러 나온 주부까지 인파로 북적였다. 

아직 제수용품을 구입하기에는 이른 시기여서인지 당장 필요한 먹을거리를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추석선물 구입을 위해 가격을 묻고 예약주문을 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했다.


상상시장은 상대적으로 영등포시장보다 판매하는 품목이 더 많았고 가격도 저렴했다. ▲배추 한망(3포기) 2만2000원 ▲알배추 2000~4000원 ▲무 한개 2500원 ▲깻잎 한단 800원 ▲대파 1kg 3800원 ▲애호박 1200~1500원 등에 거래되고 있었다.


상상시장 채소가게에서 대파 가격을 물은 A씨는 “3800원이에요”라는 주인의 답을 듣고 “왜 이렇게 비싸냐”는 말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냥 지나쳤다. “왜 이렇게 가격이 오른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채소가게 주인은 “가격이 왜 올랐는지는 잘 모르는데 아무튼 예년에 비해 많이 올랐다”며 “보통 추석이 다가오면 또 오르니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적했던 영등포시장과 달리 상상시장의 생선가게는 여러곳이 활기차게 호객행위까지 하며 손님을 맞고 있었다. 가게마다 상품가격이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로 목포참조기 큰 것은 7마리에 만원, 작은 것은 11마리에 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갈치는 크기와 산지에 따라 1마리에 1만원, 2마리에 1만5000원 선에서 판매했다. 가격이 올랐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고객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과일가게. 헛배는 1개에 1000~3000원, 제수용 홍로 사과는 4개 만원, 복숭아는 12개가 든 한박스에 2만2000원, 수박은 1개에 1만5000~2만5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선물용으로 복숭아 한상자를 구매하려던 B씨는 “2000원만 깎아달라”고 가격흥정을 시도했지만 단호한 과일가게 주인의 태도에 아쉬운 표정으로 판매가에 구입하기도 했다. 과일가게 주인은 “복숭아 한박스 팔면 5000원, 1만원씩 남는 게 아니고 우리도 2000~3000원 남는다”며 “더 깎아주기 어렵다”고 했다. 

경기도 부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허주열 기자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이 더 저렴


오후 5시쯤 상상시장을 나와 인근 대형마트로 이동했다. 김장용 배추는 물량이 이미 소진됐고 알배기 배추가 한포기 5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같은 크기의 알배기가 상상시장에서 2000~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통시장 가격이 더 저렴했다. 


또한 무·애호박·대파·깻잎 등의 가격도 전통시장에 비해 대형마트가 200~1000원 비쌌다. 


<머니S>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직접 살펴본 물가는 정부 발표와 달리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고 여전히 ‘비싸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이 가운데 국산품의 작황부진을 만회할 수입산 농축수산물도 가격이 올라 추석이 다가올수록 서민들의 걱정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추석시즌 소비가 증가하는 수입산 농축수산물 66개 품목 중 농산물은 전체 36개 품목 중 24개 품목이 상승했고, 수산물은 20개 품목 중 14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오른 상품의 kg당 평균가격을 보면 농산물의 경우 생강(31.9%)·된장(30.5%)·참깨(26.6%)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고 수산물은 홍어(58.0%)·낙지(56.8%)·쭈꾸미(17.5%)·대구(9.3%) 등의 가격이 비싸졌다. 


추석음식을 장만하거나 먹거리를 선물하려는 서민들은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 9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허주열 sense83@mt.co.kr  |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