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기] 프리미엄(2만2000원) vs 편의점 도시락(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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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시장이 급성장한다. 도시락은 더이상 ‘한끼 때우기’가 아닌 ‘즐거운 한끼’ 식문화로 자리잡았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저변이 확대된 도시락시장은 편의점업계가 뛰어들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물가 상승과 1인가구 증가 등으로 도시락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이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에 가성비가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요즘은 잘 차려진 한상 못지않은 프리미엄제품으로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추구)까지 챙기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도시락 케이터링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를 벗어나 소규모 기업 간 거래(B2B)로 확대되는 추세다.<편집자>
프리미엄 초밥 도시락. /사진=한아름 기자

점심시간에 샐러드 도시락을 샀다. 아삭아삭 씹히는 샐러드 맛은 나른한 오후를 물리치기에 더 없이 좋지만 어딘가 허전하다. 초밥을 추가 결제한다. 업무 능률을 올리려면 단백질 섭취도 필요할 것 같다. 총 점심값 2만2000원. 초밥 전문집 가격과 맞먹는다.

도시락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서 벗어나 ‘프리미엄’으로 진화하고 있다. 4000원대 주력상품에 이어 고급 식재료로 만든 프리미엄도시락도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도시락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왔는데 최근 들어 건강을 위해 프리미엄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메뉴가 다양해지고 있다. 기자가 프리미엄과 편의점 대표 도시락을 체험해봤다.

◆도시락은 분위기로 먹고 산다

프리미엄도시락카페는 멀리서도 눈에 띄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밝은 조명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위기 때문인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프리미엄도시락인 ‘훈제오리샐러드’와 ‘연어초밥’을 선택했다. “오~!”. 도시락 뚜껑을 열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방금 만든 것처럼 신선하다. 문득 도시락은 간편식이라 건강을 챙기기엔 좀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어는 두툼했으며 샤리(밥)가 많았다. 코스트코나 이마트에서 파는 초밥과 비슷하다. 초밥은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나쁘게 말하면 밋밋하다. 샐러드는 싱싱해 먹기 좋았다. 마치 5대 영양소를 모두 섭취한 듯 금세 건강해질 것 같다.

가격은 건강하지 않다. 초밥은 7000원~1만5000원대. 샐러드는 7000원대다. 평균가격은 일반음식점을 웃돈다. 프리미엄도시락 선호 열풍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처럼 작은 사치로 큰 만족을 추구하는 트렌드 중 하나가 아닐까.

프리미엄도시락 저변에는 편의점도시락이 자리하지만 기자는 그동안 편의점도시락은커녕 샌드위치도 먹어본 적이 없다. 가끔 들려오는 위생문제 때문이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세균이 99.9% 감소한다고 하지만 딱히 손이 가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하니 주변에서 ‘혜자’(양이 넉넉한) 도시락 몇개를 추천해줬다.

‘황금돈가스’ 도시락을 선택했다. 1980년대 경양식 스타일이라니 내 면역력을 믿고 도전할 만하다. 도시락 가격은 4800원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한끼를 먹고 싶을 땐 추천할 수 있겠다.

먹어보니 돈가스가 생각보다 두툼하고 양념도 잘 배어 그럭저럭 맛있다. 그런데 튀김옷이 눅눅하다. 방금 튀긴 것도 아닐 뿐더러 장기간 냉장 보관한 탓이다. 양념에 돈가스를 푹 적셔서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겐 추천한다. 바삭한 맛을 선호하는 기자에겐 맞지 않았다.

다만 아메리카노가 5000원을 호가하는 시대에 4000원대로 따뜻한 밥 한끼를 먹을 수 있는 점은 충분히 경쟁력 있어 보인다. 마치 편의점도시락이 직장인의 든든한 한끼를 책임지고 있는 듯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7호(2019년 4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arhan@mt.co.kr  |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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