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SSM) 업계 1위인 롯데슈퍼가 납품업체 갑질 혐의로 적발돼 약 39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롯데슈퍼를 운영하는 롯데쇼핑과 씨에스유통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9억1000만원을 부과했다고 28일 밝혔다. 롯데쇼핑이 22억3300만원, 씨에스유통이 16억7700만원이다. 두 회사는 모두 롯데그룹 계열사로 점포 브랜드명을 롯데슈퍼로 단일화해 영업 중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씨에스유통은 다수 납품업자에게 ▲계약서면 지연교부 ▲정당한 사유없는 상품 반품 ▲판촉부담비용 사전 서면 미약정 ▲서면약정 없이 납품업자의 종업원 사용 ▲연간거래 기본계약서에 약정 없이 판매 장려금 수취 행위 등을 일삼았다.

롯데쇼핑은 2015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총 138개 납품업자에게 직매입한 8억2000만원 상당의 상품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반품했다. 씨에스유통도 같은 기간 117개 납품업자로부터 직매입한 3억2000만원 상당 상품을 이유 없이 반품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은 총 368건의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33개 납품업자에게 사전에 서면 약정을 하지 않고 약 108억원의 판촉 비용을 떠넘겼다. 씨에스유통도 9개 납품업자에게 240건의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19억원의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판매장려금도 납품업자와 약정 없이 수취했다. 판매장려금은 연간 거래 기본계약에 지급 목적과 시기, 횟수, 비율이나 액수 등을 납품업자와 약정하지 않고 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이 기간 35개 납품업자에게 약정 없이 판매장려금 약 102억원을 수취했다. 씨에스유통도 27개 업자에게 약 10억원을 수취했다.

납품업체 소속 종업원을 별도 파견 계약 없이 자사 점포에서 근무하도록 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2015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자발적인 파견요청을 받거나 사전 파견조건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114개 납품업체에서 1224명의 종업원이 자사 점포 260곳에서 근무하게 했다. 씨에스유통도 같은 방식으로 42개 납품업체에서 225명의 종업원을 롯데슈퍼에서 일하도록 했다.

계약서 교부 의무도 어겼다. 롯데쇼핑은 같은 기간 총 311개 납품업자와 총 329건의 물품 구매·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를 최장 212일 지연 교부했다. 씨에스유통도 236개 납품업자와 245건의 계약을 체겨라면서 거래가 개시되기 전까지 교부하지 않고 최장 116일 늑장 교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인해 SSM 분야에서도 판촉비, 장려금 등의 비용을 납품업체에게 전가하는 등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 증가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공정위는 상생협력을 독려함과 동시에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에 엄중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