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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료 올라서"… 외식업주 '눈물의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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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배달 수요가 폭증했다. /사진=뉴시스

[주말리뷰]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배달 대란’이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급증하던 배달 수요가 마침내 공급을 넘어서면서다. 급기야 배달대행업계는 배달료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외식업 현장에선 버티기 힘들다는 곡소리가 들리고 소비자 사이에선 부담 전가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주문 폭증에… 배달 지연·거부 속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해당하는 방역 강화 조치가 시행됐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제과점 등은 24시간 내내, 술집을 포함한 일반음식점은 밤 9시부터 오전 5시까지 매장 이용이 금지됐다. 사실상 외식업계가 배달만 바라보는 처지가 된 것이다.

덕분에 배달업계는 호황을 맞았다.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에 따르면 2.5단계가 시행된 첫 주말인 지난달 29~30일 주문 건수는 전주(22~23일) 대비 8.8% 증가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서는 지난달 30일에만 주문 건수가 전월 동기 대비 25.8% 늘었다.

거리두기 2.5단계 이전부터 배달 주문은 꾸준히 증가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1~8월 주요 배달 앱 결제금액(7조6000억원)이 지난 한해 총액(7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올 들어 무섭게 치고 올라온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제외된 수치로 실제 배달 앱 시장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디자인=김영찬 기자


하지만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배달 기사가 늘어난 배달 주문을 소화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배달 지연 사태가 속출했다. 통상 30분 정도 소요되는 배달 시간이 1시간 넘게 늘어났고 업주는 고객에게 사과는 물론 환불 조치를 취하느라 애를 먹었다.

심지어는 배달 거부 사태까지 벌어졌다. 배달 기피 지역이나 업종은 아예 대행기사가 잡히지 않는 식이다. 일부 배달대행업체는 이달부터 피자 배달 업무를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부피가 크고 모양이 쉽게 흐트러져 고객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배달 기피 현상이 다른 지역과 업종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배달료 ‘인상’… 업주·고객 ‘울상’



이런 상황에서 배달대행업계는 수수료 인상으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배달대행업계 1위 ‘생각대로’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담당하는 노원·동대문·송파·서초지사 등은 최근 배달 수수료를 500~1000원씩 인상했다. 경쟁사인 바로고도 지역별로 배달 수수료를 올렸다.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을 앞둔 지난달 29일 배달거리 500m당 기본 수수료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렸다. 기본 거리를 벗어난 이후에는 100m당 수수료가 100원씩 추가된다. 여기에 심야할증이나 날씨할증이 붙으면 요금은 1000원씩 올라간다.

배달대행업계에선 수수료 인상 조치는 인력 유출 방어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배달앱 업계가 인력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모션(할증 수수료)를 올리고 있기 때문. 하지만 업체 간 경쟁으로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피해를 입으면서 업계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식 자영업자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힘든 와중에 때아닌 특수를 입은 배달업계의 횡포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배달업계는 배달 주문이 늘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기며 배를 불리는 형국이다. 배달의민족은 주문 건당 6.8%의 중개수수료에 월8만8000원의 광고비를 따로 받는다. ‘요기요’의 중개수수료는 12.5%이며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각각 15%·5%다. 배달대행 수수료는 업체·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주문금액의 6~12%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 주문 폭증에 자체 배달을 실시하는 업주가 늘고 있다. /사진=뉴스1 DB

반면 외식업주의 상황은 악화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배달마저 녹록지 않게 돼서다. 이에 일부 업주는 울며 겨자먹기로 배달 팁이나 음식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기 성남에서 분식 장사를 하는 A씨는 최근 고객에게 받는 배달팁을 500원 인상했다. 배달대행업체 기본요금이 건당 3400원에서 4200원으로 800원 오른 데 따른 결정이다. A씨는 “최소 주문금액이 8000원인데 배달비 빠지면 남는 게 없다”며 “배달팁을 올리고 나선 주문 건수가 줄었다.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호소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는 B씨는 요즘 들어 배달 주문을 거부하는 일이 잦다. 배달대행 수수료가 오른 데다 심야할증·우천할증 등이 붙으면 팔고도 손해를 입는 경우가 있어서다. B씨는 “1만3000원짜리 주문에 배달료가 9700원이 나오더라”며 “결국 세트메뉴와 야간 배달팁을 50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배달대행업체에서도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라고 부추긴다. 생각대로 측은 안내문을 통해 “배달 수수료인상 부담을 업소에만 묻는다면 부담이 많이 될 것이니 배달팁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권유한다”고 안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행을 포기하고 직접 배달에 나서는 업주도 늘었다. 한 업주는 “월 300만원을 주고 배달기사를 직접 고용하려고 했지만 하려는 사람이 없다. 대행업체에서 건당 수수료를 받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어쩔 수 없이 전기 자전거로 직접 배달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배달앱 업계는 방문포장 활성화를 대책으로 내놨다. 배민은 포장주문 결제 시 식당이 카드사·PG사에 내야 하는 결제 수수료(약 3%)를 연말까지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요기요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는 기간에 한해 테이크아웃 기능 주문 시 중개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배달앱 업계는 방문포장을 통해 배달 과부하를 줄이면서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배달 대란’의 부작용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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