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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몰 성공기] “500억원대 매출 육육걸즈, 콘텐츠 브랜딩 통했죠”

자사몰로 브랜드 메시지 확산…일본∙대만 등에서 글로벌 SPA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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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육걸즈'의 박예나 대표 (카페24 제공)

동대문 사입에 거금 10만원을 투입했다. 큰 봉투에 넣어온 바지와 티셔츠 등을 나름대로 성의껏 홍보하며 친구들에게 팔아봤다. 몇 장 판매도 여의치 않았고, 손에 들어온 건 고작 4만원이었다. 자본금을 감안하면 어린 학생에게 꽤나 적자였다.

지난해 매출 500억원 이상을 거둔 브랜드 '육육걸즈'의 박예나 대표(29)는 중학교 3학년 시절 첫 사업시도를 이렇게 돌아봤다. 고향 전주에서부터 동대문 왕복의 차비도 회수하지 못했지만 값진 경험이었다. 한국 소녀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은 육육걸즈의 시작점이다.

브랜드 이름에 드러나듯이 초기 전략은 '육육(66)' 사이즈의 보통 소녀 공략이었다. 44~55의 늘씬한 연예인이 아니라 타깃인 주위 또래들을 연구했다. 연 매출 1억원의 경험을 고등학생 시절에 얻었다.

박 대표는 "브랜드가 어떤 옷을 선보이겠다는 콘셉트를 명확히 전달하고 싶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콘텐츠 전략인데, 브랜드명과 온라인 쇼핑몰에도 이런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육걸즈 홈페이지 (카페24 제공)

이런 콘텐츠 전략은 육육걸즈의 '자사 쇼핑몰(D2C, Direct to Consumer)'에서 그 영향력을 배가시켰다. 캐치프레이즈인 '자신감을 입자!'는 육육걸즈 브랜드와 쇼핑몰 자체의 상징이 됐다.


보통 소녀도 쉽게 꾸밀 수 있음을 수많은 사진으로 보여줌은 물론, 카테고리 하나하나마다 다른 의미를 담았다. 직접 운영하는 '자사 쇼핑몰'이어서 가능했던 전략이다.

브랜딩 전략은 '팬덤'을 만들어냈다. 쇼핑몰에 가입한 회원만 80만명에 달한다. 비회원도 육육걸즈 의류 구매가 가능함을 고려하면, 실제 고객 규모는 수백만 명이다. 이들은 즐겨 찾기나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육육걸즈에 접속한다. 역시 고객 기억에 각인되는 브랜딩 효과다.
 
박 대표 특유의 콘텐츠 전략도 업계에서는 벤치마킹 대상이다. 자사 쇼핑몰의 코너 일부를 월별 매거진처럼 꾸몄다. 이른바 '월간 육육걸즈'라는 이름으로 그 달의 브랜드 소식과 신상품을 소개한다. 쇼핑 계획이 없어도 '월간 육육걸즈'를 확인하려고 접속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연간 500억원 이상의 매출은 이런 브랜딩 노력의 결과물이다. 지난 2012년 처음 100억원 매출을 기록했을 때 박 대표의 나이는 고작 스무 살이었다. 이후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영어·중국어·일본어·대만번체로도 자사 쇼핑몰을 잇달아 확대했다.

대만에서는 SNS 스타들이 잇따라 육육걸즈 의류를 팔로워들에게 소개했고, 한국 패션에 관심이 많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고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매출도 수십억원대 규모에 이르렀다. 유명 K스타일 브랜드로의 도약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육육걸즈 대만 홈페이지 (카페24 제공)

타깃 국가뿐만 아니라 고객 범위도 확대일로다. ‘66사이즈 소녀’만의 브랜드가 아니라 다양한 연령을 SPA 형태로 공략하고 있다. ‘데일리룩’이나 ‘오피스룩’, ‘스쿨룩’ 등 특정 분야 제한 없이 대중적 아이템을 지향한다.

고객들은 육육걸즈의 전략 변화를 쉽게 인지하고 주위에 퍼뜨려줬다. 육육걸즈 쇼핑몰에서의 체류가 일상인 고객들에게 새 전략과 콘셉트를 알리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10대였던 고객이 어느덧 20대 중반이 되어서도 계속 찾아오게 하는 동력도 브랜딩에 있다.

박 대표는 “유용한 패션 콘텐츠로 차별화를 이루려는 노력은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그간 쌓은 브랜딩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여러 국가에 한국 패션 브랜드의 강점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예나 대표는 지난 2019년 패션산업 발전유공 장관 표창을 받았다. 5년 이내에 1억이상의 고액을 기부해야 가입 가능한 ‘아너소사이어티’ 일원이기도 하다. 나눔과 기부 문화를 널리 알리고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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