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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슈머 넘어 팬슈머가 뜬다

[머니S리포트-소비자 의견에 업계 판도가 바뀐다고?①]소비자가 선택한 광고모델에 매출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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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는 인터넷·모바일과 함께 성장한 디지털 세대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MZ세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총 1797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34.7%를 차지한다.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기성세대보다 풍족한 환경에서 자랐고 개인주의적이며 자유로운 성향을 보인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권리 의식이 뚜렷하며 공정한 평가 기준을 요구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취향을 밝히는 데 거리낌이 없고 소비도 소신껏 하는 모습을 보인다. 생산·소비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이들이 영향력 있는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며 유통업계도 그들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오리온 꼬북칩 모델 브레이브걸스 유정./사진제공=오리온
‘팬슈머’(Fansumer). 팬(fa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상품이나 브랜드 생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신종 소비자를 뜻하는 말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모바일을 활용한 정보수집 능력이 뛰어나며 상품의 브랜드와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팬슈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자 유통업체는 소비 시장의 다양한 취향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체적인 소비자의 탄생 ‘광고 모델도 직접 정한다’


롯데푸드 돼지바 핑크 광고모델 마미손. /사진제공=롯데푸드
트렌드모니터의 ‘2020년 트렌드 관련 인식 조사’에서 조사대상자의 73.7%는 요즘은 트렌드를 잘 알아야 하는 시대라고 응답했다. 앞으로 트렌드를 공부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답변도 77%에 달했다. 이처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는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이고 특별한 경험을 추구한다.

이들은 기업에서 공급하는 제품을 수동적으로 사용하고 평가하는 단계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제품 광고 모델 선정 과정에도 직접 참여해 특정 연예인을 추천하기도 한다. 기업은 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매출 증대 효과를 낸다.

오리온은 지난 3월 아이돌그룹 브레이브걸스 멤버 유정을 꼬북칩 모델로 발탁했다. 한 팬이 ‘꼬북좌’(만화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꼬부기를 닮았다는 뜻)로 불리는 유정을 모델로 써달라며 오리온 주식을 3000만원어치 매수하는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수많은 팬의 성원이 이어지자 담당 마케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브레이브걸스 응원 글을 올렸고 해당 게시물이 1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실제 광고모델 계약 체결로 이어졌다. 오리온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5.1% 증가했다. 꼬북칩의 인기가 이어져 스낵 부문 매출이 7.6% 증가해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어 괄목한 성과를 이뤘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슈퍼콘’은 출시한 지 약 3년 만에 연 매출 2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요인으로 소비자가 열광하는 모델을 알맞게 선정했다는 점이 꼽힌다. 2019년에는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해 매출 18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트로트 가수 유산슬을 슈퍼콘 모델로 썼다. 유산슬은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에 도전하면서 새로 만든 캐릭터로 지난해 슈퍼콘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공헌했다.

최근 빙그레가 오마이걸을 슈퍼콘 모델로 발탁한 이유도 흥미롭다. 아이돌그룹 오마이걸 멤버인 미미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정기적으로 업로드하는 영상에서 빙그레 슈퍼콘을 수차례 등장시키며 호감을 나타냈다. 이에 빙그레 마케팅팀에서는 댓글을 통해 감사인사를 전하고 오마이걸 소속사 사무실로 아이스크림 냉동고와 제품을 보내기도 했다. 미미가 아이스크림 냉동고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며 양측의 랜선 인연이 맺어졌다. 이어 오마이걸을 광고 모델로도 발탁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말 래퍼 마미손과 모델 계약을 맺었다. 래퍼 마미손은 인스타그램에 돼지바를 보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핑크색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나를 모델로 쓰라”는 다소 장난스러운 콘텐츠를 올려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했다. 팬들은 ‘우리 형을 모델로 발탁해주세요’라는 댓글을 다수 남겼다. 때마침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준비하던 롯데푸드가 이를 받아들였다.


팬슈머 의견 적극 반영한 제품 재출시 하기도


기업은 소비자를 제품 판매의 대상인 컨슈머가 아닌 제품과 서비스 충성도가 높은 팬슈머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과거 기업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대량생산·판매하던 체제를 벗어나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상품을 출시한다. 과거 상품 재출시 또한 이런 변화에 호응한 결과다. 재출시 상품은 연령대가 높은 소비자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SNS 소통문화 익숙한 MZ세대들에겐 재미를 선사한다.

오리온은 15년 만에 ‘와클’을 재출시했다. 와클은 바삭한 식감과 단짠(달콤하고 짭짤한) 맛이 나는 과자다. 여러 소비자들은 지난해 와클을 다시 출시해달라며 오리온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고객센터 등에 150여건 이상 문의했고 그 결과 본사에서 재출시를 결정하기도 했다. 와클은 재출시 5주 만에 누적판매량 180만개를 돌파하고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태양의 맛 썬’도 3년 만에 재출시해 1억개 판매와 94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월평균 매출은 단종 이전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2019년 다시 선보인 치킨팝도 재출시 이후 4700만개가 넘게 판매되며 1020세대의 인기 과자로 자리 잡았다.

팬슈머들의 요청에 따라 비빔면 소스만 따로 병입해 출시된 ‘팔도비빔면 비빔장’의 누적판매량은 1400만개에 이른다. 최근에는 시그니처·버터간장소스·매운맛소스 등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꾸준히 리뉴얼하고 있다.
이 제품은 SNS에서부터 기획됐다. 2017년 만우절에 팔도는 기업 블로그를 통해 ‘팔도만능비빔장 출시!’라며 가상의 제품을 올렸다. 만우절 하루를 위한 이벤트였음에도 네티즌들은 해당 이벤트에 큰 관심을 보였고 실제 제품화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다. 소비자의 폭발적 반응에 팔도는 ‘팔도 만능비빔장’ 정식 출시를 결정했고 판매 시작 22일 만에 15만개가 판매됐다.

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팬슈머 현상은 소비자가 아이돌의 팬처럼 기업을 응원하고 질책도 하는 등 능동적인 소비주체다”라며 “블랙 컨슈머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있지만 소비자끼리 서로 자정작용을 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팬슈머가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영선 youngsun@mt.co.kr  | 

안녕하세요.머니S 유통 담당 한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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