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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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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전통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20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이 북적이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가게마다 마스크를 쓴 손님들로 북적였고 상인들은 신이 난 듯 목청을 높였다. 곳곳에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이란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채소가게 상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재난지원금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효과를 내고 있다.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돕고 내수 진작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실제로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골목상권이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재난지원금 풀리자 골목상권 ‘활기’



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주요 유통 채널의 매출 변화가 나타났다. 다만 업종별로 희비는 엇갈렸다. 동네마트와 편의점에선 매출이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선 매출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었다.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여부가 희비를 가른 셈이다. 

재래시장에는 방문객이 증가했다. 동네마트와 식당, 미용실, 의류·잡화점, 안경점 등에도 방문객과 매출이 느는 추세다. 서울 은평구의 동네마트의 경우 지난 13일 전후로 매출이 10%가량 증가했다. 이 마트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하기 위해 대형마트 대신 동네마트를 찾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음식점에선 매장과 배달 이용 고객이 동시에 늘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 13~18일 ‘현장 결제’가 전주 같은 기간(6∼11일) 대비 144% 증가했다. 재난지원금은 앱으로 결제 시 사용 불가하지만 배달기사를 만나 현장에서 결제할 경우 사용이 가능하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골목상권에 훈풍이 불고 있다. 서울의 한 옷가게에 재난지원금 사용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고가 상품 소비가 늘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하나로마트에선 한우 판매가 대폭 늘었다. 지난 4~10일 5억5000만원이던 한우 일일 평균 판매량은 지난 11~17일 8억6600만원으로 올랐다. 고깃집과 정육점에서도 한우 판매가 늘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13~17일 고가에 속하는 양주가 29.4%로 주류 중 가장 높은 매출 증가를 나타냈다. 고가의 아이스크림 역시 19.4%로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6%포인트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 여력이 늘고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 구매 비중이 적은 식재료와 과일·채소도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일상생활 소비의 접점에 있는 편의점이 주 소비채널로 떠오른 것.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첫 주말인 17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주 같은 요일(6~10일)과 비교해 생필품과 식료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생활용품과 가정용품은 각각 13.6%, 24.0% 올랐다. 냉장식품과 냉동식품도 각각 10.3%, 13.8% 증가했다. 

재난지원금은 오는 8월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선 재난지원금을 통한 소비 활동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가맹점의 매출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인 식료품 및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주수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이 가른 ‘희비’… 형평성 논란도


같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라도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에선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한 반면 GS더프레시(구 GS슈퍼마켓)에선 사용 가능하단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GS더프레시 점포에 붙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안내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지원금 사용 제한 업종은 울상이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고객마저 편의점과 동네마트 등 유사업종에 빼앗기고 있어서다. 

실제로 편의점 매출이 느는 동안 대형마트 매출은 감소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13~17일 쌀(8.2%), 라면(7.2%), 돼지고기(6.1%) 등의 매출이 줄었다. 해당 제품군은 코로나19 사태로 식료품 수요가 늘면서 소비가 증가했던 품목이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편의점과 동네마트에 수요를 빼앗겼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대기업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건 이중잣대”라며 “대기업인 농심이나 CJ가 만드는 라면과 햇반은 구매할 수 있는 반면 농축산어가에서 나온 신선상품은 대형마트에 납품한다는 이유로 판매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업종이라도 재난지원금 사용에 따른 희비가 엇갈린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경우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에선 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하지만 동일 업종인 GS더프레시(구 GS슈퍼마켓)에선 사용이 가능하다. 노브랜드, 이케아 등 대형 유통업체도 사용처에 포함돼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엉뚱한 재난지원금 사용처는 이런 논란에 불을 붙였다. 백화점 내에 입점하지 않은 명품브랜드 매장이나 성형외과 등에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재난지원금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에선 “재난지원금으로 성형수술, 시술이 가능하다”고 홍보해 ‘꼼수’ 소비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용처 간 형평성 논란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개별 가맹점을 넣고 빼고 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6호(2020년 5월26일~6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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