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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직원을 '사장'으로 만듭니다"

People / 박병진 심플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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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가게를 만들고 싶습니다.”

박병진 심플맨 대표(32)는 자신의 사업 모토를 이렇게 소개했다. 심플맨은 전국 81개 지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백채김치찌개와 피자맥주집 이태리상회, 스터디카페 거북이의 기적 등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이들 브랜드는 박 대표가 양형석(31) 공동대표와 함께 창업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주목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창업비용을 줄이고 음식가격을 낮춰 점주와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또 아르바이트 직원을 한 법인의 사장이 될 수 있도록 키웠다. 외형확장과 이익 추구에만 몰두하지 않고 직원, 점주,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킨 점이 회사의 성장 요인이다. 잘 나가던 자산관리사에서 프랜차이즈업체 대표로 나선 그는 어떤 회사를 꿈꾸고 있을까.


박병진 심플맨 대표. /사진=장효원 기자

◆“고객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박병진 대표는 자산관리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금융권 취업을 준비했던 그는 고정급이 높은 안정적인 직장보다 성과급 비중이 높은 회사에 들어갔다. 자신이 하는 만큼 벌 수 있는 환경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자산을 관리하는 일이 적성에 맞아 돈도 꽤 벌었다. 하지만 그는 자산관리사 일을 하면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 배움이 지금 하는 사업의 철학이 됐다.

“자산관리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고객이 손실을 봤을 때입니다. 아무리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더라도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너무 미안해서 고객의 얼굴을 못 보겠더라고요. 자산관리는 재밌는 일이었지만 누군가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며 받는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3000만원의 종잣돈으로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처음 시작한 사업은 ‘통스토리’라는 스터디카페였다. 물론 카페가 처음부터 순탄하게 운영되지는 않았다. 실행에 옮기는 열정은 충분했지만 사업에 필요한 여러 부분을 잘 몰랐던 탓이다.

“부천에서 스터디카페를 처음 개업했을 때는 카페인데도 커피를 못 팔았습니다. 직접 제조하는 커피를 팔려면 영업신고 허가증을 미리 받았어야 하는데 공사가 끝날 무렵 그게 필요하다는 걸 알아서 늦게 받은 겁니다. 그래서 캡슐커피나 캔음료로 몇개월간 운영했습니다. 법 절차에 너무 무지했던거죠. 지금 생각하면 이 경험이 다른 사업을 추진할 때 큰 자산이 된 것 같습니다.”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면서 그는 하나씩 차근차근 배웠고 사업 확장의 꿈을 키웠다. 스터디카페처럼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히 오래갈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찾아서 지금의 공동대표와 함께 ‘백채김치찌개’를 만들었다. 김치찌개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메뉴지만 김치찌개라고 했을 때 딱 떠오르는 전문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매장을 만들 때 인테리어에서 발생하는 초기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동대표와 함께 철거부터 주방집기 설치, 내부 디자인 등을 직접 했다. 또 김치찌개의 맛을 좌우하는 고기를 아끼지 않고 넣기 위해 싸게 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공급망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비용 최소화 노하우가 백채김치찌개를 3년 만에 81개 지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보통 프랜차이즈가 인테리어나 식자재 유통과정에서 이익을 남긴다고 하는데 인테리어도 딱 감리비용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남기지 않습니다. 식자재도 점주들이 직접 구하는 것보다 싸게 공급합니다. 그게 저희가 클 수 있었던 배경인 것 같습니다.”


/사진제공=박병진 심플맨 대표

◆직원을 사장으로… 신뢰로 ‘공생’

사실 박병진 대표는 처음부터 김치찌개 프랜차이즈를 만들 생각이 아니었다. 관심 있는 지인들이 점포개설 문의를 해왔고 하나둘 내어주다 보니 프랜차이즈로 발전한 것이다.

“처음에는 직영점을 몇개 더 운영할 계획이었는데 가게가 잘 되니까 지인들이 지점을 내고 싶다며 문의를 해왔습니다. 또 그 지점이 잘 되니까 점주의 친구, 친척들이 개업하는 식으로 커졌습니다. 지금 가게 간판을 보면 가맹문의를 위한 전화번호가 없습니다. 각 매장이 프랜차이즈 지점이 아닌 하나의 동네 맛집으로 자리 잡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는 점주가 지인들에게 사업을 추천할 정도의 브랜드는 흔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점주와의 신뢰가 돈독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관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그의 철학인 작지만 강한 가게를 만드는 데에는 아이템의 제약이 없어서다. 최근에는 갈비탕 전문 브랜드 론칭과 부동산 중개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곳곳에 퍼진 백채김치찌개를 중심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점포 옆에 론칭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치찌개 점주가 옆에 갈비탕 가게를 운영하고 또 다른 브랜드도 입점시켜서 하나의 거리를 운영하는 거죠. 점주와의 보통 신뢰관계에서는 가능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우수한 인재 활용도 필수다. 박 대표는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보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한 직원들의 재능을 키워 사업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실제 지금 백채김치찌개의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업체는 그가 키운 직원이 설립한 회사다. 현재 계획 중인 부동산중개업도 상권분석에 재능이 있는 직원을 선발해 법인을 꾸릴 예정이다. 이렇게 직원과 함께 회사가 성장하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 수 있고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무리한 외형확장, 과도한 투자는 제가 지향하는 목표가 아닙니다. 직원이 모두 하나의 사업체를 갖고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평생 즐겁게 일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또 있을까요. 작지만 강한 회사들이 똘똘 뭉친 저희 회사에서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specialjhw@m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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