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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에 웃고 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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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식품, 제약, 정책 등을 총망라한 산업계가 패러디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패러디 마케팅은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만 자칫 독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단순히 ‘임팩트’를 주는 데 집중하면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일부의 경우 상표권 위반 등 치열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며 치명적인 오점을 남긴다. 지식재산권 경쟁사회에서 상표권 분쟁은 그야말로 ‘세계대전’이다. 나라마다 내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예외 사례가 많은 만큼 논쟁 요소도 많다. 패러디 마케팅의 성공·실패 사례를 살펴보고 상표권 분쟁의 법률적 조언도 들어봤다.<편집자주>


식품, 제약, 정책 등을 총망라한 산업계가 패러디 마케팅에 웃고 운다. 패러디 마케팅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입소문을 타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하지만, 자칫 공감을 사지 못하는 시도는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일부의 경우 치열한 법적 다툼까지 이어지며 치명적인 오점을 남긴다.

제2의 전성기… 경쟁력 강화에 도움

패러디 마케팅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는 기업도 있다. 버거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적절히 구사해 성공한 사례다. 2016년 266개였던 버거킹 매장은 지난해 370여개로 늘어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경쟁 패스트푸드점 매장수가 정체기에 들어선 것과 대조된다는 평가다.

버거킹의 성공이 ‘사딸라’ 마케팅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사딸라는 드라마‘야인시대’를 패러디한 광고 캐치프레이즈로, 당시 김두한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씨의 대사로 소비자들에게 가격 경쟁력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며 판매로 이어졌다.

동국제약 인사돌, 디펫바이오 견사돌 제품사진./사진=각사
제약업계는 패러디 상품에 대해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다. 동물용 건기식업체 디펫바이오가 유명 의약품을 패러디해 판매하고 있어서다. 디펫바이오는 ‘견(犬)사돌’, ‘묘(猫)가탄’을 론칭하며 존재감 알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동국제약과 명인제약의 치주질환 보조치료제 ‘인사돌’, ‘이가탄’과 이름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과 동물용 건기식 영역은 동종업계가 아니므로 영업이나 마케팅에 문제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어 아직까진 별 다른 조치 없이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는데 패러디 제품이‘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비판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례가 단순히 일례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그동안 쌓아온 제품의 이미지를 망가트리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표절‧공감부족 비난… 공개사과까지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NS에 올린 ‘식약애몽’ 글을 올리고 저작권 침해 등의 이유로 논란이 불거지자 공식 사과했다. 식약애몽은 일본 만화 캐릭터인 ‘도라애몽’을 패러디한 캐릭터로, 중국‧일본 등 이웃나라의 새해음식을 친근하게 소개하는데 쓰였다.

하지만 이는 한일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부처가 굳이 일본 캐릭터를 패러디할 이유가 있냐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EBS 인기 캐릭터인 ‘펭수’의 패러디 캐릭터인 ‘펑수’를 공개했다가 표절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패러디 시도는 표절 의혹과 공감능력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한국 사회에 뿌리깊은 사회적 문제를 잘못 패러디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

롯데푸드는 SNS에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패러디한 ‘돼지바’ 홍보 사진을 올렸다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 여성이 ‘83년생 돼지바’란 제목의 책을 보고 있는 사진에 ‘사람들이 나보고 관종이래’란 글귀가 쓰여 있다. 돼지바 출시 연도(1983년)와 소설 속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란 문장을 패러디하면서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여성차별 문제를 담은 소설 취지와 달리 페미니즘을 비하했다는 이유에서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롯데푸드는 문제 사진을 삭제하고 담당자 연락처까지 적은 사과문을 올렸으나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패러디와 모방 한끗차…‘법적 공방’ 불사

자사 브랜드 명이나 기업이미지(CI)가 비슷한 경우, 동종업계 여부와 관련 없이 강경하게 대응하는 경우도 있다. 인지도를 지키기 위해 소송전을 불사한다.한미약품은 자사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정’의 이름값을 지키기 위해 ‘청춘팔팔’을 판매하는 건기식업체 네추럴에프앤피를 대상으로 한 소송전에서 승리했다.

특허법원은 이번 소송전에서 소비자가 발기부전‧성기능장애치료제로 등록된 팔팔정과 건기식 청춘팔팔의 상품 출처에 대해 오인·혼동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 한미약품의 손을 들어줬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팔팔의 식별력과 주지성 등에 다수의 건기식이 편승해 팔팔정의 명성이 손상될 수 있다”며 “이번 판결로 팔팔정의 고유성을 법적으로 인정받게 됐으니 향후 더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로고를 썼다는 이유로 법적 다툼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경우도 있다. 에너지음료 회사 레드불이 국내 자동차용품 업체 불스원을 상대로 낸 상표권 분쟁 소송은 2016년 시작한 이후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두 업체의 상표 모두 오른쪽을 향해 역동적으로 뛰는 모습의 빨간 소 모양이다. 이에 레드불은 불스원이 자사 상표를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러디 마케팅이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만 자칫 독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임팩트’를 주는 데 집중하면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패러디는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면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어 최적의 마케팅 수단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시의성이나 사회적 분위기를 감지 못하는 감수성이 다소 부족한 측면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아름 arhan@mt.co.kr  |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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