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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는 이랜드, 구원투수 '허승재' 재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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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서구 둔산동 소재의 한 부지. 이랜드리테일이 2011년 매입한 이곳에는 지상 13층 규모의 ‘둔산NC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익성 부족과 자금 유동성 위기로 2016년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해당 부지는 이도저도 못한 채 장기간 방치됐다. 장고를 거듭하던 이랜드는 임대주택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이곳엔 오피스텔 43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 이랜드 신촌사옥 부지였던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이곳 역시 청년주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식 명칭은 ‘서울 신촌 역세권 2030 청년 주택’. 대지면적 5232 ㎡에 세대수 589세대의 지하5층~지상 16층 규모로 들어선다. 광흥창역 1번 출구에서 250m가 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을 자랑한다. 그 때문인지 최근 진행한 청약모집 결과 2만6000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리며 최종 경쟁률 50대 1로 마감됐다. 이랜드건설이 지은 첫번째 청년주택 사업은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랜드월드 가산사옥/사진=이랜드리테일
유통공룡의 부동산임대업. 과거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일이지만 현재로선 이상할 게 없다. 자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활용해 오프라인 위기를 어떻게든 넘어보겠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이랜드그룹에겐 생존과 직결된 절실한 일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했다. 최근에는 자금 전문가인 허승재 상무보를 다시 불러들이면서 또 한번 재무 고삐를 죄고 있다.



1년 도 안 돼 다시… 그룹 살림 ‘SOS’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9월 초 이랜드 아시아비즈니스그룹(BG)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있던 허 상무보를 그룹 자금 및 IR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그룹 내 자금 전문가로 뽑히는 인물. 올해 아시아BG CFO로 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룹 자금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런 그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그룹 살림을 맡으러 돌아온 셈이다.

업계에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랜드그룹의 전 부문 영업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데다 영업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차입부담이 커지는 등 전반적인 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허 상무보가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랜드의 대내외 상황은 좋지 않다. 패션업·유통업·외식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이랜드그룹의 올 1분기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32% 쪼그라들었다. 전 부문에 걸친 매출 감소로 인해 할인 판매를 확대한 데다 고정비 부담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과거에 비해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고 있었는데 올 들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현금흐름이 끊기고 차입부담까지 커진 상황”이라며 “내부서 신임이 좋았던 허 상무보가 위기 속 구원투수로 재투입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허승재 이랜드 상무보/사진=머니투데이DB
허 상무는 ‘자금통’이라 불리며 그동안 크고 작은 이랜드의 위기를 넘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입사 후 이랜드리테일·이랜드 등에서 주로 자금과 IR 부문에 몸담아오며 재무 관리를 정비해왔다. 실제 2016년 초까지만 해도 이랜드의 미래는 비관적이었던 상황. 감당해야 할 빚이 너무 많았다. 2008년 한국까르푸 인수 및 매각 과정에서 손실이 컸고 중국 사업을 확장하면서 차입금을 계속 늘린 영향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적극적으로 차입금 감축 노력을 하지 않으면 리스크는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발행하는 회사채도 2014년보다 한 단계 밑인 BBB등급을 부여했다. 당시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은 303%. 2013년의 399%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300%를 웃돌았다.

본격적인 유동성 위기가 시작된 2017년. 허 상무보는 매각은 물론 비주류 매장을 철수하며 재무 구조 개선작업에 나섰다. 그룹 알짜이던 케이스위스,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매각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춰나갔다. 지난해엔 100% 중반까지 부채비율을 낮췄고, 이 결과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구조 개선 의지… '재무통' 이윤주와 호흡 


 
허 상무보의 복귀는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의지로도 풀이된다. 지난해까지 재무 건전화 작업을 이행해 온 만큼 코로나19 장기화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화된 재무구조로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랜드 측도 이 부분에 동의한다. 허 상무보가 올해 초 승진한 이윤주 이랜드그룹 CFO를 보필하며 그룹 살림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이 CFO 체제 아래 허 상무보가 기존의 자금에 이어 IR까지 총괄하게 되면서 그룹 CFO 진영이 균형감 있게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는다.

이랜드 관계자는 “(허 상무보 선임은)코로나 이슈가 올해 갑자기 터지면서 지난해까지 잘 마무리해왔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라며 “재무개선, IR 뿐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 역량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식주’ 아우르는 사업 다각화… 추가 검토중 



이와 함께 이랜드그룹의 사업도 더 다각화될 전망이다. 의류와 식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랜드는 향후 그룹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 사업을 더 확대해나가면서 의식주를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의 등장과 오프라인 유통의 패러다임의 변화로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이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유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미래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각 유통사는 성장세가 가파른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이종사업 진출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랜드 관계자 역시 “주택 사업을 통해 주거를 원하는 시장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높다는 걸 알게됐다”며 “현재 2~3호점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고 추가로 6~7개 정도의 주택 사업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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