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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샐러드’ 하나로 수십억대 매출 올린 두 청년

이운성, 장지만 스윗밸런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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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성(왼쪽), 장지만 스윗밸런스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에피타이저 혹은 사이드 메뉴, 다이어트용, 값비싼 풀떼기…. ‘샐러드’를 둘러싼 통념들이다. 이런 통념에 도전한 청년들이 있다. 샐러드 하나로 수십억대 매출을 달성한 샐러드 전문기업 ‘스윗밸런스’ 이야기다. 이운성, 장지만 스윗밸런스 대표를 만나 샐러드시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창업 동아리에서 ‘억대 매출’ 기업으로



“교내에는 샐러드를 사 먹을 데가 없다.”

2014년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이 대표는 모의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여자친구의 말을 떠올렸다. 샐러드는 다이어트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때다. 이 대표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샐러드 판매에 나섰다. 그것이 두 청년의 인생을 바꿨다. 

당시 같은 과 선후배이던 이 대표와 장 대표는 창업 동아리에서 ‘10만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10만원으로 3주간 사업을 벌여 더 많은 수익을 내는 팀이 이기는 프로젝트다. 둘은 샐러드를 팔아 180만원의 수익을 냈고 동아리 내 2등을 차지했다. 

이들이 샐러드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이로부터 1년 후. 2015년 10월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스윗밸런스’라는 이름의 샐러드 전문점을 냈다. 이 과정에서 두 대표는 대기업 인턴십과 두번의 창업을 경험했으나 돌고 돌아 정착한 건 결국 샐러드였다. 앞서 동아리에서 한차례 성공을 맛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리와 실제 사업은 천지차이였다.

장 대표는 “1년 정도는 고생을 했다. 하루 종일 정말 힘들게 일해도 매출이 20~30만원밖에 안됐다”며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읽어주지 않을까 해서 메뉴판을 영어로 만드는 등 착각에 빠져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1년 후 스윗밸런스는 일 매출 200~300만원을 내는 점포로 커졌다. 샐러드라는 제품의 특징을 파악한 게 주효했다. 건강관리나 다이어트라는 목적성을 가진 소비자층, 반복 섭취하는 소비 패턴 등에 맞게 제품을 개발한 것.
이 매장의 성공을 시작으로 점포를 확장해 현재 스윗밸런스 매장은 20개로 늘었다. 

이뿐만 아니다. 스윗밸런스는 단순히 샐러드 전문점 수준을 넘어선다. 자사 온라인몰을 갖춘 것은 물론 쿠팡, 마켓컬리 등 유통 채널에 샐러드를 납품한다. 또한 풀무원 같은 식품업체의 샐러드 제품 주문 제작을 맡기도 한다. 제조부터 유통, 판매까지 책임지는 샐러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 결과 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인 지난해 4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핸 160억원이 목표다. 

스윗밸런스 샐러드 메뉴. /사진제공=스윗밸런스
스윗밸런스 온라인상품 프리미엄 6종. /사진제공=스윗밸런스



샐러드시장서 어떻게 살아남았나



스윗밸런스의 성공 비결은 업태 한계를 극복했다는 데 있다. 샐러드는 원재료의 유통기한이 짧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 또한 원재료를 손질하는 과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데 소비자가 인지하는 제품의 기대수준은 한없이 낮다.

이 대표는 “삼겹살집은 냉동 고기를 일주일에 한번씩 납품 받는 반면 샐러드 가게는 원재료 유통기한이 짧아 매일 매일 들어와야 한다. 물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샐러드 소비자 가격이 비싸다”며 “기후의 영향도 크다. 가락시장에서 4000원어치의 청상추가 여름 한철에 8만~9만원까지 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스윗밸런스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2017년 자체 공장을 설립했다. 공장에서 전처리 과정을 수행하면서 점포 인력을 대폭 줄였다. 또한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식자재를 연중 고정가에 받을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존에 비해 4분의 1 가격에 식자재를 공급받는다. 

장 대표는 “과거에는 10평짜리 매장에서 6명이 근무했다. 하루 종일 채소를 씻고 자르는 일을 했다”며 “이런 작업을 공장에서 처리하면서 이제는 1~2명이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을 갖추면서 스윗밸런스의 사업 분야도 확대됐다. 2018년부터 샐러드 완제품을 제조해 쿠팡·마켓컬리·SSG닷컴·오아시스마켓·헬로네이처 등 유력 신선식품 채널에 입점시켰다. 지난해 말부터는 풀무원·초록마을 등 브랜드의 샐러드 제품을 외주로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자사몰을 개설해 매월 40%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사몰에서는 고객들의 식단관리를 진행한다. 2~4주 기간 동안 식단관리를 신청하면 일주일에 2번씩 맞춤형 식단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장 대표는 “주기적으로 샐러드를 배송받는 고객들은 이 시장의 하드 유저다. 자사몰을 통해 이들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를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윗밸런스 공장. /사진제공=스윗밸런스



샐러드, 식탁의 주식될까


물론 아직까지 샐러드에 대한 국내 인식은 낮은 편이다. 비싼 돈을 주고 사먹을 만한 음식은 아니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두 대표는 샐러드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는 “5년 전만 해도 서울권에 샐러드전문점 점포수가 10개도 안됐는데 지금은 점포는 물론 브랜드도 많아졌다”며 “지금 샐러드는 20~30대가 주로 소비하지만 이들의 영향을 받아 언젠가는 식탁에서 샐러드를 만나볼 수 있는 시기가 올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샐러드를 포함한 신선편의식품 시장 규모는 2008년 600억원에서 2017년 1100억원으로, 10년간 약 20배 성장했다. 샐러드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스윗밸런스에 호재다.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업체에 스윗밸런스가 제조 파트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윗밸런스는 샐러드시장의 ODM(제조자 개발 생산)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장 대표는 “샐러드는 제조, 유통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품목이다. 기업에서 샐러드시장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진출하기에 부담을 갖는 이유”라며 “이런 기업들의 시장 진출을 도와줄수 있는 제조 파트너가 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스윗밸런스와 함께한다면 누구나 샐러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7호(2020년 3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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