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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정성과 봉사… 특별한 부대찌개 맛집 '희정식당'

[피플] 김상식·허정자 희정식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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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왼쪽), 허정자(오른쪽) 희정식당 공동대표. /사진=강수지 기자

“‘희정’은 큰 딸 이름이에요. 3세 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죠. 33년 전에 식당 자리를 알아보다가 이 자리를 찾게 됐는데 여기 원래 있던 가게 이름이 ‘희정식당’이었어요. 그래서 이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들어와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네요. 자식 하나 더 키운다고 생각하면서 정성으로 식당과 손님을 대해 왔어요. 신께 감사하는 마음, 공헌하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심음의 법칙’을 알아요. 우리의 마음을 손님들께 심는다는 생각으로 장사하고 있어요. 33년 동안 한 곳에서 장사하고 있다는 게 참 감사해요.”

서울 5호선 여의나루역 1번 출구, 1976년 지어진 모 아파트 상가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33년 동안 한 자리에서 손님을 맞고 있는 푸근한 분위기의 부대찌개 전문점 ‘희정식당’이 나온다. 오래된 식당 벽면에는 tvN ‘수요미식회’, TV조선 ‘연애의 맛’, SBS ‘생방송 투데이’, MBC ‘생방송 오늘 저녁’ 등 방송에 출연했던 당시 사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숱한 방송 출연 이력에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맛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손님들의 입맛을 돋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부대찌개 맛집 희정식당 입구. /사진=강수지 기자



33년 동안 한 자리 지킨 ‘세월의 맛집’


공동대표인 김상식씨(사진 왼쪽·69)와 허정자씨(사진 오른쪽·67)는 전북 부안군 줄포면 출신으로 고향에서 만나 20대 초부터 사랑을 키웠다. 1979년 결혼해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보증금 5만원 월세 8000원 방을 구해 어렵사리 살림을 시작했다. 친구 어머니의 부대찌개 식당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988년 희정식당을 개업했다.

희정식당에는 독특한 메뉴가 있다. 부대찌개 이외에 티본스테이크와 등심스테이크도 메뉴판에 크게 자리하고 있다. 부대찌개만 다루니 매상에 한계가 있어 다른 메뉴를 고안하던 가운데 스테이크 메뉴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고급 요리로 인식되는 스테이크를 손님들이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도록 갖은 야채를 넣어 한국식으로 메뉴를 개발했고 독특한 매력으로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꾸준히 변함없이 오랫동안 찾아오시는 손님들께 정말 감사하죠. 다른 지역에 있다가도 여의도에 오면 꼭 들르는 분들도 있고요. 우리 음식 맛있게 드시고 가족처럼 눈만 봐도 반가워하시고 말이 필요 없죠. 진실로 음식을 심고 진심으로 만든 게 통한 것 같아요. 그래서 손님들이 기억해 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허 대표)

“손님들 건강을 생각해서 2년 정도 술을 판매를 안 했어요. 그런데 우리 아들이 술을 다시 파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고민 끝에 술값을 좀 비싸게 받기로 했어요. 저희는 소주가 5000원이에요(웃음). 손님들이 ‘술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으면 ‘독한 술 조금만 마셔라’ ‘2병 마실 거 1병만 마셔라’라고 대답해요. 밤 9시30분쯤 젊은 친구들이 술을 더 시키려고 하면 더 먹지 말고 집에 가라고 해요. 요즘 젊은이들은 현명하고 예뻐서 우리 마음을 잘 알아채고 이해하더라고요. 감사하죠.”(김 대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부대찌개 맛집 희정식당 내부. /사진=강수지 기자



기부로 채워나가는 또 하나의 기쁨


식당을 둘러보면 악기를 다루고 있는 김 대표의 모습이 담긴 다수 사진을 비롯해 성경 구절과 무료 식사 봉사 시간 안내 패널 등 다채로운 소품이 눈길을 끌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얼핏 일관성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온정’이라는 느낌이 모든 소품을 관통하며 식당의 분위기를 만든다.

허 대표는 2년 차 목사로 매주 일요일 이 식당의 공간에서 예배를 인도한다. 김 대표는 오복춤·설장구·판소리·가창 등도 해내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부부는 찬송가 음반도 각각 발매한 음악인으로 허 대표는 직접 쓴 곡을 자신과 김 대표의 음반에 담기도 했다. 부부는 허 대표가 목사가 되기 전부터 이 식당에서 20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목사가 되기 전에는 20년 가까이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식당에서 경로잔치를 열었어요. 신학 공부를 하고 있을 때도 아니었고 그냥 봉사였죠. 그게 발전해서 제가 목사 안수를 받은 이후에는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어요. 우리 식당에 100개 좌석이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요즘은 20명 정도만 모시고 예배를 드리고 있죠. 예배 후에도 다함께 모여서 식사를 할 수 없으니 오신 분들께 선교 봉투에 5000원씩을 넣어서 밥값을 챙겨드리고 있어요.”(허 대표)

“예전에 경로잔치를 할 때는 제가 오복춤과 설장구를 추고 판소리도 부르면서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 드렸어요. (허 대표: 에이, 본인이 소질 있고 하고 싶어 하기도 했지) 봉사는 정말 어릴 때부터 꿈이었어요. 제 밥 먹고 살 정도 되면 서울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공연해드리는 봉사를 해야겠다는 꿈이 어릴 적부터 있었습니다.”(김 대표)

김상식·허정자 대표의 꿈은 “열심히 일해서 춥고 배고픈 이웃들에게 사랑을 심는 것”이다. 희정식당을 믿고 반갑게 다시 찾아와 “오래 운영해달라”고 말하는 손님의 말에 꿈이 더욱 선명해진다. 이들이 심은 사랑이 어떤 모양으로 자라나 선한 파장을 일으킬지 응원과 관심의 눈길이 모인다.

“어릴 때 왔다가 30년 후 직급이 많이 오르고 다시 오신 손님도 많죠. 정말 반가워하세요. ‘음식이 참 맛있고 직원들이 친절하다’ ‘오래 운영해달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옛날 맛을 못 잊겠다’ ‘해외 나가도 이 맛이 그립다’고 해주시는 게 감사해요. ‘부대찌개라고 다 똑같은 부대찌개가 아니다’라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허 대표)

“손님이 우리 식당을 믿어주신다는 것, 우리가 인사하면 더 크게 인사하고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는 것, 다른 손님을 소개해주시는 것 등으로 기쁨과 보람을 느끼죠. 죽을 때까지 열심히 벌어서 춥고 배고픈 이웃들에게 사랑을 심고 싶습니다.”(김 대표)
강수지 joy822@mt.co.kr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강수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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