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트랜드비자트랜드와 최근업계이슈를 심층분석 소개합니다.

[한물간 마트가 사는 법③] 점포의 변신… "마트서 빨래하고 운동한다"

기사공유
대형마트가 생사의 기로에 섰다. 과거 유통업계 절대강자로 시장을 주름잡던 분위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소비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손가락으로 쇼핑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는 온라인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고사 위기에 처한 대형마트는 살길 모색에 나섰다. 점포를 물류센터로 바꿔 배송에 힘을 주는가 하면 아예 점포를 없애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과연 대형마트는 살아날 수 있을까. (편집자주)

#.직장인 김 모씨의 주말
13:00 바쁜 주중을 보내고 늦잠을 잔 김씨는 미뤄논 일들을 하기 위해 겨우 몸을 일으켰다. 텅 비어있는 냉장고도 채워야 하고 밀린 빨래도 해야 하지만, 일단 평일 내내 움츠린 몸을 움직이기로 했다. 묵은 빨래와 침구들을 빨래가방에 넣어 홈플러스 잠실점으로 향했다.
15:00 홈플러스 잠실점 5층에 있는 헬스장에서 2시간 동안 개운하게 운동을 하고 나니 허기가 찾아온다. 먼저 지하에 위치한 코인 빨래방을 찾아 묵은 빨래들을 집어넣고 4층 식당가로 향했다.
15:50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다시 빨래방을 찾았다. 세탁이 끝난 빨래들을 모두 꺼내 건조기에 넣은 후 카트를 끌고 홈플러스 매장으로 들어갔다.
16:30 일주일 내내 텅텅 비어있던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아래 위층으로 열심히 돌고 나니 카트가 꽉 찼다. 계산을 하고 나와 빨래방으로 돌아가 뽀송하게 마른 빨래들을 빨래가방에 개어 넣고 주차장으로 가 쇼핑한 물건들을 차 트렁크에 실었다. 3시간을 넘게 있었는데 주차비가 공짜다.

(왼쪽부터)홈플러스 내부 풋살 파크, 더 스토리지 일산점, FC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중고차 무인 견적 서비스./사진=홈플러스
대형마트 공간이 다시 태어난다. 고객을 위한 운동장으로, 빨래방으로, 중고차 견적소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중. 온라인이 발달하면서 위축된 오프라인 매장들이 생존을 위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탄생되는 공간 테마는 ▲협업 ▲체험 ▲재생 ▲공유 ▲미래형 등으로 다양하다. 



“골프채 맡겨 놓고 장본다”


홈플러스는 이 중에 ‘공간 재생’이라는 콘셉트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 홈플러스는 매장 안팎의 유휴공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수익 극대화는 물론, 고객에 편의 제공을 통해 매장으로 다시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최근 선보인 공간재생 사례는 ‘홈플러스 더 스토리지’. 지난해 7월 홈플러스 일산점에 선보인 ‘더 스토리지’는 평소 고객들이 지나던 4층 주차장과 마트 이동 동선 상의 공간을 활용해 개인 물품을 보관, 관리해주는 개인 창고 서비스다. 

50평 규모의 공간에 물품 보관함 총 53개를 만들었다. 수납공간을 필요로 하는 개인과 기업은 물론,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나 골프, 서핑 등 부피가 큰 취미용품을 보관하기에도 적합한 공간이다. 도심 대형마트 내부에 있어 접근성이 높다는 것을 큰 장점이다. 

고객 반응은 초기부터 뜨겁다. 1호점인 일산점의 경우 현재 80% 이상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으며, 재계약률도 83%에 달할 만큼 고객 반응이 뜨거운 상황이다.

홈플러스 서면점에 자리를 잡은 더 스토리지 2호점은 현재까지 선보인 매장 중 가장 큰 약 211㎡(64평) 규모로 구성됐다. 기존의 스몰, 미디엄, 라지 사이즈 외 처음으로 1.6평 규모의 엑스-라지 사이즈까지 마련했다. 침대 매트리스 등 대형 가구 및 가전을 넉넉히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고차 무인 견적 서비스’ 역시 홈플러스가 공간재생을 통해 선보인 서비스다. 최근 중고차 거래가 일반화되고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홈플러스가 주차장의 일부 공간에 설치한 부스에서 차량 견적을 받을 수 있는 부가적인 고객 편의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3월 말, 홈플러스 3개 점포에서 시작된 ‘중고차 무인 견적 서비스’는 현재 기준으로 인하점, 계산점, 작전점, 인천청라점, 강서점, 김포점, 서수원점 등 10개 점포에서 운영되고 있다. 

샵인샵 형태로 운영되는 코인 세탁과 의류 수선 등의 편의 시설도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빨래나 의류 수선이 진행되는 동안 장을 보고 간단히 식사를 하는 등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마트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보다 편하게 빨랫감을 옮길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전국 109개 홈플러스 매장에 세탁편의점이 입점해 운영되고 있으며 의류 수선 코너도 107개에 달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공간재생 사례로 옥상을 활용한 홈플러스 풋살파크는 물론, 더 스토리지와 중고차 무인견적 부스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서 고객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공유 주방 및 오피스 등 대형마트가 시도하지 않던 공간재생 사업을 통해 고객 경험의 장을 마련하고 오프라인의 효용과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장이 모빌리티존으로…



이마트는 주차장을 셰어링카·렌터카·시승센터 서비스를 통합한 ‘모빌리티존’을 구성했다. ‘셰어링카’는 하루 이상 차를 빌리는 렌터카와 달리 차량 한대를 10분/30분/1시간 단위로 쪼개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공유경제 서비스를 뜻한다. 현재 이마트는 서울권 9개점을 비롯해 수도권 34개점, 지방 대도시 16개점 등 50여개 점에 ‘딜카’ 픽업존 설치를 완료했다.

이마트/사진=머니S DB
주차장을 활용해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인 ‘일렉트로 하이퍼 차저 스테이션’도 선보였다. 대상 지점은 서울 이마트 성수점과 킨텍스점(이마트타운)을 비롯해 광주 광산점, 제주점, 신제주점, 일렉트로마트 논현점 등이다. 2022년까지 전 지점에 차량 2200대가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초급속 충전소를 세울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온·오프라인 통합 풀필먼트 스토어를 통해 ‘고객의 냉장고’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바로배송’이 가능한 풀필먼트 구축 점포는 오는 3월 말 중계점과 광교점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 점포는 미래형 매장을 시험해보는 역할도 담당한다. M쿠폰 회원 전용 ‘스마트 카트’는 계산대를 이용하지 않아도 자체적인 상품 스캔과 간편 결제가 가능하다. 

각종 상품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가능한 ‘차세대 전자가격표’, 사용자의 편리함을 위해 대형 화면으로 제작한 ‘키오스크 무인 계산대’도 선보인다. 이외에도 매장 픽업 주문에 대해 상품 운반 기능을 수행하는 ‘자율주행 상품운반로봇’도 도입하는 등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위주 고객의 옴니(Omni) 전환(10만명 전환 기준)이 이뤄질 경우 월 54억원, 연 648억원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풀필먼트 스토어를 옴니 매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박세호 롯데마트 디지털전략부문장은 “ 온·오프라인 통합 풀필먼트 스토어는 고객의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설계한 매장”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시간에 맞춰 제공하는 고객 중심 매장 구현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7호(2020년 3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100 %
  • 0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