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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출범 한달… 기존 고객도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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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7개 계열사를 한데 모은 온라인쇼핑 통합 플랫폼 '롯데온'이 출범 한달을 맞았다. /사진=롯데쇼핑

‘5점 만점에 2점’. 출범 한달을 맞은 ‘롯데온(ON)’의 성적이다. 지난 한달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롯데온 애플리케이션이 받은 별점은 평균 1점. 그나마 롯데온으로 개편되기 전 ‘롯데닷컴’ 앱이 받은 별점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전체 점수를 끌어올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도 불리는 롯데온이 이처럼 형편없는 점수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왜 만들었나”… 고객 이탈 러시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롯데홈쇼핑·하이마트·롭스 등 롯데그룹 7개 계열사를 한데 모은 온라인쇼핑 통합 플랫폼이다. 롯데쇼핑이 2018년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한 뒤 총 3조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유통 공룡’ 롯데가 지난 2년간 칼을 갈아 만든 결과론 날카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온이 베일을 벗은 건 지난달 28일. 서비스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서버 트래픽 과부하 문제로 사이트가 먹통이 된 것. 당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던 롯데온은 2시간30분이 지나서야 정상화됐다. 

이후에도 문제는 이어졌다. 앱 이용 도중 구동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가 하면 주문 상품이 누락되는 등 검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단계마다 오류가 발생했다. 롯데온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종합하면 서비스 한달 차인 현재까지 ▲검색 오류 ▲주문 누락 ▲오배송 ▲고객센터 불통 ▲반품불가 등의 피해 유형이 나타났다. 

특히 롯데닷컴, 롯데마트 등 개별 플랫폼을 이용하던 기존 고객들의 불만이 컸다. 통합 전에 운영되던 각 플랫폼보다 제품 종류가 줄어들었고 로그인과 결제 단계가 복잡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롯데온에 입점한 유통사가 상품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주문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롯데온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회원 등급이 초기화된 점도 문제가 됐다. 기존 롯데닷컴에서는 가장 높은 등급인 ‘플래티넘+’ 고객에게 6개월 동안 전 상품 무제한 무료배송과 7% 할인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사전고지 없이 롯데닷컴을 롯데온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등급을 초기화했다. 

논란이 일자 롯데온은 지난달 29일 기존 롯데닷컴 플래티넘+ 등급 고객에게 무료배송권 5장과 3% 할인쿠폰을 1장을 증정했다. 다만 쿠폰 사용기한이 이달 31일로 제한된 데다 기존 등급 혜택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고객들의 불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고객 이탈 조짐도 나타난다. 기존 혜택이 사라진 마당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온라인상에는 롯데온을 이용하지 않겠다거나 이미 탈퇴했다는 기존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10년 이상 롯데닷컴 플래티넘 등급을 유지해온 김현옥씨는 “등급 혜택은 사라지고 불편함만 늘었다. 앱 구동속도도 느리고 장바구니는 번번이 초기화된다”며 “다른 쇼핑앱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온에서 계열사 온라인몰로 이동하려는 경우 오류가 발생한다(사진 왼쪽). 롯데온에서 상품을 클릭할 경우 '상품 정보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롯데온 캡처


통합 데이터, 점포 인프라… 전략 통할까 



그동안 롯데쇼핑은 이커머스시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쿠팡이나 이베이코리아 등 이커머스업체는 물론 유통 맞수인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에 비해서도 늦은 출발선에 섰다. 롯데온이 선발주자들을 앞지르려면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 

롯데온이 내세운 무기는 ‘개인화 솔루션’이다. 롯데온은 계열사 통합 멤버십인 ‘롯데멤버스’ 회원 3900만명의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행동과 상품 속성을 400여가지로 세분화했다. 이를 통해 고객 개개인에 맞춘 상품 추천을 제공한다. 

특히 온·오프라인 구매 데이터가 통합 분석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기존에는 특정 고객이 롭스에서 립스틱을 구매해도 롯데닷컴 인공지능(AI)은 계속 립스틱을 추천했다. 고객의 구매 여부를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이 롯데백화점에서 수영복을 구입하고 롯데마트에서 선크림을 구매했다면 롯데온에서는 물놀이 용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다만 아직까진 이 같은 서비스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업체 대부분 구매 내역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롯데온이 다른 사이트에 비해 차별화된 점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롯데온의 또 다른 경쟁력은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이다. 전국 1만5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롯데온과 긴밀히 연계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삼아 다양한 형태의 배송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롯데온은 ▲주문후 1~1시간 30분 내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롯데백화점·마트의 ‘바로배송’ ▲롯데슈퍼의 신선식품 ‘새벽배송’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가져오는 세븐일레븐의 ‘스마트픽’ 등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배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쿠팡, SSG닷컴 등 이커머스업체들이 배송을 위해 대형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다만 아직까지 배송 시스템은 각 계열사가 별도로 운영 중이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배송 시스템 통합에 따른 가시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온의 O4O전략은 롯데쇼핑이 추진하는 구조조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롯데쇼핑은 앞으로 5년 동안 200여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대대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롯데온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조원에 그친 온라인 매출을 2023년까지 2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년 동안 준비한 것 치곤 아쉽다”면서도 “롯데가 유통을 오래 했고 그룹차원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만큼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직매입뿐 아니라 오픈마켓까지 하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많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롯데온만의 특징은 돋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의 수준이 다른 업체와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오프라인 점포를 통한 배송이 시작되면 물류 비용을 절감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6호(2020년 5월26일~6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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