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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로드]게! 맛있는 밥도둑 잡으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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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기와집의 간장게장./사진제공=큰기와짐
윤기나게 빛나는 선명한 주황빛 알과 껍데기 속을 꽉 채우다 못해 터져 나오는 싱싱한 살점이 달달하고 짭조름한 간장을 머금고 밥상 위에 올랐던 순간부터 우리는 밥을 도둑맞았다. 도쿄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집으로 돌아오면 간장게장을 먹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들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공식 밥도둑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간장게장은 스스로를 격려하는 보상이든 누군가를 귀하게 대접하고 싶을 때든 1순위로 등판하는 밥상 위의 든든한 국가 대표로 맹활약하고 있다.

◆큰기와집

'게장 맛집'으로 알려진 한식 전문점 큰기와집./사진제공=큰기와집
전통 한식 전문점 ‘큰기와집’은 북촌이 머금은 깊은 세월, 그리고 유구한 삶의 이야기들과 결을 같이하는 한식 밥상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올해로 무려 22년째에 접어들었다. 한정식 전문점으로 시작해 독보적인 간장게장 맛이 입소문을 타며 ‘게장 맛집’으로 더 잘 알려졌다. 2017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이 처음 발간되던 해 1스타를 부여받기도 했다.

이곳 간장게장의 맛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간장’ 덕분이다. 한영용 큰기와집 대표의 청주한씨 집안에서 300년 동안 대물림돼온 장맛이 바로 그것. 일찍이 조리사로서 전국 양반가를 돌며 한식에 담긴 조상의 지혜와 비법을 섭렵하고 유수의 호텔을 거쳐 조리 기술을 연마하며 내공을 다진 한 대표는 이를 토대로 큰기와집을 열었다.

이는 한 대표의 모친이자 목포에서 남도 음식을 선보였던 남궁해월 여사의 손맛을 잇는 일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직접 담근 전통 장맛을 보기 어려운 세상 속에서 그 맛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길이기도 했다. 편의를 위해 매장 내부는 현대식으로 꾸며져 있지만 곳곳에 한옥의 요소들을 배치하고 한국화와 고가구 등을 통해 한식을 즐기면서 한국 고유의 정서도 함께 느끼도록 했다.

이곳의 메뉴판 첫 페이지를 넘기면 당연지사, 간장게장이 위풍당당한 위용을 드러낸다. 게는 봄철 서해안으로부터 알이 꽉 찬 것만 공수한다. 게장의 맛은 간장 맛이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안 대대로 수백년 내려온 장을 토대로 봄이 되면 햇간장을 겹쳐 숙성한다. 이렇게 담근 장은 7년의 시간 동안 깊이를 더한다. 이곳 간장게장을 맛본 이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가장 큰 특징은 ‘짜지 않고 담백하다’는 것.

게장을 담을 때는 7년 숙성 간장에 갖은 약재를 넣어 달이고 싱싱한 게를 준비해 항아리에서 간장맛을 배게 한다. 하루 뒤 게를 건져낸 간장은 고추, 생강, 다시마 등 각종 재료를 넣고 끓여 맛을 낸 다음 다시금 게와 함께 숙성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렇게 가늠하기 어려운 세월을 모두 보듬고 나서야 손님들의 식탁에 오른 게장은 간장 맛 그 자체로도 입맛을 돋우며 자극적이지 않은데도 계속 당기게 만드는 감칠맛을 낸다.

이 슴슴하지만 특별한 맛 덕분에 간장게장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도 큰기와집에선 부담 없이 한식의 매력을 경험해보게 된다. 전통의 조선간장을 이용해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만든 음식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 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다.

멋스러운 그릇에 정갈하게 담겨 제공되는 간장게장은 선명한 주황색 알이 식욕을 자극한다. 게딱지에 따끈한 밥을 비벼 질 좋은 김에 싸 먹는 맛은 스스로 귀하게 대접하는 뿌듯함의 한 입이다. 몸통과 다리에도 살이 가득 차있어 어느새 야무지게 양손으로 게를 뜯게 되더라도 밥상 앞에서 체면을 내려놓은 충분한 보상이 되어줄 것이다.

