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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광고, 역 동북공정… 신발 만들어 애국하는 ‘이 사람’

[피플] 신정헌 라카이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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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헌 라카이코리아 대표는 역사왜곡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국가유공자를 위한 후원 사업을 지속해 왔다./사진=라카이코리아


# 때는 조선시대. 초가지붕 아래 주막에서 서민들이 중국 음식을 요리해 먹고 있다. 오른쪽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훠궈와 딤섬 그리고 마라탕을 즐겨드셨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설명은 중국어로도 번역됐다.

4월1일 만우절에 화제가 됐던 그림이다. 단원 김홍도 화백의 작품 ‘주막’을 패러디해 원작에 없던 중국음식을 그려 넣었다. 이 음식이 우리 선조들이 즐겨 먹던 우리의 것이라는 주장을 펴 중국에 ‘역(逆) 동북공정’을 하려는 의도다. 이런 기획을 선보인 건 국내 패션기업 ‘라카이코리아’다.

이 회사가 애국 활동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설립 이래로 꾸준히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분쟁 등 역사왜곡 문제에 목소리를 냈고 국가유공자를 위한 후원 사업도 지속해 왔다.

라카이코리아는 2017년 미국 스니커즈 브랜드인 ‘라카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설립됐다. 신발 만드는 회사 그것도 적자를 내는 중소기업이 역사를 알리는 국가 대표를 자처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신정헌 라카이코리아 대표(사진·44)를 통해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작은 패션 회사, 뉴욕 타임스퀘어에 한복 광고 낸 이유



“기업이기 전에 국민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카이코리아가 애국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한 신 대표의 대답이다. 학창시절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던 그는 한국의 역사와 아름다운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라카이코리아를 통해 그 꿈을 실현하고 있다.

신 대표는 “라카이코리아를 한국의 미와 역사를 알리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일구려 노력하고 있다”며 “특별하진 않지만 기업이 가진 영향력으로 우리 역사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겸손함과 달리 라카이코리아의 행보는 사뭇 특별한 편이다. 브랜드 출시 직후부터 ‘왜곡된 역사 바로잡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올해는 중국의 역사왜곡과 동북공정에 맞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2월 라카이코리아는 3·1절 102주년을 맞아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한복 광고를 게재했다. /사진=라카이코리아

최근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 광고가 대표적이다. 올해 2월 라카이코리아는 3·1절 102주년을 맞아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한복 광고를 게재했다. ‘한국의 전통 의상 한복’(Traditional Korean Clothes, Hanbok)이라는 문구와 함께 화사한 꽃무늬 한복을 입은 가수 전효성의 사진을 내걸었다.

같은 달 이 자리에 ‘우리의 꿈은 단 하나였습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We had only one dream. What is your dream?)라는 문구를 내건 광고도 게재했다. 신 대표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 단 하나의 꿈은 독립이었다”며 “쉽게 꺾이지 않을 대한민국의 국민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에는 ‘속자치통감’ ‘경신외사’ 등 중국 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고려의 영향을 받아 의복과 사물을 모방했다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타임스퀘어에 냈다.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중국 측 억지에 반박하기 위해서다. 광고 영상 말미에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뒤로 돌릴 수 없다”는 중국의 속담을 인용해 역사가 왜곡되는 현실을 역으로 비추기도 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신 대표와 라카이코리아 직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에서 나왔다. 신 대표는 “역사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이 모여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한다”며 “원하는 직원들은 언제든 회의에 참여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다. 모든 직원이 관심을 가지는 덕분에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어 “올 초에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심화되면서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했다”며 “회의 결과 전 세계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내 역사를 제대로 알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타임스퀘어의 높은 광고 단가에 대해 묻는 질문엔 “망설임 없었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역사 바로잡기는 부업… 본업은 ‘한국의 미’ 알리미



최근엔 라카이코리아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누리꾼들을 상대로 국제 소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후원이 줄을 잇는 상황. 이에 라카이코리아는 후원자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감사 랜덤박스’를 별도로 마련해 이윤을 남기지 않고 판매하고 있다.

신 대표는 “그동안 중국과 일본 누리꾼의 수위 넘은 역사 왜곡과 악성댓글이 이어졌다”며 “라카이코리아에 대한 비난이라면 감내하고 넘어가겠지만 내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비난이 도를 지나치기에 처벌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소송 관련 발표 이후 후원하고 싶다는 고객이 많아 감사의 마음을 담은 제품을 선물해 드리고자 랜덤박스를 만들었다”며 “판매수익이 거의 없고 비용은 전부 국제소송에 사용된다. 후원 금액과 사용 내역 등은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라카이코리아 KR 화이트 에디션 한글날 커스텀, 독도 머그컵. /사진제공=라카이코리아


감사 랜덤박스 외에도 라카이코리아 제품에 대해 응원 차원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주문량 폭주로 인해 전 직원이 밤낮으로 일해도 1~2주 배송 지연이 불가피할 정도다. 주력 상품군인 스니커즈 외에도 액세서리·의류·잡화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니커즈는 국내 최초로 자체 커스텀 시스템을 도입해 전문 디자이너가 고객 요청에 맞게 신발을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무궁화·태극기·독도 등을 디자인에 적용한 제품도 인기다. 라카이코리아는 2017년 독도협회에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독도 스니커즈’를 시작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넣은 제품들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신 대표는 “영국 유니언잭이나 미국 성조기가 디자인으로 자주 활용되는데 태극기는 촌스럽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한국적인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리고자 다양한 모티브를 사용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감사하다는 고객 반응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패션 브랜드로선 흔치 않은 라카이코리아의 행보에 일각에선 부정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 신 대표는 “라카이코리아의 행보에 동참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들어야 했던 분들에게 사과드린다”면서도 “우리 역사를 해외에 알리고 수호하는 것이 기업의 신념이다. 초심을 잃지 않겠고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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