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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이후 길 잘못 든 풀무원,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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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식품은 지난해에만 ‘얇은피꽉찬속 만두’(얄피만두), ‘황금밥알 200℃ 볶음밥’, ‘노엣지·크러스트 피자’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냉동HMR시장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풀무원식품 냉동HMR제품 3종. /사진=풀무원

‘착하고 바른 먹거리’. 풀무원은 이 모토로 성장한 식품기업이다. 신선식품과 음료를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 급식, 샘물, 발효유 등 다양한 사업에 발을 뻗어 왔다. 이젠 연매출 2조원대의 거대 식품기업이자 ‘신선식품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화려함만이 풀무원의 전부일까. 뿌리부터 흔들리는 주력사업과 과대 마케팅으로 포장된 미국사업. 풀무원이 처한 현주소를 들여다본다.(편집자주)


‘바른 먹거리’ 풀무원의 위상이 흔들린다. 1981년 두부와 콩나물 판매로 사업을 시작한 풀무원은 현재 신선식품시장의 절대강자로 통했다. 1990년대부터는 우동, 냉면 등 생면사업을 시작하면서 냉장면시장을 주름잡았다. 하지만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이 같은 사업의 성장세가 최근 한계에 부딪혔다. 돌파구를 모색하던 풀무원은 뒤늦게 냉동식품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사업전망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신선식품으로 큰 풀무원, 내리막 걷나

풀무원은 신선식품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두부, 콩나물 분야 시장점유율은 50%에 가깝고 달걀 분야에선 80%를 차지한다. 우동, 냉면 등 냉장면 분야에서도 30%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강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신선·냉장식품사업의 전망은 밝지 않다. 주력상품인 두부는 이미 몇년 전부터 생산량이 줄고 있다. 농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국내 두부류 생산량은 2014년 41만톤에서 2018년 38만톤으로 감소했다.

국내 두부 소매시장은 2016년 이후 사실상 성장이 정체됐다. 2014년 4168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2016년 4418억원으로 성장했으나 2017년 4498억원, 2018년 4515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풀무원을 포함한 두부시장 빅3의 점유율도 2014년 77.8%, 2016년 75.9%, 2018년 74.9%로 하락세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 트렌드가 신선식품에서 가정간편식(HMR)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1인가구 증가와 ‘혼밥’ 문화 확산으로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는 까닭이다.

aT는 “1인가구 증가로 부엌에서 직접 요리하는 가정이 줄면서 요리용 두부 구매가 감소했다”며 “HMR이 발전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짐에 따라 식사대용 두부도 성장세가 정체됐다”고 분석했다.

생면시장도 주춤하다. 풀무원은 냉면제품 매출이 줄며 면류시장 점유율에 타격을 받았다. 냉면시장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오던 풀무원은 2015년 CJ제일제당에게 자리를 내줬다. CJ제일제당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29.8%에서 2015년 32.1%로 1위에 올라섰고 이후 줄곧 30%대를 유지하며 굳히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은 그동안 신선식품과 냉장식품에 올인했으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며 “특히 독보적 1등이던 냉장면의 경우 CJ제일제당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시장 지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후반 풀무원 식품 라인업. /사진=풀무원 홈페이지

◆늦깎이 냉동시장 도전… 성적은?

풀무원이 냉동식품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풀무원은 신선·냉장식품 정체기에서 냉동식품을 돌파구로 삼았다. 지난해 ‘얇은피꽉찬속 만두’(얄피만두), ‘황금밥알 200℃ 볶음밥’, ‘노엣지·크러스트 피자’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일단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다. 풀무원 ‘얄피만두’는 지난해 3월 출시 후 7개월간 1000만봉지 이상 팔렸다. 지난해 8월 선보인 ‘황금밥알 볶음밥’은 3개월 만에 130만 봉지가 판매됐다. 그 결과 지난해 냉동HMR시장에서 5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는 게 풀무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냉동시장에서 풀무원의 경쟁력이 미진해 현재의 흥행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얄피만두’는 흥행 정체를 보인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풀무원의 냉동만두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9월 20.8%로 정점을 찍은 후 ▲10월 18.2% ▲11월 17.8% ▲12월 17.6%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반면 냉동만두시장 1위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0%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냉동피자시장에서도 입지가 변변치 않다. 현재 오뚜기가 67%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2위 CJ제일제당이 24%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냉동밥시장은 CJ제일제당이 31.8%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중소업체 PB상품(23.1%), 풀무원(15.9%) 순이다. 이마저도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냉장식품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반면 냉동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풀무원은 이점을 파고든 것”이라면서도 “냉동HMR에 대한 연구개발(R&D)와 투자가 부족해 시장 경쟁력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냉동HMR시장 각축전, 살아남을까

HMR시장을 둘러싼 식품업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풀무원에겐 악재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HMR시장은 2013년 2조841억원에서 2017년 3조7909억원으로 성장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시장규모가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진천공장에 5400억원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늘리는 등 향후 3~5년간 HMR사업에 약1조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롯데푸드는 올해 930억원을 투입해 김천공장을 증축하고 HMR 생산라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신세계푸드, 동원홈푸드, 현대그린푸드도 생산기지 확충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풀무원은 HMR제품을 자사 설비가 아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외주를 맡기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건 장기적인 투자를 위함”이라며 “풀무원은 이미 재무건전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라 자사 공장을 투자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해석했다.

풀무원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8018억원으로 전년대비 9.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24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94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 폭이 269.3% 커졌다. 지주사인 풀무원의 매출은 2조3667억원으로 전년대비 4.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전년대비 22.4%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7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미래먹거리인 가정간편식으로 사업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이로 인한 투자비 증가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2호(2019년 2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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