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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업계 실적 대박났는데… ‘탈TV’ 줄 잇는 이유는?

[머니S리포트-리모콘 쇼핑은 끝났다… TV 버리는 홈쇼핑①] ‘모바일 퍼스트’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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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홈쇼핑업계가 TV를 버리고 모바일에 뛰어든다. 소비자가 리모컨을 내려놓고 스마트폰을 들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아예 간판을 바꿔 달고 TV홈쇼핑의 정체성을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커머스업계가 꽉 잡고 있는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홈쇼핑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과연 홈쇼핑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홈쇼핑업계가 일제히 ‘탈TV’ 선언을 하고 나섰다. 사진은 TV홈쇼핑 방송 모습. /사진=롯데홈쇼핑

# “매진 임박! 이번이 마지막 방송입니다. 구매하실 분은 서두르세요.” 이제는 허위과장광고로 적발되니 함부로 쓸 수 없게 됐지만 한때는 ‘매진 임박’이란 단어에 홈쇼핑 주문 전화가 폭주하곤 했다. TV 채널을 옮기던 시청자들까지 부랴부랴 구매에 나서면서 당시엔 홈쇼핑이 충동구매를 일으킨단 지적을 받았다.

# “마감이 임박했습니다. 5분 뒤 판매 종료합니다.” 요즘 시청자들은 쇼호스트의 발언에 아랑곳 않고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방송 중인 상품을 직접 검색해 다른 곳에서도 파는지 알아보고 할인이나 증정 혜택은 얼마나 되는지 비교한다. 그나마 방송을 보기라도 하면 다행인 수준. TV홈쇼핑을 보는 시청자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리모컨을 내려놓고 스마트폰을 든다. TV를 사업 기반으로 하는 홈쇼핑업계로선 최악의 위기 상황. 이런 변화에 대응해 업계에선 몇 년 전부터 온라인과 모바일로 발을 넓혀왔다. 이들을 TV의 보조수단으로 여기던 과거과 달리 이제는 ‘모바일 퍼스트’다. 홈쇼핑업계가 TV를 버리는 지경에 도달한 셈이다.



업계 투톱부터 ‘홈쇼핑’ 간판 뗀다



TV홈쇼핑 채널에서 CJ오쇼핑 상호가 없어진다. CJ오쇼핑은 지난 10일 ‘CJ온스타일’이란 브랜드로 새롭게 출발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TV홈쇼핑 ‘CJ오쇼핑’ ▲인터넷쇼핑몰 ‘CJmall’ ▲T커머스(데이터 홈쇼핑 채널) ‘CJ오쇼핑플러스’ 등을 통합한 형태다.

새롭게 탄생한 CJ온스타일은 사업 기반을 TV홈쇼핑에서 모바일로 옮기는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해 디지털(온라인·모바일) 매출이 처음으로 전체 절반을 넘어서자 사업의 중심축을 완전히 모바일로 옮기겠다는 구상을 짠 것.

허민호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는 “TV와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한다”며 “2023년에는 모바일·PC에서 나오는 매출이 3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60%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기존 CJ오쇼핑(TV홈쇼핑), CJmall(인터넷쇼핑몰), CJ오쇼핑 플러스(T커머스)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해 채널 경계를 허물고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 취향 쇼핑플랫폼’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사진=CJ온스타일


CJ온스타일이 제시하는 새로운 비전은 ‘라이브 취향 쇼핑’이다. TV와 모바일의 경계를 없애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큐레이션하는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주력 사업은 ▲패션(셀렙샵) ▲리빙(올리브마켓) ▲뷰티(더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정했고 핵심 타깃도 35~54세 여성으로 TV 홈쇼핑보다 소폭 범위를 넓혔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모바일 앱에 ‘라이브’ 메뉴를 신설하고 TV홈쇼핑·T커머스·라이브커머스와 인플루언서 제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채널 ‘픽더셀’ 등 모든 방송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TV 채널에서 CJ온스타일 방송을 볼 때도 모바일 앱 화면을 볼 수 있다. 개개인에 맞춰 상품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은 다른 홈쇼핑에서도 나타난다. GS홈쇼핑은 일찌감치 ‘홈쇼핑’을 떼고 GS샵으로 사명을 바꿨고 2015년부턴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폈다. 덕분에 GS샵은 모바일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GS샵의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전체의 54.7%를 차지한다.

GS홈쇼핑은 GS리테일과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노린다. 사진제공=GS홈쇼핑

나아가 GS홈쇼핑은 오는 7월 GS리테일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재탄생하는 것. 통합 GS리테일은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매출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매출 합이 10조1000억원(각각 8조9000억원·1조2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부터 모바일 생방송 전문 PD와 상품기획자(MD) 등으로 구성된 콘텐츠 부문을 신설하며 모바일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엔 모바일TV 채널명을 ‘엘라이브’로 바꿔 달았고 KT와 온라인 콘서트·팬미팅·웹드라마 등을 공동 제작하는 미디어 콘텐츠 업무협약을 맺는 등 모바일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TV 시청자 줄었는데 송출수수료는 늘어



홈쇼핑업계가 일제히 ‘탈TV’ 선언을 하고 나선 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사업 기반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유튜브 등 다른 채널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TV를 보는 시청자 수가 감소했다. 덩달아 TV홈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줄어들었다.

홈쇼핑 업체의 수익 구조도 TV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추세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홈쇼핑 업체의 TV 방송 취급고 비중은 2016년 50.8%에서 2017 48.9%, 2018년 47.0%, 2019년 46.3% 등으로 줄었다. CJ오쇼핑의 경우 방송 부문의 취급고가 2019년 2조1123억원에서 지난해 1조8020억원으로 1년 새 14.7% 감소했다.

롯데홈쇼핑은 모바일TV 채널명을 엘라이브로 변경했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물론 업계 실적은 아직까지 양호하다. 특히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홈쇼핑업계가 반짝 수혜를 입었다. 지난해 5대 홈쇼핑(GS·CJ·현대·롯데·NS) 중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한 곳은 한 곳도 없었고 영업이익은 최대 40% 증가했다.

하지만 10~20년 뒤에도 TV홈쇼핑 업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T커머스와 라이브머커스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최종적으로는 이커머스업계와 ‘쇼핑’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겨뤄야 한다. 이들과 경쟁해 승부를 보고 미래 소비층인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모바일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다.

과도한 송출수수료도 탈TV를 부추긴다. 홈쇼핑업계는 TV방송을 하기 위해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 사용료인 송출수수료를 낸다. 이 금액은 2019년 기준 1조8394억원으로 홈쇼핑업계 매출(3조7111억원)의 절반을 차지한다. 금액도 ‘부르는 게 값’이라서 지난 5년 동안 인상률이 39%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이 납품업체를 상대로 과도한 수수료를 챙긴다는 비난을 종종 받는데 그 배경엔 과도한 송출수수료가 있다”며 “반면 네이버 등 이커머스업계는 똑같이 라이브 방송을 하더라도 이런 구조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이게 홈쇼핑이 이커머스로 옮겨가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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