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트랜드비자트랜드와 최근업계이슈를 심층분석 소개합니다.

"문 닫을 판"… '코로나19 직격탄' 외식업주의 눈몰

기사공유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의 식당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 /사진=뉴시스DB

“식당 오픈 한달 만에 문 닫을 판이에요.”

지난달 서울의 대형 쇼핑몰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오픈한 자영업자 최모씨의 하소연이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최씨는 오픈 특수조차 누리지 못했다. 그는 “하루 매출이 20만원”이라며 “임대료도 못 낸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외식업계를 강타했다. 감염 우려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외식이 사라졌다. 특히 1~2월은 신년회나 동창회, 졸업 및 입학식이 몰리는 외식업계 성수기라는 점에서 업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예약 줄취소에 매출 ‘반타작’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첫 발생한 지난달 20일 전후 2주간 외식업소 600곳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업소의 85.7%에서 고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외식업체 10곳 중 9곳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셈이다. 

특히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에 위치한 외식업체는 유통시설 방문객이 크게 줄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오피스 상권의 경우 그나마 점심 손님은 유지되지만 저녁 모임이나 회식은 급감했다. 업주들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30~50% 감소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이모씨는 “하루 평균 예약 건수가 20~30건인데 줄취소되고 있다”며 “직장인들이 식사하는 밥집은 겨우 유지라도 되겠지만 약속이나 모임 위주인 우리 같은 업소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육모씨는 “점심에는 식사 손님이 있어 매출이 30% 감소한 데 그쳤지만 저녁에는 술 손님이 끊기면서 매출 절반이 날아갔다”고 토로했다. 

영세상인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109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실태조사에 나선 결과 소상공인 97%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매출 감소 규모는 50% 이상(44%)이 가장 많았고 30~50%(27.2%)가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식업주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메르스 확산 전인 2015년 5월 매출과 메르스 확산 이후인 6월 매출을 비교한 결과 외식업체 84.3%가 한달간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 감소폭은 34.3%였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외식업체들이 줄 폐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시장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업체들이 이중, 삼중고를 겪는 까닭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외식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덮쳤다”며 “마라탕 등 시장 트렌드에 따라 갑작스럽게 늘어난 업종이나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스1 DB

◆알바 줄이고 배달 늘리고

외식업계는 매출 타격을 줄이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단축 영업에 돌입하거나 인건비를 아끼는 식이다. 하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피고용주에 전가되는 상황이다. 

순댓국집 업주 육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있다. 그는 “손님은 줄어드는데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그대로라 힘에 부쳤다”며 “아르바이트생에게 당분간 출근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배달에 의존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외식 대신 배달을 택하는 고객이 증가한 데 따른 것. 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방문 취식 고객이 감소한 업소는 87.3%에 달했으나 배달주문이 감소한 곳은 37.5%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배달주문 감소 폭은 크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외식업체들이 배달앱 가입 문의도 증가하는 추세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배민라이더스’ 입점 문의 건수는 1054건으로 직전 같은 기간(829건) 대비 27.1%에 늘었다. 

배달주문 건수도 늘었다.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주문량을 분석한 결과 전달(1월3~5일) 주문량 443만건보다 11.3% 늘어난 493만건으로 나타났다. 

업계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달 말 투자·소비 활성화 등 전방위적인 1차 경기대책 패키지를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외식업을 돕는 마음으로 행사나 모임, 점심시간에 최대한 외부 식당을 이용해 달라”며 “사기 진작, 조직 결속 강화를 위한 저녁 회식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이를 통해 자영업·외식업의 어려움을 덜어 드리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외식업 지원 차원에서 정부·지자체 구내식당 휴무제를 직영 주2회, 위탁 주1회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국면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때는 3~4개월이 지나도록 매출이 절반도 회복이 안됐다”며 “코로나19가 지나가더라도 회복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건 빠르지만 돌아오는 덴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3호(2020년 2월25일~3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 0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