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성 월남하는 동안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무용지물'(종합)

軍 경계·감시 강화했지만…철책 접근 파악 못해 GOP 후방 1.5㎞ 지역서 발견…귀순의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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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강원도 고성군 아야진 해변에 설치된 철책. 2018.12.5/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배상은 기자 =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우리 군 철책을 넘은 북한 남성은 지난 2일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군 감시장비에 처음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남성은 하루 뒤인 3일 우리 군 일반전초(GOP) 사이 철책을 넘어 월남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남성의 귀순 추정 사건과 관련해 "우리 군은 지난 2일 오후 10시14분께 동부전선 아군 GP 감시장비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미상인원 1명을 2회 포착했고 이후 관측이 불가했다"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어 "다음날인 3일 오후 7시25분께 아군 TOD(열상감시장비)로 미상 인원 1명이 GOP 철책을 넘어가는 것을 포착했지만 바로 관측이 불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군 설명을 종합하면 월남한 북한 남성 A씨는 철책을 넘기 하루 전날인 2일 늦은 오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군 감시장비에 두 차례 포착됐다. 첫번째는 3초간, 두번째는 30초간 식별됐다.

군 당국은 이에 다양한 우발상황에 대비해 해당 지역 정보감시를 최고 수준으로 상향하고, DMZ 수색작전 전개 및 비상주 GP에 병력을 투입하는 등 경계·감시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A씨는 다음날 유유히 남방한계선까지 접근해 우리 군 철책을 뛰어넘었다. 그가 철책에 접근하는 동안 우리 군 감시장비나 병력은 이를 포착하지 못했다.

강원도 철원군 'DMZ 평화의 길'. 2019.5.2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합참 관계자는 "A씨가 GOP 선상 철책을 넘기까지 (우리 군과) 추가적인 접촉은 없었다"며 "지형이 고지대이이면서 산이 중첩돼 있어 전지역을 관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수풀이 우거져 있어서 감시장비를 통한 관측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이중 철책을 위로 넘어 남방한계선 이남 지역으로 향했다. 철책 상단에 설치된 윤형철조망에선 눌린 흔적이 확인됐다. 하지만 철책에 설치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당시에 광망(센서)은 울리지 않았다"면서 "확인해서 추가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GP에 설치된 감시장비를 통해 A씨가 철책을 넘어가는 모습은 실시간으로 지켜봤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철책을 넘은 A씨는 곧바로 모습을 감췄다. 해당 지역은 가파른 경사지라 A씨가 내려가면서 감시장비에서 사라졌다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다. 초동조치조가 험한 지형을 뚫고 현장에 출동했을 땐 이미 늦은 뒤였다.

군 당국은 이후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한 뒤, GOP 후방지역에 '봉쇄선'을 설치하는 등 종심차단 작전에 나섰다. 다음날 날이 밝은 뒤에는 본격적인 탐색작전을 전개했다.

결국 A씨는 출동한 기동수색팀에 의해 1차 봉쇄선 안쪽에서 붙잡혔다. 그는 발견 당시 비무장상태였고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장소는 GOP 후방 1.5㎞으로 민가와 떨어진 지역이다.

군 당국이 A씨가 철책을 넘는 장면을 지켜본 뒤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까지 14시간 넘게 소요된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지난 2012년 벌어진 일명 '노크 귀순' 사건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도 고성에서 벌어졌고, 관할 사단도 같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노크 귀순과 이번 사건은 분명히 다르다"며 "노크 귀순은 철책을 넘을 때도 인지하지 못했고, 민가에 내려와서 주민신고로 식별됐다. 이번 사건은 연계된 작전수행이었다"라고 반박했다.

군 당국은 A씨가 비무장지대에서 남하한 과정과 귀순 여부 등 세부사항에 대해 관계기관 공조 하에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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