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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취·창업 문 활짝… 지역주민도 내집처럼 드나드는 사랑방

부족한 예산 보충 위해 수익까지 창출하는 살림꾼 '동부여성발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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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동부여성발전센터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취·창업 시장에서 여성이 겪는 불이익이 상당하다. 같은 일을 해도 남성과 여성 사이의 소득 격차가 크고 조직 내 여성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도 여전히 견고하다. 게다가 결혼과 출산·육아·가사 등으로 남성보다 쉽게 경력이 단절될 위기에 놓인다. 장기간 직장에서 이탈한 여성이 다시 사회에 돌아와도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부분 전화상담이나 계산원 등 단순 노동 형태의 일자리와 시간제·단기계약직 등 불안정한 고용에 시달리다가 근로 의욕을 상실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여성발전센터가 발 벗고 나섰다. 여성발전센터는 여성 인력 양성과 여성 복지 증진을 위한 교육과 사업을 펼치는 여성 전문 지원 기관이다. 현재 동·서·북·남·중부 등 서울 5개 권역에 여성발전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동부여성발전센터 정문 /사진=장동규 기자



여성 취·창업 걱정 끝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동부여성발전센터를 찾았다. 동부여성발전센터는 광진·송파·강동·동대문·성동구 등 서울 동부권을 관할로 두고 여성의 취·창업 활동을 지원한다. 유망 여성기업 육성을 통한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여성 일자리 창출이 핵심 과제다.

이 센터는 여성기업의 창업 성공률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층 회의실을 비롯해 스튜디오·커뮤니티룸·공용공간·물품 보관실 등 창업 지원에 필요한 시설을 갖췄다. 2층에는 입주 기업이 사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8개의 독립형 보육실과 개방형 보육실이 있다. 현재 30여개 여성기업이 센터에 입주해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입주 기업에는 창업교육·컨설팅·멘토링·홍보·사업품평회 등 창업 관련 다양한 혜택이 지원된다.

최선희 동부여성발전센터 대표는 “초기 창업자는 기업 운영에 대한 이해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라며 “경영·세무·지식재산권·마케팅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창업 교육을 실시해 사업 활성화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공간과 네트워크가 필요한 기업이 센터를 찾는다”며 “단순히 관리 차원에서 입주 기업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협동 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일자리 지원도 여성발전센터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동부여성발전센터는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동부새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동부새일센터는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 지원 아래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구인구직상담과 직업교육·채용·사후관리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취·창업 활동을 돕기 위한 직업 맞춤형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센터는 사무정보화·조리·제과제빵·패션·피부미용·세무사무원 등 100여개의 직업 교육 과정을 개설·운영하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 취업까지 연결하고 있다.
최 대표는 “교육을 받은 인력들이 얼마큼 취업에 성공했는지가 중요하다”며 “여성이 취업이든 창업이든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센터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11월 오픈한 서울시 청년(여성)일자리카페 /사진=장동규 기자



안식처·살림꾼 등 별명 부자 등극


취·창업 목적이 아니라도 동부여성발전센터를 찾는 발길은 끊이질 않는다. 지역 주민들이 20년 가까이 자양동 중국음식골목의 터줏대감으로 활약해온 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인근에 마땅한 공원이 없기도 하지만 카페는 물론 수영장과 운동기구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공간을 갖춘 센터가 지역 내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 대표는 “겨울에는 따뜻해서 여름에는 시원해서 지역 주민들이 센터를 찾는다”며 “언제든지 내 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주민까지 챙기다 보니 센터 예산은 늘 빠듯하다. 한정된 예산으로 취·창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을 넉넉하게 지원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에 센터는 부족한 예산을 보충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5개 여성발전센터 중 유일하게 운영하는 수영장이 주요 수익원이다. 한때 연간 1만명이 넘는 회원을 유치할 정도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용 인원을 제한하면서 수영장 회원수가 월 400명대로 줄었지만 여전히 센터의 수익 효녀 역할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센터를 1년 동안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약 40억원”이라면서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 연간 20억원 이상을 지원받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영장, 교육강좌, 시설 대관, 주차 등으로 연간 15억원 이상의 수익을 자체적으로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건물 내 수도꼭지 절수기를 설치하고 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등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에너지 절감을 위해 센터 곳곳에서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자체 수익 창출과 함께 알뜰한 재정 운영으로 살림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 대표는 “3%의 소금이 바닷물을 썩지 않게 만든다”며 “센터는 그저 3%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할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절박한 여성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주고 교육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센터의 문은 항상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최지웅 jway0910@mt.co.kr  | 

머니S 산업1팀 최지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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