큰기와집이 간장게장 맛집이면서도 특별한 날 손님을 대접하기 좋은 공간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함께 제공되는 찬은 물론 한식 일품 메뉴들이 훌륭하다는 점이다. 보양으로 그만인 ‘인삼 갈비찜’과 ‘버섯 들깨탕’ ‘복 돼지 보쌈’ 등이 이곳 단골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요리들이다. 간장에 쏟는 정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밥과 김치까지 무엇 하나 허투루 내놓는 것이 없다.

안동, 개성, 전라도 등 직접 발품을 팔아 전수받은 국내 각 지역 손맛 좋기로 유명한 양반가에서 내려오는 맛의 비결, 거기에 우리 땅에서 난 좋은 식재료와 주인장의 현대적 아이디어를 보태 구현된 21세기 ‘북촌 양반집’의 맛이라 하겠다.

위치 서울 종로구 북촌로 20-7
메뉴 간장게장(1인분) 5만원, 양념꽃게무침 3만5000원
영업시간 (런치)11:30~15:30 (디너)17:00~21:00 (월 휴무)
전화 02-722-9024

◆화해당

화해당./사진제공=다이어리알
꽃게 산지로 유명한 현지에서도 가장 유명세를 탄 간장게장 전문점. 상호는 꽃게를 의미한다. 간장게장 단일 메뉴만 판매하며 안흥항의 봄 꽃게만으로 게장을 담는다. 게장 국물로 간을 맞춘 달걀찜도 명물이며 그밖에도 어리굴젓, 감태 등 서해 바다의 맛을 함께 즐기기 좋다. 태안 본점은 한적한 시골 풍경이 펼쳐진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 좋으며 서울 여의도에도 분점이 있다.

위치 충남 태안군 근흥면 근흥로 901-8
메뉴 간장게장과돌솥밥 3만9000원, 1㎏ 13만원
영업시간 (매일)10:00~20:00 (화 휴무)
전화 041-675-4443

◆진미식당

진미식당./사진제공=다이어리알
2003년 오픈해 서울을 대표하는 간장게장 전문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곳. 메뉴는 오로지 간장게장 한 가지만 선보인다. 이곳 게장 맛의 비결은 질 좋은 꽃게 원물에 있다. 알배기 꽃게가 맛이 오를 무렵이 되면 서산 지역을 직접 돌면서 꽃게를 대량 비축한다. 서해안의 명물인 감태가 함께 제공되는데 게장을 비빈 밥을 싸먹으면 바다의 풍부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위치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186-6
메뉴 게장정식(1인) 4만2000원
영업시간 (점심)12:00~15:30 (저녁)17:00~20:00 (일 휴무)
전화 02-3211-4466

◆정가네맛집

정가네맛집./사진제공=다이어리알
목포에서 육회와 산낙지를 함께 즐기는 ‘소낙탕탕이’로 이름나있지만 ‘간장게장’ 맛으로도 유명해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음식을 주문하면 식탁 위에 기본으로 깔리는 찬들도 하나하나 맛깔나다. 간장게장을 비롯하여 목포의 명물인 ‘꽃게살 비빔밥’도 추천. 게살과 알을 미리 발라 양념과 함께 내어주면 양푼에 덜어 밥과 함께 비벼 먹기만 하면 되기에 간편하며 게장과 비빈 밥은 함께 나오는 돌김에 싸 먹으면 별미이다. 가격도 합리적인 편.

위치 전남 목포시 죽산로 36 1층
메뉴 간장게장(1인) 1만8000원, 꽃게살비빔밥 1만2000원
영업시간 (매일)10:00~22:00
전화 061-277-0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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