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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톡] 8명이 커피 한잔… 무인점포 울리는 '얌체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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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무인카페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지난해 7530원 대비 10.9% 상승하면서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점주들이 '무인점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직원이 없다'는 허점을 악용하는 얌체족들도 있어 이를 막을 별도의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국제로봇연맹(IFR)은 2020년까지 의료·물류 등 서비스 전문 로봇의 시장규모가 270억달러(약 30조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사람을 대신하는 무인화주문기·잔디깎기 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로봇시장 규모도 같은기간 110억달러(약 12조3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인화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반의 채팅상담을 비롯해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패션업계 등 곳곳에서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으면서 시설만 이용하는 일부 얌체족 때문에 무인점포 점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8명이서 커피 한잔… 무인상점 아닌 '무임승차'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8명의 학생들이 커피 한잔만 주문한 채 단체테이블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지난 2일 기자가 찾은 인천의 한 카페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1500원 수준인 이곳은 직원 없이 운영되는 무인카페다. 테이크아웃뿐만 아니라 실내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보통의 카페와 같은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날 이 카페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8명의 학생들이 단체테이블을 점거(?)한 채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들 테이블 위에는 1500원짜리 '커피 한잔'만 놓여 있었다. 보통 카페의 경우 1인 1주문이 원칙이지만 무인카페 특성상 홀에 직원이 없다보니 이를 통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들이 자리를 차지한 동안 손님 두 팀이 카페를 찾았지만 자리가 없어 이내 발길을 돌렸다. 또 혼자서 공부하러 온 손님은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이들을 째려볼 뿐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어 보였다. 학생 무리 중 한명은 인테리어 장식을 실수로 망가뜨리기까지 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8명의 학생들이 테이블도 안 치운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진=류은혁 기자

이후 2시간 가까이 커피 한잔으로 카페를 이용하던 이들은 테이블도 안 치운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여기저기 쓰레기가 굴러다녀 다른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처럼 얌체족 때문에 무인점포 점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근에서 무인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최근에는 시설 이용이 아닌 추위를 피하기 위해 무인세탁소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여기도 엄연히 사업장이다. 심지어 배치된 종이컵을 통째로 가져가는 얌체족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장님 없는 코인노래방서 술마시는 '청소년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류은혁 기자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코인노래방이 청소년들의 일탈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각 방마다 CC(폐쇄회로)TV가 설치됐지만 사실상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 청소년들의 일탈을 막기는 어려워 보였다.

코인노래방에서 음주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 고등학생 김모군(18·남)은 "일부 학생들은 술을 먹기 위해 직원 없는 무인 코인노래방을 찾는다"면서 "이들은 술을 구한 뒤 페트병으로 옮겨 담아 사장이 없는 코인노래방에서 술을 마신다"고 밝혔다.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코인노래방을 비롯한 노래연습장에서는 맥주 등 일체의 술을 판매하거나 반입 자체가 금지돼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상주 직원이 없는 허점을 노리고 있다. 나아가 CCTV를 피하기 위해 페트병으로 옮겨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알코올 중독 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받은 10~19세 청소년 환자 수가 8000명에 달했다. 

이처럼 최근 청소년의 코인노래방 주류 반입과 음주 탈선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술 판매와 시설물 기준 위반 등 불법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얌체족 걱정 없는' 무인상점, 랩원오원

포스트 모던 데님 브랜드 랩원오원(LAB101)이 운영하고 있는 무인점포. /사진=류은혁 기자

모든 무인상점이 얌체족 횡포에 당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일 기자가 찾은 서울 합정역 인근의 한 의류 무인상점은 도난이나 얌체족의 걱정에서 자유로워 보였다.

포스트모던 데님 브랜드 랩원오원(LAB101)은 지난해 10월 서울 서교동에 첫 오프라인 플래그 매장을 무인상점 형태로 오픈했다. 시설관리를 위한 직원 외에 상주하는 직원 없이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매장으로, 고객은 입구에서 신용카드를 인식시킨 후 입장해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다. 

포스트 모던 데님 브랜드 랩원오원(LAB101)이 운영하고 있는 무인점포 내부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쇼핑 방법은 간단하다. 신용카드를 인식한 뒤 문이 열리면 옷을 골라 피팅룸에서 입어보고 옷이 마음에 들면 매장과 피팅룸에 비치된 태블릿 PC를 이용해 결제하면 된다. 상품은 바로 가져갈 수도 있고 집으로 배송받을 수도 있다.

랩원오원은 도난이나 얌체족에 대한 걱정을 ADT시큐리티를 통해 해결했다. ADT시큐리티는 랩원오원에 방문한 고객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돕고, 동시에 안전하게 상품을 보호하는 매장 내 보안시스템을 구축했다.

포스트 모던 데님 브랜드 랩원오원(LAB101)이 운영하고 있는 무인점포 내부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우선 입장할 때 신용카드를 인식해야 무인상점에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신용·체크카드를 통해 고객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다. 또 샘플로 진열된 데님에 도난방지 택을 부착해 상품을 보호하는 등 무인점포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랩원오원 관계자는 '쇼핑이 목적이 아닌 잠시 시설만 이용하려는 얌체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그런(얌체족이 방문하거나 추위를 피하기 위해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면서 "부담 없이 쇼핑하기 위해 찾는 고객만 있을 뿐 다른 목적으로 오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류은혁 ehryu@mt.co.kr  |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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