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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몇 번' 시키니… 쌓이는 '폐기물 산'

[머니S리포트-거리두기 격상에 터진 ‘배달 대란’④] 코로나발 '쓰레기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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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연이은 태풍까지 겹치면서 음식 배달 수요가 폭증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해당하는 방역 강화 조치 시행으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며 결국 ‘배달 대란’이 벌어졌다. 너나 할 것 없이 배달에 뛰어들고 있지만 배달 수수료 인상에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쓰레기 문제까지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코로나 시대가 만든 배달대란의 민낯을 조명했다.
#1. 계란과 과일을 집 앞 마트에서 산다면? 원하는 제품을 고른 뒤 계산대에서 비닐봉지나 마트 장바구니에 한꺼번에 담아오면 된다.

#2. 같은 제품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배송시킨다면? 계란은 깨지지 않도록 ‘뽁뽁이’(비닐 에어캡)에 둘러싸이고 과일 역시 손상이 가지 않도록 개별 포장이 필수다. 다시 이 물건을 한꺼번에 넣을 수 있는 상자에 담긴 뒤 배송된다. “배(물건)보다 훨씬 큰 배꼽(포장)”.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3. 족발을 식당에 가서 먹는다면? 남는 음식물 쓰레기를 빼면 생기는 쓰레기라곤 손을 닦았던 물티슈와 냅킨 정도다.

#4. 같은 족발 메뉴를 배달 앱을 통해 주문했다면? 족발과 반찬은 각각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기고 서비스 국과 각종 야채·소스 등이 개별 포장돼 함께 온다. 여기에 플라스틱 숟가락과 나무젓가락 3~4개는 필수다. 한 가지 메뉴를 시켜먹어도 정리하고 나온 플라스틱은 봉지로 한가득이다.

경기도 용인시 재활용센터에서 직원들이 재활용품 선별을 위한 파봉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DB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언택트(비대면) 소비패턴 변화. 온라인 쇼핑과 배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그늘이 존재한다. 소비가 꽁꽁 얼어붙다 보니 어떻게든 돈을 쓰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쌓이는 포장쓰레기는 이들의 성장과 등락을 함께 하고 있다.



폐기물 배출량 848톤…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배달 주문이 많아질수록 늘어나는 쓰레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 역시 급증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일 플라스틱류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848톤. 전년 동기(734톤) 대비 15.6% 증가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는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린다.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폐기물 증가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4월에는 증가율이 4.9%에 불과했지만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고,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나오던 지난 6월에는 전년 대비 25.1% 증가하며 폐기물이 큰 폭으로 늘었다.

문제는 늘어나는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활용품 수출입이 통제된 데다 단가 하락으로 재활용품을 재활용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

재활용 업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폐플라스틱의 경우 ㎏당 20~50원에 단가가 형성돼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아예 가격을 책정할 수 없는 쓰레기로 전락했다. 오히려 재활용보다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서울의 한 폐기물업체 관계자는 “단가 하락은 물론 판로가 막혀 재활용품을 수거해서 가공한다고 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며 “폐기물은 쌓이는 데 처리할 방법은 없고 위기가 아니라 고사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관계자도 “폐플라스틱 가격이 계속 떨어져 폐기물을 선별·보관하는 비용이 외려 더 많이 드는 상황”이라며 “돈을 들여 쓰레기를 사서 보관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배달 부메랑… ‘2차 쓰레기 대란’ 또 올까



일각에선 ‘2차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2018년 4월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로 폐기물 수거 업체들이 폐비닐 수거를 거부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서 일회용 비닐 사용을 제한하는 등 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직장에서 배달 받은 점심 도시락/사진=뉴스1 DB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환경부는 지난 2월부터 식당·카페·패스트푸드점 등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다회용기 사용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식당·음식점은 밤 9시 이후, 카페는 모든 시간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면서 최근 들어 일회용품 사용은 더 많아졌다”며 “코로나19가 재확산될수록 배달 시장은 더 커지고 배달 주문이 많아질수록 쓰레기 역시 늘어나는 딜레마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곳곳서 ‘착한 포장’ 움직임… 시기상조 의견도



포장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 되면서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착한 포장’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 홈쇼핑 업체는 지난달부터 배송 상자 안에 의류를 포장하는 데 쓰는 비닐 포장재(폴리백)에 친환경 재생원료를 70% 이상 사용하기로 했고, 한 맥주 회사는 지난 4월부터 병맥주 포장 상자를 100% 재생용지로 바꿨다. 지난 5월 환경부는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와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등과 함께 플라스틱 사용량 20% 줄이기에 나서기로 협약했다.

환경단체에선 이런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당장 코로나19 방역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일회용 마스크’도 환경엔 독이 되고 있어서다. 지자체 역시 딜레마 상황에 놓여있긴 마찬가지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지금은 집집마다 일회용품 배출량을 줄여달라고 홍보하는 동시에 방역을 위해 배달과 포장 주문을 권하고 일회용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돌입한 만큼 일회용품을 줄이면서 방역도 강화할 수 있는 방역당국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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