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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 없이도 주말 17회전이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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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천당'은 소바와 돈가스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 업체다. 모든 점포들이 양호한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대치점이 유독 눈길을 끈다. 업주가 늘 매장에 상주하는 다른 점들과 달리 대치점은 그렇지 않다. 직원들끼리 운영함에도 주말에 무려 17회전, 490만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적도 있다. 

36평 규모의 식당에서 거둔 성과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업주의 현장 관리 감독 없이도 어떻게 이런 기록이 가능했을까? 이제부터 그 노하우를 하나씩 만나본다.

◆ 웃음기 가시게 했던 소바와 오징어 전문점
얼마 전 TV를 보는데 한 개그맨 출신 외식 경영인이 출연했다. 그는 네 번의 실패 끝에 경기 고양시에 소바 전문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겨울이 오면 여름에 비해 매출이 5분의 1로 줄어든다고 했다. 

필자가 보기에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그 집의 상호에 있었다. 그 집 상호는 ‘메밀’을 포함했다. 상호에 메밀, 함흥, 평양, 막국수, 냉면, 소바 등의 단어를 집어넣으면 여름철 계절 이미지를 짙게 풍긴다. 이는 손님에게 대놓고 ‘겨울철에는 우리 가게에 들어오지 마시오!’라는 의미가 된다. 
/ 월간 외식경영 제공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그 개그맨은 책을 약 1500권정도 읽었다고 했다. 지식은 충분히 축적했을지 모르지만 인사이트가 결핍됐다면 아무 소용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꿰지 않았거나 꿸 능력이 없다면 몇 트럭분의 독서도 지식도 큰 의미가 없다. 그 개그맨 출신 업주에겐 풍부한 독서보다 상시적인 벤치마킹과 ‘분석의 일상성’이 더 중요하다. 브랜드 네이밍도 좀 더 복합적인 상호로 소구했어야 했다. 

며칠 전 퇴근길에 오징어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아내와 아들 등 3인이 오삼불고기 3인분, 모둠 튀김 1인분, 주먹밥 2인분, 콜라 1캔을 주문했다. 주 식재료였던 오징어는 국내산이 아니었다. 나중에 계산을 했더니 6만원이 나왔다. 객단가가 2만원인 셈이었다. 아내가 가격을 인지하고 비싸다는 반응을 보였다. 맛은 대체로 괜찮았지만 가격은 한 끼 식사로 무거웠다. 가격에 비해 양도 적었다.

요즘 오징어 낙지 등 일부 수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해당 수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관련 외식업소의 고객 방문이 점점 줄고 있다. 이 식당도 한창 저녁식사 시간이었는데도 고작 서너 테이블 정도에만 손님이 앉아있었다. 필자 역시 이 정도 가격과 만족도라면 재방문하고 싶지 않다. 다녀간 고객의 재방문 의사가 희박하다는 점은 프랜차이즈 점포로서는 치명적이다.

과거 오징어는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꽤 괜찮은 창업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척 비싸졌다. 같은 이유로 이제 오징어가 더는 창업 아이템으로 적절치 않다. 이 집 주인은 그저 인사이트 결여된 고민만 하면서 계속 오징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위 두 가지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통찰력 부족과 관성에 의한 식당 운영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당 업주들 민낯이다. 맹목적 지식 습득과 비판적 성찰이 없는 식당경영은 답이 없다. 백날 문을 열어봐야 크게 나아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그런 측면에서 오토매장인 '호천당' 대치점의 흑자 경영 전략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업주 아닌 인사이트 전략이 업소 움직여
첫째, 저렴한 부동산 비용이다. 대치점 뿐 아니라 대부분의 '호천당' 점포들이 B급 상권의 권리금 없는 이른바 ‘무권리’ 점포에 입점했다. A급 상권의 비싼 점포에서 장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장사가 잘 되는 위치를 선정하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하면 초기 투자금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위치는 B급이어도 주차 환경만큼은 A급이어야 한다. 대치점도 넉넉한 주차장을 확보했다.

둘째, ‘주객만족’ 메뉴 전략이다. 대치점은 통행량이 많지 않은 분지 상권이다. 대치점에서는 ‘점보세트’가 매출을 견인한다. 소바와 돈가스를 묶은 메뉴다. ‘점보’는 크고 푸짐하다는 이미지를 풍긴다. 고기에 면을 묶으면 점핑 아이템이 된다. 

일반인은 면과 고기를 함께 먹고 싶어 하는 잠재된 욕망이 있다. 이 점을 간파한 것이 바로 소바+돈가스 콘셉트다. ‘면+면’이 아닌 ‘면+고기’ 콘셉트는 ‘주객’ 모두를 만족시킨다. 업주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좋고, 손님 입장에서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이 전략메뉴 덕분에 고객들이 계절과 무관하게 소바를 많이 먹는다. 

셋째, 고객 친화형 메뉴개발이다. 메뉴 개발 아이디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얻는다. 일반인들이 친근하게 접하는 대중매체에서 발굴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츠샌드다. 가츠샌드는 일본 먹방 드라마에서 발견하고 메뉴화 했다. 향후 활성화 시키면 '호천당' 매출을 견인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처럼 일반인의 눈높이와 욕망을 반영한 메뉴들을 대중매체에서 꾸준히 끄집어 낼 예정이다.

넷째, 계절에 따른 프로모션 전략이다. 시즌별 대고객 프로모션 전략 대응이 빠르다. 냉소바는 일본의 소바와 달리 우리나라에만 있는 냉면 스타일의 메뉴다. 일반 소바집은 사철 내내 자루소바만 쳐다본다. 당연히 여름 한 철 외에는 판매가 저조하다. 

'호천당'은 상호에서 소바를 앞세우지 않았다. 이름만 보면 무슨 음식을 파는 지 알 수 없다. 소바는 '호천당' 부동의 주 메뉴다. 아무래도 소바의 성수기는 여름이다. 그럼에도 비수기인 겨울철 매출액과 그 차액이 크지 않다. '호천당'은 계절에 따라 여름에는 냉소바를 겨울에는 자루소바를 푸시한다. 카레소바, 오뎅우동, 나가사키풍해장라면 등도 자루소바와 함께 겨울철 프로모션 대상 메뉴들이다.

다섯째, 프로모션과 연계한 홍보 강화다. 홍보 수단은 동영상 홍보를 중심으로 콘텐츠가 다양하다. 홍보매체는 각종 온라인 매체와 지역 맘카페 등 전방위적 홍보를 실시한다. 홍보 수단과 매체도 중요하지만 홍보는 실행 빈도와 지속성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홍보 전략과 계획에 따라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호천당' 대치점은 평소 이 다섯 가지 인사이트 높은 대응전략을 구사한다. 이것이 업주가 업장에 상주하지 않는 오토매장임에도 주말에 16회전씩 돌아가게 하는 동인이다. 가만히 있는 것은 책을 보는 것만 못하고, 책만 파는 것은 통찰력을 기르는 것만 못하다. 예리한 통찰력만이 외식업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김현수 푸드컨설턴트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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