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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되고 유튜버는 안되고?… '뒷광고' 애매한 경계

['유튜브 뒷광고' 뒤집기②] 미디어에 만연한데… 과연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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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유느님보다 유튜버.” 단순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일 뿐이던 유튜브가 광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꼬리가 돈줄 쥔 몸통을 흔드는 상황. 앞으로 광고시장은 광고주와 유튜버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유튜브 생태계가 커진 몸집에 비해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뒷광고(인플루언서가 특정업체의 대가를 받고 유료광고임을 표기하지 않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행위) 논란도 마찬가지. 유튜버는 광고판으로 전락한 유튜브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있을까. 실망과 배신으로 얼룩진 ‘유튜브 뒷광고 실태’를 점검하고 향후 길을 모색해본다
유튜버들이 영상에 광고·협찬 표기를 하지 않아 '뒷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뒷광고에 대한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1. 유튜버 쯔양이 ‘뒷광고’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가 평소 방송에서 즐겨 마시던 음료 ‘초록매실’이 조명받고 있다. 해당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웅진식품 측은 쯔양에게 경제적 대가를 제공하거나 영상에 초록매실을 노출해줄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 쯔양이 초록매실 마니아라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한참 뒤에야 고마움의 표시로 해당 제품을 선물로 무상 제공했을 뿐이라고 웅진식품은 설명했다. 

#2. 아카데미 4관왕(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는 농심의 대표 라면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한다. 당시 농심은 촬영에 쓸 라면 제품을 무상 제공했다. 이후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두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무상 제공은 같은데 시장에서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왜일까.

얼마 전 한 유튜버의 폭로로 시작된 ‘뒷광고’ 논란이 거세다. 뒷광고는 광고나 협찬을 받았으나 이 사실을 드러내지 않은 행위를 통칭한다. 뒷광고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인기 유튜버가 줄줄이 사과하고 은퇴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는 유튜버를 사기죄로 처벌하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 반면 일각에선 뒷광고 개념이 불분명하고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광고와 협찬은 다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9월1일부터 뒷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플루언서는 경제적 대가를 받고 관련 게시물을 올릴 때 ‘광고 글’ 등의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 이를 어긴 사업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뒷광고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뒷광고 기준 자체가 애매하다고 반발한다. 경제적 대가를 지급하는 ‘광고’가 아닌 물건·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협찬’의 경우 뒷광고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유튜버의 소속사 격인 대형 MCN(멀티채널네트워크) 관계자는 “화장품업계에서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뷰티 크리에이터에게 써보라고 선물을 보내준다”며 “이 경우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홍보할 의무가 없지만 제품이 좋으면 실제로 사용하곤 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메이크업 영상 등에 노출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가성이 아님에도 제품을 제공받았다는 이유로 광고 표기를 해야 하는지 애매하다”며 “브랜드 측의 선물까지 뒷광고로 묶인다면 어느 유튜버가 단순히 제품만 받겠냐. 어차피 뒷광고를 표기해야 한다면 경제적 대가를 받으려고 할 것이고 결국 유튜브에는 광고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고업계와 유통업계에서는 유튜버에게 무상 제공하는 협찬은 경제적 대가성이 없기 때문에 뒷광고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초록매실' 마니아인 유튜버 쯔양은 웅진식품 측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뒷광고, 어디서 많이 봤는데?


범위도 애매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정위 개정안은 제재 대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트위치 등 1인 방송, 블로그·인스타그램 등 글과 사진 중심 매체를 겨냥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뒷광고는 유튜브 이전에 방송계와 연예계에서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마케팅 형태다. 생활정보 프로그램의 맛집 소개, 드라마와 영화 협찬, 연예인의 공항패션 협찬 등이 대표적이다.

가수 강민경도 최근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 사과하며 “협찬과 간접광고를 가볍게 생각했다. 연예인이란 직업 특성상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이해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예인에겐 일상적인 협찬이 유튜버에게는 뒷광고가 된 셈이다.

한 패션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이제까지 뒷광고라는 개념이 없었을 뿐 이미 방송가에는 만연한 현상”이라며 “국내 패션 대기업뿐 아니라 해외 명품업체까지 연예인에게 자사 옷을 입어달라고 찔러댄다. 이후 방송에 노출되면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을 돌려서 돈을 버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드라마에선 톱 여배우가 가방을 한번 들고 1200만원의 광고비를 받았다”며 “공항 갈 때 옷을 한 번 걸치기만 해도 급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받는다”고 귀띔했다.

가수 강민경은 최근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협찬과 간접광고를 가볍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미 연예계엔 뒷광고가 만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강민경 유튜브

온라인상에서도 뒷광고는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다. 과거 네이버 블로그에서 영향력을 가진 ‘파워 블로거’도 유튜버와 비슷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도 여전히 바이럴 마케팅은 빈번하다. 

이처럼 미디어 전반에 뒷광고가 만연한 상황에서 유튜브에 화살을 돌리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미 일부 크리에이터는 규제가 예고된 유튜브를 떠나 ‘틱톡’으로 넘어가는 ‘망명’을 택했다. 규제 사각지대인 곳을 찾아 또다시 협찬 표기 없는 먹방(먹는 방송)을 선보이는 상황이다.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광고업계에선 이미 수년 전부터 광고 같지 않은 광고, ‘네이티브 광고’(콘텐츠형 광고)를 발굴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그 결과 유튜브뿐 아니라 미디어 전반에서 이런 형태의 광고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정위 제재로 유튜브 뒷광고는 없어지겠지만 더 새롭고 교묘한 수법이 횡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뒷광고 대신 앞광고?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 멤버들이 PPL 제품을 대놓고 홍보했다. 이는 오히려 '앞광고'라고 불리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진='놀면 뭐하니?' 공식 인스타그램


일각에선 플랫폼을 옮겨 다니며 이어지는 뒷광고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앞광고’의 활성화를 제시한다. 대가성을 당당하게 드러낸 광고는 소비자 혼란을 방지하고 오히려 솔직한 이미지를 얻어 상품이나 상표, 회사에 대한 호감을 높일 수 있어서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이효리·비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의 제작비 마련을 이유로 특정 브랜드를 사용하는 모습을 대놓고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방영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선 안마의자와 이온음료 등을 대놓고 홍보해 되레 큰 호응을 얻었다. 극중에서 안마의자에 앉은 주인공이 아들을 향해 “15초 노출돼야 하니까 잠시만 기다리렴”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 장면 역시 소비자 사이에서 이슈로 소비됐다.

이 교수는 다만 “일부 예능에서 선보인 앞광고는 웃음코드를 담았기 때문에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광고에 대한 반감이 있는 시청자, 광고 같지 않은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들 사이에서 앞광고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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