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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향'서 돈 냄새 맡은… '결제의 왕'

[머니S리포트-M&A시장 ‘핫한 몸’ COFFEE②] KG그룹은 왜 '할리스커피'를 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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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M&A(인수합병) 시장에 커피가 ‘핫’하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와 공차 등의 매각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시 시장에 나온 할리스커피가 주목받고 있어서다. 업계 4위 할리스커피는 매각 재수생. 유력한 인수 후보자는 KG그룹이다. 전자결제업체로 잘 알려진 KG그룹이 커피를 품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할리스커피로 돌아본 커피 시장 매물의 역사를 살펴보고 커피 프랜차이즈의 몸값과 전망까지 조명해봤다.
# 2013년.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 스타벅스·커피빈·투썸플레이스 등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주요 상권 곳곳에 자리를 잡던 시기. 우후죽순 생기는 커피숍에 커피 시장이 이미 포화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IMM은 커피 성장세를 낙관적으로 봤다. 1인 가구 증가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등 커피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는 판단에서였다.

# IMM은 고심 끝에 커피 프랜차이즈를 인수하기로 한다. 주인공은 업계 5위 ‘할리스커피’(할리스F&B). 할리스커피는 글로벌 브랜드나 대기업 소유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수익성이 좋았다. 당시 연평균 매출 성장률 35%과 영업이익률 10~12%의 우수한 실적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IMM은 2013년 7월 할리스 지분 93%를 약 450억원에 사들였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KG타워/사진=장동규 기자
그로부터 7년 뒤. 사모펀드에 팔렸던 할리스커피가 다시 새 주인을 맞을 예정이다. 할리스를 품에 안겠다고 나선 곳은 ‘KG그룹’. 전자결제업체 ‘KG이니시스’로 알려진 곳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기존 대주주였던 IMM은 ‘재매각’ 재수에 성공,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IMM은 인수 3년 만인 2016년 할리스커피 매각에 나섰다 가격 이견 등으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1000억대냐 2000억대냐… 몸값 놓고 줄다리기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은 할리스커피 우선협상 대상자로 KG그룹을 선정했다. 거래 대상은 IMM이 보유한 할리스커피 지분 93.85%다. 매각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1000억원대 후반에서 20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양측은 몸값을 놓고 줄다리기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인 IMM은 2000억원대를 원하고 있지만 KG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 업계가 타격 입은 점 등을 고려해 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상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에 팔린 투썸플레이스와 미국계 사모펀드에 넘어간 공차의 몸값과 비교하면 할리스커피의 기업가치(EV)는 2600억원 정도로 책정된다”면서도 “할리스는 투썸플레이스에 비해 재무상태도 좋고 현금 보유력도 좋아 제반 여건만 받쳐줬다면 더 높은 몸값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할리스커피의 실제 성장세는 눈부시다. IMM은 인수 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 상권에 대형 직영점을 내거나 맞춤형 콘셉트로 매장을 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펼쳐왔다. 결과는 성공적. IMM에 인수되기 전인 2013년 384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583개로 늘었다. 매출도 크게 뛰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할리스 매출은 2013년 당시 686억원에서 지난해 1650억원으로 2.5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원에서 155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업의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지난해 474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99억원과 비교하면 7년 새 4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액시트(차익 실현)를 위해 예쁜 성적표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할리스는 성적뿐 아니라 펫존과 오픈형 도서관 등 브랜드 자체를 새롭게 탈바꿈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왔다”며 “업계에서도 회자될 만한 신선한 도전을 많이 해와서인지 할리스 커피의 행보와 새 주인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KFC와 한솥밥… 외식 사업 확장 기대




할리스커피 새 주인으로 유력한 KG그룹은 KG이니시스 뿐 아니라 ▲KG모빌리언스 ▲KG ETS ▲KFC코리아 등을 자회사로 보유한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캑터스PE와 손잡고 동부제철과 BS렌탈을 인수하는 등 M&A(인수·합병) 시장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식 사업으로는 2017년 사들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KFC코리아가 처음이다.

이번 할리스커피 본입찰에서 KG그룹이 강조한 것도 이 부분이다. KG그룹은 KFC를 인수한 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프랜차이즈 사업 성공 경험을 의미
서울에 위치한 KFC 매장/사진=장동규 기자
있게 내세웠고 단숨에 유력 후보로 등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FC는 전 지점 직영 운영방식에서 가맹지점으로 전환 예정이고 주류 판매를 통한 부가가치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라며 “임대료 축소는 물론 키오스크 등 결제환경 변화를 통한 수익률 개선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KG그룹은 할리스커피 인수로 KFC와 함께 F&B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KG그룹이 과거 맥도날드와 웅진식품 등 외식 관련 매물 M&A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만큼 추가적인 인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물론 곱지 않은 시선도 뒤따른다. KFC의 흑자 전환 뒤에는 외식 자회사 반등을 위한 계열사의 자금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KG ETS·KG이니시스·KG에프앤비 등 KG그룹 계열사들이 KFC코리아에 잇따라 차입금을 대여해주면서 지난해 총 차입금은 966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덕분에 실적은 늘었지만 부채비율도 크게 늘면서 재무지표는 상당히 악화된 상태다.



무리한 M&A… 성장통 뒤따를 수 있어




업계에선 M&A를 통한 성장엔 그 이상의 성장통이 뒤따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KG그룹은 지난 10년간 거의 해를 거르지 않고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2005년 시화에너지(발전·현 KG ETS)를 시작으로 ▲옐로우캡 ▲제로인 ▲이니시스 ▲웅진패스원 등을 계속 사들였다.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라면 업종을 불문하고 사들인다는 게 KG그룹의 인수합병 원칙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G그룹은 지배구조가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로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면서 “M&A위주의 성장 방식이 그룹 모토인데다 시너지를 낼만한 계열사간 연결성도 뚜렷하게 없어 (향후 M&A 행보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도 “M&A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면 좋겠지만 반대로 잘 안 됐을 경우 적자 계열사 떠넘기기나 자금 지원 등으로 잘 되는 계열사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무리한 M&A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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