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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에 한번, 진로로 두번… 술판이 뒤집혔다

[머니S리포트-대한민국 酒세계③] 소주 대첩 끝나나… 전국은 하이트진로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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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대한민국 술판이 뒤집힌다. 국내 주류시장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주와 맥주는 물론 전통주인 막걸리와 수입 주류인 위스키·와인까지 출렁이고 있다. 소주시장에선 1인자의 지위가 더욱 견고해졌고 맥주시장에선 1인자의 지위가 흔들린다. 소주에 ‘국민주’ 자리를 빼앗겼던 막걸리는 위상을 회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술판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홈술과 혼술이 늘자 술상에서 위스키는 내려가고 와인이 올라왔다. 연말을 맞아 달라진 대한민국 주(酒)세계를 들여다봤다.
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기존 강자 ‘참이슬’에 이어 지난해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며 승기를 잡았다. /사진=하이트진로


소주는 원래 ‘국민주’가 아니었다. 전통적으로 국내 술 시장은 막걸리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1965년 정부가 식량 부족을 이유로 양곡을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하면서 값이 저렴한 희석식 소주가 주(酒)도권을 잡았다. 

소주의 대중화가 시작된 1970년대부터 시장에선 치열한 영토 싸움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싸움이 끝날 조짐을 보인다. 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기존 강자 ‘참이슬’에 이어 지난해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며 승기를 잡았기 때문. 이제 관심사는 전국구 시장 제패다.



1라운드 ‘전국구 싸움’… 하이트진로 승기 잡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소주 시장은 1강 2중 7약 체제로 요약된다. 1인자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로 전체 시장의 절반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주류 ‘처음처럼’과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무학의 ‘좋은데이’가 그 뒤를 잇는다. 

이어 ▲부산 대선주조 ‘C1’ ▲대구·경북 금복주 ‘맛있는 참’ ▲대전·충남 맥키스컴퍼니(구 선양) ‘이제우린’ ▲광주·전남 보해양조 ‘잎새주’ ▲제주 한라산소주 ‘한라산’ ▲충북소주 ‘시원한 청풍’ 등이 20%가 안 되는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다. 

이처럼 하이트진로가 전국을 제패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6년까지는 자도주(각 지역을 대표하는 술) 보호 규정으로 인해 시도별로 1개 업체만 소주를 생산하고 생산량의 50%를 해당 지역에서 소비해야 했다. 독점을 방지하고 지방 소주를 육성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규정이 폐지되면서 진로는 본격적으로 전국 진출에 나섰고 2000년대 초 부산·경남·전남·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 사이 강원도 자도주 ‘경월’을 인수한 두산은 ‘그린소주’를 출시해 전국 2위로 올라섰다. 

그린소주는 투명한 소주병을 녹색으로 바꾸고 대관령 청정수를 사용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당시 독한 소주 사이에서 부드러운 술 이미지로 각광받았다. 지방 소주가 수도권에서 빛을 본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다.
소주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참이슬, 진로)가 과반수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과 무학(좋은데이)가 뒤를 잇는다. /사진=각사



2라운드 ‘저도주 경쟁’…롯데주류의 도전장



소주 업계의 진짜 싸움은 저도주에서 비롯됐다. 첫 희석식 소주인 진로의 도수는 35도였으나 1965년 30도, 1973년 25도로 낮아졌다. 그린소주의 인기에 진로는 1998년엔 23도짜리 참이슬을 출시했고 당시 최단기간 최다 판매라는 신기록을 썼다. 

순한 술이 잘 팔린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업계는 경쟁적으로 도수를 낮췄다. 진로는 참이슬 도수를 2001년 2월 22도로, 2004년 2월에는 21도로 낮추며 독주를 이어왔다. 하지만 두산주류가 2006년 20도짜리 ‘처음처럼’을 내놓으며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진로는 2005년 하이트에 인수된 뒤 하이트진로가 됐고 두산주류는 2009년 롯데에 인수되면서 롯데주류(현 롯데칠성음료)로 탈바꿈했다. 그 사이에도 저도수 경쟁은 계속돼 2007년 19.5도, 2012년 19도, 2014년 18도 등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3라운드 ‘진행형’…하이트진로 승기 굳힌다 



소주 시장은 과거 춘추전국시대에서 양강 구도로 다시 현재의 독주 체제로 재편됐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진로는 승기를 굳히기에 충분했다. 출시한 지 1년 만에 3억병(360㎖), 16개월 만에 4억병 넘게 팔려나갔다.

반면 처음처럼은 같은 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타격을 받으면서 기세가 꺾였다. 불매가 시작된 지난해 3분기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매출은 19.5% 뒷걸음질 쳤고 4분기에는 소주 매출 24%, 맥주 매출 70%가 감소했다. 

올해도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 소주 부문 누적 매출은 97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주류 부문)의 소주 매출은 1781억원을 기록해 25% 줄었다. 


하이트진로는 전국에서 60~65%, 수도권에서 70% 안팎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과 여의도 식당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POS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참이슬과 진로 점유율이 71.9%로 처음처럼(26.2%)보다 2.7배나 높았다. 

반년 사이 하이트진로는 점유율을 더 끌어올렸다. 올해 4월 같은 조사에서는 참이슬과 진로 점유율이 75.5%로 지난해 9월 대비 3.6%포인트 확대했다. 반면 처음처럼은 24.5%로 떨어졌다. 

지역 소주도 하이트진로의 기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참이슬과 진로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까지 전국구 소주로 입지를 강화하면서다. 반대로 무학과 보해양조 등도 수도권 진출에 나섰으나 결국 실패하며 2018년부터 영업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소주 중에선 유일하게 부산 대선주조만 성장세다.



시장 정체에 코로나19… 4라운드 가나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91만6000㎘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업소용(음식점·주점) 판매가 줄며 감소폭이 커질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는 결국 점유율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진로가 처음처럼의 남은 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기존 20%대 점유율을 차지하던 처음처럼이 내려앉은 반면 진로가 치고 올라가며 10% 안팎을 점유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처음처럼의 방어도 관전 포인트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부터 주류·음료 통합 체제를 도입했고 연말 정기인사에선 박윤기 전략기획부문 상무를 새 대표이사로 맞았다. 박 대표는 1970년생으로 올해 50세다. 주류 사업 부진을 털기 위해 젊은 피를 긴급 수혈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주류 시장이 업소용에서 가정용 채널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가정용 채널에 보다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며 “음료 사업과의 시너지도 꾀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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