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트랜드비자트랜드와 최근업계이슈를 심층분석 소개합니다.

"전통시장 반경 20㎞내 '대형마트' 금지"?… 거꾸로가는 '과잉입법'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경동시장 전경.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장동규 기자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전통시장 반경 20㎞까지 확대하자.”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입점을 금지하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을 현행 1㎞에서 20㎞까지 확대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반경이 너무 좁아 전통시장 보호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거꾸로 법안 현실화되면… 대형마트·쇼핑몰은 OUT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을)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산법) 개정안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기준 기존거리인 1㎞를 20배 늘린 것으로 면적으로 치면 보존구역이 최대 400배 증가하는 셈이다.

유산법에 따라 전통상업보존구역 내에는 대형마트 입점이 불가한데, 만약 이 발의가 현실화된다면 앞으로 전국엔 대형마트나 쇼핑몰이 들어설 수 없게 된다. 2018년 기준 전통시장은 총 1437개. 이를 기준으로 한 보존구역 총면적은 180만4872㎢에 이른다.

법안에 따라 보존구역을 최대 설정한다고 가정했을 때 211개의 전통시장이 존재하는 서울은 서울시내 뿐 아니라 인근 수도권 지자체까지 보존구역으로 설정된다. 지방 역시 마찬가지. 전통시장 수가 3곳에 불과한 전남 곡성군의 경우 보존구역이 곡성군 전체 관할지역 면적보다 넓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업계에선 현실과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대형마트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유산법 골자인 발전은 커녕 규제에 막혀 현행 유지도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형마트 3사는 외형성장을 멈추고 구조조정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적 악화로 현금흐름이 막히면서 유동성 확보도 시급한 상황. 홈플러스는 3개 점포를 매각해 자산 유동화에 나섰고 롯데마트 역시 올해에만 부실 점포 16개점을 접기로 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서부산점 등 3개점을 폐점했다.

그동안 대형마트 규제로 인한 효과도 사실상 크지 않았다. 대형마트 영업일수를 제한하고 출점을 제한하면 전통시장의 성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간 것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 매출액은 2012년 21조원에서 유통규제법안이 통과된 후 2013년 20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 대형마트도 1% 안팎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소비는 전통시장 대신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2019년 기준 소매유통 매출액 중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불과한 반면 2015년 14% 수준이었던 온라인쇼핑 비중은 21.4%로 크게 뛰었다. 대형마트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이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쇼핑을 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 역시 추가적인 ‘규제’로 유통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말한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산법 규제에 대해 “현행 유통규제는 정략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목표 없이 도입된 문제점이 있다”며 “그동안의 효과도 전혀 실증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임영균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도 “유통정책이 소비자 후생 중심으로 설계돼야 함에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호하려는 취지가 너무 앞서 대형 유통 규제라는 카드를 쓴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과잉입법 지적 잇따라… "공정경쟁 막는 행위" 




이 때문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도 해당 법안이 ‘과잉입법’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아이디 hell***는 “전통시장 도태가 마치 대형마트의 잘못인 양, 법적으로 강제휴무를 하게 만드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공정경쟁’이 아니다. 마치 인력거를 보호하겠다고 자동차 산업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ptjr***도 “저런법이 입법되면 전통시장을 다 파괴해야 대형마트를 세울 수 있다”며 “차라리 대형마트 세울때 전통시장 상인 고용좀 해달라 하는게 훨씬 낫다”고 말했고, ksk4***는 “참 현실을 모르는소리”라며 “시대에 뒤떨어진 저런 사고방식으로 무슨 국희의원을 하겠냐”고 비판했다.

규제가 답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skky***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만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지, 왜 대형마트를 규제하려고 하냐”며 “전통시장의 제품이 경쟁력을 갖춰야지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것인데, 이런 방식의 규제는 대형마트 제품이 훨씬 싸고 질좋고 경쟁력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밖에 안 된다”고 비난했다.

아이디 eyul*** 역시 “이렇게 규제해봤자 전통시장에 갈 유인이 없다”며 “각종 규제로 시장을 통제하려들기보단 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게 경쟁에서 뒤쳐지는지를 찾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방안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 0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