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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음식 먹방' 아니고 '돈 먹방'… 누구 탓?

['유튜브 뒷광고' 뒤집기③] 영상제작자 만의 잘못일까… 책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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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유느님보다 유튜버.” 단순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일 뿐이던 유튜브가 광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꼬리가 돈줄 쥔 몸통을 흔드는 상황. 앞으로 광고시장은 광고주와 유튜버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유튜브 생태계가 커진 몸집에 비해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뒷광고(인플루언서가 특정업체의 대가를 받고 유료광고임을 표기하지 않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행위) 논란도 마찬가지. 유튜버는 광고판으로 전락한 유튜브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있을까. 실망과 배신으로 얼룩진 ‘유튜브 뒷광고 실태’를 점검하고 향후 길을 모색해본다
# 구독자 248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양팡’은 지난 3월 스포츠 의류브랜드 ‘푸마’ 매장에 들렀다. 매장 직원은 그를 곧바로 알아봤고 본사에 연락을 취해 즉석에서 홍보 차원의 협찬이 이뤄졌다. 양팡은 약 385만원어치의 제품을 선물로 받았다. 당시 이 모든 과정이 담긴 영상은 양팡의 영향력과 매장 직원의 기지, 푸마 본사의 통큰 협찬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조회수도 2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 하지만 이 영상은 ‘뒷광고’로 밝혀졌다. 최근 논란이 벌어지자 양팡은 “푸마 영상은 사전에 브랜드 측과 협의해 연출하고 진행한 콘텐츠”라고 정정했다. 이어 “뼈저리게 반성하고 뉘우치겠다”며 사과하며 유튜브 내 모든 게시물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반면 양팡에게 뒷광고를 의뢰하고 함께 영상을 기획한 푸마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드릴 입장이 없다”고만 말했다.

뒷광고 논란에 휩싸인 쯔양과 보겸, 양팡.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사과를 하고 일부는 유튜브를 떠났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양팡, 쯔양을 비롯한 인기 유튜버가 유튜브를 떠났다. 광고·협찬 사실을 숨긴 ‘뒷광고’ 논란에 덜미가 잡혀서다. 구독자들은 “이것까지 광고였어?” “돈이 그렇게 좋니” “치킨 먹방 아니고 돈 먹방이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사과문을 올리고 사죄 방송을 해도 이들의 거짓말에 배신감을 느낀 구독자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충성 구독자는 “신뢰를 잃었다”며 구독을 취소하는 등 차갑게 돌변했다.

반면 뒷광고를 제안하거나 광고를 제공한 업체와 이를 방관한 유튜브는 책임에서 한발 비껴있다. 광고 방송을 실제 리뷰 콘텐츠로 둔갑시키는 데는 광고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튜버 개인의 잘못과 책임으로만 전가되고 있다. 뒷광고 관행을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선 유튜버 개인뿐 아니라 광고주와 플랫폼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효과 볼 땐 언제고… 걸리니 '선긋기'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은 기업의 주요 마케팅 창구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유튜버의 홍보 파급력이 큰 데다 TV 광고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 “톱스타에게 5억원 주고 광고하느니 타깃이 정해진 유튜버에게 5000만원 주고 광고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문제는 업계의 과도한 마케팅이다. 유튜브가 광고판으로 전락했고 뒷광고를 묵인해온 광고주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다. BBQ는 보겸과 양팡 등 다수 유튜버에게 뒷광고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각 영상에 광고 표기를 하지 않은 사실을 몰랐다는 게 회사 측의 해명. 뒷광고 문제를 유튜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선긋기에 나선 것이다. BBQ 관계자는 “본사에서 ‘광고임을 숨겨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며 “본사 측 대행사와 유튜버 측 소속사가 협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조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갈비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는 뒷광고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유튜버 ‘도로시’가 올린 명륜진사갈비 매장 방문 영상에는 광고 사실이 표기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이를 알고도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점주에게 '20만원'씩 뜯고… "제품은 사용도 안해"




