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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수’의 몰락… 흔들리는 21살 삼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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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한 살. 국내 생수시장의 절대강자는 ‘제주삼다수’다. 삼다수는 1998년 3월5일 첫 출시 이후 21년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평균 시장점유율 40%대. 고객만족도와 브랜드 파워 역시 1위다. 그만큼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국민 생수라는 얘기. 이는 청정지역인 한라산의 화산 암반수라는 브랜드 가치와 수질의 우수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제주 지역 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차별화 된 물 맛. 삼다수의 연간 생산량은 84만톤, 500ml제품으로 환산할 경우 9125억개에 달한다. 


#. 그랬던 ‘국민생수 위상’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시장 1위 자리를 노리는 생수업계 도전이 거센 가운데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 노조가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한 것. 파업이 한 두달 이상 지체된다면 공급 차질로 인한 타격이 예상된다. 여전히 삼다수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점유율 하락 속에 새 브랜드 생수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민생수 타이틀’도 장담할 수 없는 기로에 놓였다. 

12월30일 제주 삼다수 생산공장 정문 앞에서 제주도개발공사 노동조합이 파업 출정식을 열어 ‘경영진 퇴진’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_사진=뉴시스 우장호 기자
제주 삼다수가 몰락 위기에 놓였다. 점유율 하락 속에 공장 파업까지 겹치면서 생산중단 위기를 겪고 있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12월2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공사 창립 이후 24년 만에 이뤄진 최초 파업. 1995년 설립된 제주도개발공사는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0월 발생한 삼다수 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지난 2월 노조가 설립됐다.제주개발공사 노사는 성과장려금 지급과 야간근로수당 확대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오경수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파업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 사표가 수리됐다. 

◆멈춰진 공장… 감귤가공처리도 ‘불똥’ 


총파업으로 삼다수 생산 공장은 멈췄다. 아직까지는 기존에 확보한 물량으로 공급 차질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용량별 재고가 1.5ℓ 삼다수의 경우 65일, 2ℓ 삼다수는 72일 기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수준이어서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공급 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평소 판매량 등을 고려해 한 달 반 정도를 삼다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이 생수 비수기고 현재 삼다수 생산 라인이 정비 기간으로 가동되지 않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내륙에 삼다수를 유통·판매하는 광동제약도 당분간 판매할 만큼의 물량은 확보했다는 입장. 하지만 사재기 현상 등으로 판매량이 급증하면 한달 반 이내로 짧아질 수도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감귤가공공장이다. 공사는 감귤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감귤가공공장을 운영 중이다. 공장이 멈춰서면서 비상품 감귤 처리는 대혼란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올해 제주감귤 가격이 폭락했고 상품 규격 감귤까지 시장격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공용 감귤의 경우 하루 1500톤 가운데 개발공사가 처리해 온 양이 최대 700톤. 며칠만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그 누적 양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심각한 처리난이 우려된다.

강경구 개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은 “현실적으로 삼다수와 감귤가공공장 운영은 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 “감귤가공공장은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처리 문제가 매우 심각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점유율 뚝뚝… 고민 깊어진 삼다수


파업이 장기화되면 삼다수의 고민도 깊어진다. 삼다수는 현재 불안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한때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하던 삼다수 점유율은 최근 3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기준(닐슨 데이터)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삼다수가 39.8%, 그 뒤를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가 12.3%, 농심 백산수가 8.4%로 추격하고 있다.

후발업체들도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상황. 해태 강원 평창수, 코카콜라 휘오, 하이트진로 석수, 동원F&B 동원샘물, 풀무원샘물, 아워홈 지리산수, 정식품 삼천수 등이 대표적이다. 치열해진 경쟁 탓에 삼다수는 지난해 이어 올 1~9월까지 점유율도 38.3%로 4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다수가 빼앗긴 점유율은 경쟁사 제품이 흡수 중이다. 현재 국내 생수시장은 70개가 넘는 제조사에서 300여개의 제품을 판매할 정도로 치열하다. 특히 대형 유통업계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PB상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손쉽게 살 수 있다는 장점으로 삼다수를 위협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삼다수도 지난 10월 21년 만에 처음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점유율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다수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오리온까지 같은 제주도 수원지에서 생수시장에 진출했다. 

오리온 제주 용암수는 국내 판매 여부를 두고 제주도와 갈등을 빚고는 있지만 협의가 된다면 제주 기반의 생수인 삼다수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되는 셈이다. LG생활건강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청정 화산섬에서 솟아오르는 용천수로 생수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먹는 샘물 시장을 독점했단 시절과 달리 이제는 삼다수가 없더라도 이를 대체할 많은 선택지가 많아졌다”며 “최근 경쟁업체들이 점유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내부에서까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사 측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안팎의 상황을 볼 때 삼다수 생산 중단은 큰 위기다. 삼다수 점유율 하락은 지난해 10월 말 생산 공장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사고로 한 달간 생산이 중단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도외 공급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면서 같은해 12월 삼다수 점유율은 역대 최저인 34.8%까지 떨어졌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6호(2019년 1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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