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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담배 파는 구멍가게?… 돈 되는 건 다 있다

[‘32살’ 편의점 만능시대②] 오프라인 죽어나는데… 잘나가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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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이는 업태가 있다. 편의점이 바로 그 주인공. 기본적인 생필품 판매는 물론 택배·배달·세탁·금융·보험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장착한 덕분에 편의점은 지난 32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편의점업계의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이제 편의점은 단순 소매점을 넘어 생활 종합 플랫폼이자 ‘인싸’들의 집합소가 됐다. 그야말로 ‘편의점 만능시대’다.
#1 “뭐든 다 있다, 다 된다!” 자취생활 10년차 손민혁씨(39)는 편의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편의점은 어느덧 그의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아침 출근길 삼각김밥 하나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모닝커피를 구입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머니 사정이 얇을 땐 3000원짜리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도 한다.

#2 급하게 무언가 필요하거나 어떤 것을 잃어버렸을 때도 편의점에 가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현금서비스는 기본이고 휴대전화 충전, 소화제와 여행용품 등은 물론 속옷, 와이셔츠까지 구매 가능하다. 어디 그뿐인가. 택배를 보내고 찾는가 하면 세탁물을 맡기기도 한다.

#3 손씨는 “몇 년 전만 해도 편의점에선 담배와 간편식 정도만 구매했는데 이제는 즉석에서 빵도 구워주고 커피도 내려주고 간단한 약까지 안 파는 게 없는 것 같다”며 “나처럼 자영업을 해서 출퇴근이 일정치 않은 사람이나 학생, 자취생에게는 특히 고마운 존재”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하이웨이주유소점./사진=머니S
진화는 끝이 없다. ‘슬러시’(과일 샤베트)와 ‘걸프’(구매한 컵에 직접 따라 마시는 음료)로 대변되던 편의점에서 현재 취급하는 상품 종류만 해도 3000가지가 넘는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판매하는 곳만이 아니다. 공간이 소규모로 한정돼 있는 편의점의 영업 특성상 무조건 제품 수만 늘리는 게 정답이 아니기 때문. 그 대신 역할과 기능을 무한대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세탁에 타이어 교체까지… 생활만물상으로 



편의점이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본격화한 건 1990년대 후반이다. 1997년에는 LG25(현 GS25)와 훼미리마트(현 CU)가 전기료, 전화료 등 공공요금 납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0년에는 편의점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입출금, 잔액 조회 등 간단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2001년에는 택배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편의점에서도 택배를 보낼 수 있게 됐다.

편의점이 친숙한 업태로 변신하는 사이 1인 가구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2007년 전국 편의점 점포수가 최초 1만개를 돌파했다. 2011년엔 2만개를 넘어서면서 매출액 10조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고 2015년 3만개, 2018년 4만개를 돌파하며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편의점은 곧바로 1인 가구 ‘혼밥족’을 공략해 나갔다. 도시락, 삼각김밥 등 다양한 식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1인가구를 위한 무인택배함, 물품보관소 역할까지 자처했다. 휴대전화 충전은 물론 교통카드 충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다.

최근엔 편의점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 배달, 모빌리티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선보이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모델이 GS25 앞에서 우리동네딜리버리 배송 홍보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GS25
GS25는 주류 택배, 공공요금 수납, 하이패스 충전, 세탁물 서비스, 온라인 쇼핑몰 결제 대행 서비스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부터 AI로봇 배송, 유망 푸드 스타트업 전략적 투자까지 종횡무진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넥센타이어와 손잡고 타이어 렌탈 서비스 상품 판매도 개시했다. 전기차 충전,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금 수납, 하이패스 충전 등에 이은 모빌리티 서비스로 ‘우리 동네’ 미래 자동차·에너지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세탁서비스업체 ‘세탁특공대’와 손잡고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서 세탁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 음성 통화와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월 3만원대 GS25 무제한요금제 2종도 선보였다.

배달 플랫폼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GS25에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일반인이 배달해 주는 사업인 ‘우리동네딜리버리’(이하 우딜)를 시범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우딜은 ‘우리동네 착한 친환경 배달’을 지향하며 실버 세대, 주부, 퇴근길 직장인 등 누구나 시간과 횟수에 제한 없이 우리동네 배달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편의점 배달 플랫폼 비즈니스다. GS25는 LG전자와 손잡고 로봇을 통해 배송하는 서비스도 론칭할 예정이다.



무인편의점 강화… 저축 프로모션 까지 



세븐일레븐은 미래형 무인 스마트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확대로 새로운 편의점 쇼핑문화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부응하고 편의점 원래 가치인 24시간 운영으로 야간과 주말의 가맹점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편의점 모델이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전국에 총 22개 시그니처 매장을 도입 중이며 이중 가맹점도 20개로 늘어나며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로 첫발을 내딛었다. 인공지능결제로봇 ‘브니’를 통한 셀프 계산 시스템과 ‘디지털 스마트 담배자판기’도 만나볼 수 있다.

CU도 점포 내 택배기기 등을 통해 언택트(비대면)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짐 보관 서비스 ‘마타주 셀프 접수’, 세탁서비스, 오피스 플랫폼으로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인복합기 서비스, 잔돈 저축앱 ‘티클’·삼성증권과 협업한 ‘잔돈 10% 추가 저축 프로모션’ 등 제공 종류가 다양하다. 무인복합기 서비스는 전국 500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고 복사·팩스·스캔은 물론 주민등록등본 등 전자 문서를 인쇄·전송할 수도 있다.

CU 관계자는 “CU는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을 넘어 생활 속 멀티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금융 등 스타트업과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휴 중이며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집객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편의점이 현대판 ‘만물상’으로 진화하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 혼자 사는 20· 30대뿐 아니라 접근의 편리성이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층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저서 ‘편의점 사회학’에서 “일본의 경우 노인을 위한 도시락 배달이나 생필품 택배 서비스, 점포 내 조제 약국 설치 등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한국에서 편의점은 곧 노인 복지 정책의 공간적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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