뒷광고를 위해 가맹점주에게 광고비를 걷은 악질 업체도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치요남’ 본사는 먹방 유튜버 보겸에게 뒷광고를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가맹점당 20만원씩을 걷었다. 이 과정에 가맹점주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반강제적으로 돈을 걷어 보겸에게 전해진 광고료는 총 6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치요남 한 점주가 공개한 유튜브 먹방 광고 일정. 치요남 본사는 이 광고를 위해 점주들에게 20만원씩 광고비를 받았다/사진=유튜브 캡처
한 점주가 공개한 치요남 유튜브 광고 일정에 따르면 ▲2019년 인기 유튜버 1위 ▲채널 조회수 6억6000만명 ▲채널 구독자수 391만명 등 보겸에 대한 소개와 크리에이터가 직접 시식을 진행하면서 브랜드 신메뉴 및 콘셉트를 노출할 것이라는 광고 내용에 대한 소개도 함께 게재돼 있다.

광고대행업체 한 관계자는 “큰 기업일수록 광고가 이미지 하락에 직격탄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문구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SNS 전담 마케팅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 관리하고 있다”며 “알 만한 기업이 뒷광고를 방치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영원히 들키지 않길 바랐다는 게 더 맞다”고 꼬집었다.

비단 식품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패션·뷰티업계에도 뒷광고가 판을 친다. 심지어 식품의 경우 유튜브가 직접 먹방을 진행하지만 화장품은 유튜버가 실제 사용하지 않아도 노출 시간에 따라 보수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광고 단가도 훨씬 높다. 한 유명 뷰티 유튜버의 경우 회당 억대의 광고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 기만의 정도로 보면 패션·뷰티가 식품보다 심하지만 이번 뒷광고 논란에선 잠잠하다. 패션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실제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소비자가 뒷광고임을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구글·MCN 나몰라라… 현행법상 단속 못해




상황이 이런데도 BBQ, 치요남, 푸마 등 뒷광고 논란의 중심에 선 업체들은 ‘나 몰라라’ 태도를 보인다. 플랫폼 사업자인 유튜브도 책임이 있는 당사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등이 방송광고 송출에 책임을 지는 것과 같은 맥락.

하지만 방송사와 달리 유튜브는 제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일반 광고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규제를 받지만 유튜브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돼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는다. 유튜브가 ‘광고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되는 배경이다.

구글 CI/사진=뉴시스
이번 뒷광고 논란에서도 구글은 ‘광고정책 공지’로 책임에서 물러나 있다. 구글은 광고정책에 따라 유튜버에 동영상 내 ‘유료 프로모션’임을 표기하도록 한다. 강제성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태에 가깝지만 이 규정을 공지했다는 이유로 구글은 개별 유튜버가 뒷광고 논란을 일으켜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유튜버와 제휴를 맺어 그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주는 ‘다이아TV’, ‘샌드박스’ 등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유튜버 소속사라 불리는 MCN은 그들에게 교육이나 잠재적 고객 개발 등 성장에 도움을 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 실제 이번에 뒷광고 논란에 사과했던 일부 유튜버는 유명 MCN 샌드박스 소속이다.

유통업계 한 임원은 “이번 뒷광고 파장은 누구 하나 책임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유튜버 개인만큼이나 그들을 필요로 하는 광고주, 그들을 관리하는 MCN, 그들이 올리는 수익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구글 등 모두의 근본적인 의식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법도 법이지만 자율적으로 심의하는 기구가 필요해 보인다”며 “시장경제체제를 법으로 규제하기 시작하면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잘못된 건 맞지만 잘할 수 있는 건 키워주는 게 중요한데 이 부분을 자율심의위원회에서 담당하게 하면 유튜브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모두 살리고 보완하는 방안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설아 ·김경은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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