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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이끌던 로드숍… "길거리 무인도 됐다고?"

[머니S리포트-로드숍 가맹점주의 눈물①] 폐점 선택한 가맹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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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K-뷰티 신화를 이끌었던 로드숍(거리매장) 생태계가 흔들린다. 화장품 업계는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을 옮겼고 반대급부로 가맹점주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2000년대 초 전성기를 함께 누렸던 본사와 가맹점주가 이제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이 같은 변화의 이유와 실태를 짚어보고 상생 방안을 모색해본다.
한때 K-뷰티를 이끌었던 국내 가맹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뉴스1

# 학창시절부터 ‘에뛰드하우스’ 등 다양한 로드샵에서 화장품을 구매해 온 김지예씨(22·여)는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제품을 산다.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혜택이 로드숍보다 더 다양하다는 김씨. 그는 “전체 상품 할인부터 1+1 이벤트 등을 온라인몰에서 자주 진행한다”며 “로드숍에서 테스트를 해 본 후 괜찮으면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 직장인 한지은씨(24·여)는 로드숍을 안 간 지 오래다. 한씨는 “로드숍 제품이 어느 순간 눈에 띄지 않는다”며 “올리브영과 같은 멀티 브랜드숍이 생기면서 로드샵에 관심이 안 가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로드숍 제품 중 정말 잊지 못할 만큼 좋은 상품이 있으면 자사몰을 통해 가격 비교를 한 뒤 구매한다”고 부연했다. 

국내 화장품 가맹점이 위기다.

한때 K-뷰티를 이끌었던 가맹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면서 소비자가 비대면 쇼핑을 주로 이용해 유통 흐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가맹점은 길거리 무인도로 전락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폐점을 선택한 가맹점은 늘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국민의힘·경기 평택시을) 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아리따움 306곳 ▲이니스프리 204곳 ▲스킨푸드 164곳 ▲에뛰드 151곳 ▲미샤 53곳 등이 폐점했다. 그러나 정작 가맹점을 이끌어가는 가맹 본사는 이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K-뷰티 1세대인 가맹점은 왜 이토록 외로운 길을 걷게 됐을까.



온라인에 치인 가맹점… 위약금 물어도 “폐점할래”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은 가맹점은 본사를 향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뷰티 업계를 이끌었던 로드숍은 진화된 온라인 유통 흐름에 발을 디디지 못했다. 더불어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맥을 못추리는 상황.

이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의 소비 습관을 완전히 바꿔놨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2986억원으로 2018년 9조8404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뷰티 업계에서 온라인쇼핑의 주 이용계층은 MZ세대로 이 같은 수치는 MZ세대의 온라인 구매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시킨 결과다.

이에 본사는 가맹점 대신 온라인 판매 공략에 집중했다.

특히 가성비(가격대비성능)에 예민한 MZ세대를 고려해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하고 가맹점에서 선보이지 않은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에이블씨앤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의 ‘포맨 아쿠아브레스 플루이드’(180ml·1만9800원)는 가맹점에서 30% 할인한 1만386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같은 날 에이블씨앤씨의 온라인 멀티숍 ‘눙크’에서는 같은 제품의 같은 용량이 60% 할인한 7920원에 올라와 있었다. 온라인몰에서 가맹점 할인 가격보다 2배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던 것. 이에 대해 서울 종로구의 한 미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대체적으로 온라인에서 크게 할인하는 제품을 가맹점에서 똑같이 할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 자사몰에는 ‘온라인 전용’이라는 문구가 달린 제품이 판매 중이다. ‘이니스프리X아임제주 못난이당근 핸드크림’과 ‘이니스프리X아임제주 못난이당근 핸드솝’이다.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이 제품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만 단독 판매한다. 못난이당근 핸드크림은 10월21일 일시품절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가맹점은 소비자를 잃었고 일부는 이를 견디지 못해 폐점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공동회장은 “가맹점 운영자는 엄연히 자영업자다”며 “본사가 자영업자의 생계를 망가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회장은 “폐점을 하면 가맹점이 본사에 1000~2000만원가량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데도 차라리 폐점하자는 가맹점주가 늘고 있다”며 본사를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온라인 강화 나선 본사 정책 뭐길래?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 온라인 자사몰에 올라온 온라인 전용 상품들이다. /사진=에뛰드,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캡처

가맹본부인 본사의 온라인몰 확장세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 7월 발표한 2020년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하락한 36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88.2% 줄어든 51억 원으로 확인됐다.

그룹은 가맹점인 로드숍의 관광객 축소와 이를 운영하는 데 효율성 문제가 생겨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 국내 온라인 채널 매출은 약 60% 증가했다.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의 디지털 채널 매출은 약 80%의 성장을 보였다고 그룹은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사는 온라인 확장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올해 초 디지털 체질 개선을 경영 실천 과제로 제시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온라인몰 활용과 동시에 11번가 등 이커머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역을 확장했다.

에이블씨앤씨는 지난 4월 온라인몰 ‘마이눙크닷컴’을 선보이고 50만명 이상의 회원을 모았다. 마이눙크닷컴에는 에이블씨앤씨의 속한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처럼 본사의 온라인몰 집중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본사 입장에서 충분히 유통 흐름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가맹점과 함께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가맹사업 전반에 어려움이 크지만 가맹점은 중요한 채널이자 파트너”라며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특별 지원 및 전용 상품 확대와 함께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을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가맹점 vs 본사의 ‘생존 전쟁’… 소비자는 ‘이것’ 원한다


가맹점과 본사의 보이지 않는 생존 전쟁 속 소비자는 “가맹점만의 차별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가맹점과 본사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추측된다.

본사에서 가맹점과 협약을 맺고 점주 달래기에 나선다 해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지 못한 가맹점 입장에선 이조차 탐탁치 않을 것이다.

전 회장은 “가맹점주와 본사(아모레퍼시픽)가 만나 꾸준히 대화를 나누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며 “대기업의 독점이 약자인 가맹점을 무너트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장기 차원에서 현재 매출의 20% 수준인 가맹점 전용 상품을 50%로 확대 공급하겠다”며 온·오프라인 유통을 모두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가맹점과 본사의 보이지 않는 생존 전쟁 속 소비자는 “가맹점만의 차별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로드샵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언급했던 한씨는 “예전 유행했던 로드샵 브랜드보다 해외 코스메틱 브랜드나 ‘페리페라’같이 유행하는 업체가 뷰티 업계를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로드샵보다 가격대가 있지만 고객이 찾는 이유는 그만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맹점과 온라인몰의 판매 협력도 중요하지만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본사가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정소영 wjsry21emd@mt.co.kr  |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정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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