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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로잡은 배민, 죠스푸드와 함께 K푸드 런칭사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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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키친이 조리공간부터 식자재 확보까지 지원, 상권 분석해 영업도 도와
배민 특유 B급 마케팅 외국서도 통해…베트남서 죠스떡볶이 하루 300건 주문

# 외식업체 (주)죠스푸드의 백 모 차장은 지난해 8월, 베트남에 도착했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등의 브랜드로 국내 분식업계에서는 자리를 잡았지만 해외 시장 개척은 만만치 않았다.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치민을 거점으로 현지 입맛을 공략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했다. 음식을 어느 공간에서 조리해서, 어떻게 주문을 받고, 현지 종업원 고용과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든 게 캄캄했다.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배민키친 1호점 외경(왼쪽)과 현지에서 판매중인 죠스푸드 메뉴 (우아한형제들 배민 제공)

막막하던 베트남 사업은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우형)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으면서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호치민에 공유 주방인 ‘배민키친’ 오픈을 준비하면서 죠스푸드에 입점을 제안해왔다. 

공유주방에서 떡볶이, 김밥 등을 조리해 배달 앱을 통해 판매하면 비용 부담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구나 오토바이 문화가 발달한 곳이라 배달을 통한 판매는, 입맛만 사로잡을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후 우형 베트남 법인은 죠스푸드와 배민키친 설계 과정을 함께했다. 입점업체가 가장 편한 동선으로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조리시설을 배치했다. 배민 측은 떡볶이나 김밥에 필요한 현지 식자재 업체를 물색해주고 베트남 시장 특성이나 현지 식습관, 식문화에 대한 정보도 죠스푸드와 공유했다. 현지 직원 교육과 메뉴 개발, 포장용기 고민도 해결해줬다.

백 차장은 "배민키친이 현지 진출 애로점을 해결해주면서 죠스푸드는 온전히 현지 입맛을 사로잡을 음식을 조리하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민이 베트남 음식 배달 사업에 안착하면서 국내 외식업체의 해외 진출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6월 호치민에서 'BAEMIN'이란 이름으로 음식 배달 앱 사업을 시작했다. BAEMIN 사업이 확장되면서 ‘배민키친’도 잇따라 선보였다. 배민키친은 조리시설을 갖춘 여러 개의 주방을 한곳에 모은 공유 주방 서비스로 이곳을 이용하면 보증금, 임대료 같은 초기 투자비용 없이 외식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 

여러 입점업체가 식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해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 우형 측은 “배민키친은 처음 외식사업에 뛰어드는 분들에게는 진입 문턱을 낮춰주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사장님들께는 비용과 업무의 부담을 덜어드린다”고 설명했다.

죠스푸드의 경우, 우형 베트남 법인과 6개월간 현장 실사를 진행하면서 호치민 1군 상권(한국인이나 관광객들보다 현지인들을 주로 상대하는 상권)에 공유주방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이어 최신 설비를 갖춘 주방, 현지인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 식자재 현지 조달 등의 지원이 이어졌다. 현지인 채용과 교육, 매장 홍보, 복잡한 현지 행정절차 등도 배민을 통해 해결했다.

배민과 손잡고 베트남 공략에 나선 죠스푸드는 지난해 11월 론칭 후 하루 평균 주문수 150~300건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죠스푸드 외에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아띠제도 배민키친에 입점하면서 현지 매출이 늘고 있다. 

백 차장은 "국내 프랜차이즈들의 맛 경쟁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지만 해외에서 음식을 조리하거나 판매하기는 쉽지 않아 글로벌 진출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에서 사업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K푸드도 한류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진출하려는 한국 음식점들의 문의가 늘면서 배민키친도 거점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6월 호치민 2호점을 낸데 이어, 올 하반기 호치민 3·4호점, 하노이 1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배민이 배민키친을 잇따라 열 정도로 베트남 푸드 딜리버리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것은 배민 특유의 ‘B급 감성’ 마케팅이 현지에서 주목 받으면서다. 베트남에서 배달 앱 ‘BAEMIN’의 이름이 처음 알려진 건 지난해 8월 출시한 시장가방이 계기가 됐다. 

우형 현지 법인은 베트남 문화와 정서를 파악해 ‘세뼘짜리 가방’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에코백을 출시했다. ‘세뼘짜리 가방’은 베트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가방의 이름이다. 이 제품은 나오자마자 베트남 인플루언서가SNS에 들고 나올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BAEMIN도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 초 베트남 새해 명절 ‘뗏(Tet)’을 맞아 내놓은 세뱃돈 봉투는 BAEMIN이 베트남 내에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베트남 법인은 봉투에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 마”,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세뱃돈을 받지” 같은 문구를 새겨 넣었다. 

속으론 말하고 싶지만 겉으론 말하지 못하는 B급 감성의 문구를 새긴 이 봉투는 하루 1,000장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SNS에서 회자되고 카피 제품들이 쏟아져 나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굿즈 외에 도시 곳곳을 누비는 라이더의 복장도 베트남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배달가방에는 “뜨겁습니다! 지나갈게요!”, 우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음식을 지키겠다!” 등의 재미난 문구를 새겨 푸드 딜리버리 서비스에 친근함을 느끼도록 했다. 강렬한 햇빛에 노출되기를 꺼리는 현지 정서를 고려해 전신을 가릴 수 있는 의류를 제작해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나눠주면서 호응을 얻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 해외사업부문 인기완 상무는 “배민 특유의 마케팅 기법이 다른 나라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베트남 사업의 가장 큰 수확”이라며 ”한국에서처럼 BAEMIN을 베트남 국민 앱으로 성장시켜 K푸드가 해외로 진출하는 창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플랫폼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이 해외에서 동반 성장할 길을 연다는 각오로 해외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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