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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는 순대다 … '삼희식품' 박수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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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희식품'은 1981년 창립된 순대전문제조기업이다. 당시 '삼희식품'의 165~198m²(50~60평) 규모 공장은 국내에 설립된 순대제조공장으로는 세 번째.

현재는 1652m²(500평) 규모의 공장에서 하루 10톤가량의 순대와 부산물 등을 생산, 유통하고 있으며 50여개 중대형 기업의 본사와 거래, 연매출액 50여억 원을 기록 중이다. 물론 '삼희식품'이 처음부터 그런 출발선에서 시작한 건 아니었다.

“원래 부모님이 인천 부평에서 '종일순대국'이라는 식당을 운영하셨어요. 2년 정도 운영을 하셨는데, 당시 순댓국 외에도 그냥 순대도 판매를 했었죠. 수요가 점점 늘어나서 B2B 판매도 했었고요. 순댓국집에서 순대만을 판매하는 집이 없었던 때였어요. 그러니 아버지는 그곳에서 또 다른 수익채널을 확인하셨던 거죠. '삼희식품'은 그렇게 시작됐어요. 저희 삼부자의 ‘삼’과 어머니 이름 중 한 글자인 ‘희’를 따서 삼희. '삼희식품'의 시작은 그랬죠.”

/ 삼희식품 박수종 대표 (제공=월간외식경영)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원래 그는 광고홍보학을 전공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온 후 아버지가 갑자기 몸이 불편해지면서 뜻하지 않게 '삼희식품'의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1997년, 스물넷 나이에 '삼희식품'에 입사를 하게 된 것.

그때부터 그는 포장과 양념개발, 완제품선별법, 완부자재 수급, 도축장에서의 부산물 관리와 유통, 당면 만드는 법 등등 각 파트마다 1년씩 돌아가며 직접 몸으로 겪고 느끼고 배웠다. 순대의 생산과 가공·유통·포장 등등의 전 과정을 스스로 익히는 데에는 총 7년여의 세월이 걸렸다.

광고홍보학을 전공하고 싶었던 스물넷의 청년은 이미 거기 없다. 그는 그렇게 순대전문가, 더 나아가 '삼희식품' CEO로서의 정해진 길을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오기로 밟아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깊이 알고 있다. 제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세상일이란 게 혼자서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법. 늘 감사하고 나누고 함께해야만 더 큰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이른 나이에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가 하나둘 많은 것들을 배워나갈 무렵, 아버지가 운영하던 '삼희식품' 또한 더 많은 것들을 시도하며 시장을 선도해나갔다. 당시, 돼지 대창으로만 만들던 순대는 그만큼 크고 두꺼웠다.

하지만 '삼희식품'은, 작고 잘 찢어지기 때문에 그냥 버려지는 돼지 소장을 가지고 순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잘 찢어지는 부분만 보완해서 저렴한 원가로, 더 좋은 식감의 순대를 만들어냈던 것.

'삼희식품'은 이외에도 1990년 초 중국 산동성의 당면공장에서 고구마당면을 직접 제조해 들여와 국내 처음으로 순대에 적용하기도 했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어묵공장기계를 들여와 순대를 삶아낸 후 컨베이어 시스템을 통해 순대 생산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렇게 개발한 ‘순대증숙기’라는 기계는 현재도 '삼희식품'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이처럼 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반 발자국 빠른 인사이트와 경영방식을 무의식적으로 배워나갔다. 이것이 곧 '삼희식품' 경영자의 성향이자 기업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삼희식품'은 8년 전부터 박수종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부모님 때의 기업문화와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시대적 변화와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하는, 두 가지 미션 및 의무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트렌디한 순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튀김순대, 고기순대, 김치순대 등등 다양한 종류의 순대를 개발하려고 했죠.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빨리 깨닫게 됐어요. 사람들은 순대에 원하는 것이 분명하죠. 정통 순대를 맛보기 위해 순댓집을 찾는 거예요. 색다른 순대를 먹어보고자 하는 건 그 이외의 관심요소에 지나지 않는 거죠. 그때부터 정통 순대를 더 맛있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게 됐어요.”

당시 개발했던 다양한 순대들은 총 40여 가지가 됐다.현재에도 판매하고 있는 순대는 15개 정도예요. 대신에 순대를 판매하는 채널 다양화에 더 주력하게 됐다.

기존 순대제조공장의 주 거래고객은 재래시장이나 포장마차 등이었는데, '삼희식품'은 급식과 식자재마켓, 식자재 프랜차이즈, 대기업의 유통사업부 등등 다양한 곳에 순대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제가 원하는 방향과 색깔로 가는 것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믿음, 그리고 확신을 가졌던 거 같아요. 본질을 지켜나가면서 여기에 트렌디한 형태의 포장 및 전달방식을 살짝 보완하는 것, 그게 장인의 방식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그래서 안정적이며 디테일하다.

현재 국내에는 160여개의 순대제조공장이 있다. '삼희식품'은 그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업체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순댓국·분식 브랜드 등 여러 프랜차이즈 기업에도 이곳의 순대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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