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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공화국] 좋아하는 커피, 왜 세대차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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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억5000만잔. 지난 한해 동안 우리 국민이 마신 커피량이다. 아침에 한잔, 식후 한잔, 피곤해서 한잔. 언젠가부터 커피가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커피공화국’이다. <머니S>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커피시장을 집중 분석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커진 규모 못지 않게 달라진 커피트렌드를 따라가 봤다. 1999년을 기점으로 우후죽순 생긴 커피 프랜차이즈의 흥망성쇠를 살펴보고 커피 명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바리스타의 이야기도 직접 들어봤다. 커피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고 언제, 얼마나,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은지 꼼꼼히 살펴봤다.<편집자주>


커피 한잔으로 나이를 가늠할 수 있을까. 커피업계 종사자들은 “가능하다”고 답한다. 연령대별로 취향이 분명하게 엇갈리고 행동패턴 또한 달라서다. 심지어 주문하는 메뉴에 따라서 오래 있을 손님인지 빨리 갈 건지도 예측이 가능하단다.

새하얀 프림을 넣지 않은 인스턴트 커피를 뜻하는 블랙. 커피를 마실 때 누군가 ‘블랙’이라는 단어를 꺼낸다면 분명 높은 연령대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커피숍에서 주문할 때 누군가 ‘샷’을 언급하면 30대, 생소한 단어가 나열돼 외우기조차 어려운 이름의 커피를 주문하면 파릇파릇한 20대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연령 따라 달라지는 취향

연령대에 따라 선호하는 커피가 다른 이유가 뭘까. 커피전문가들은 커피의 위상이 달라진 배경에 주목한다. 예전엔 식사 후 입가심용 음료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식사의 연장선상에서 커피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 고를 수 있는 종류도 크게 늘어 예전과 비교가 무색하다.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만드는 사람의 손맛과 보관방법, 숙성도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김치와 묘하게 닮았다. 획일화된 믹스커피조차 설탕과 프림의 배합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 않던가. 나아가 원두커피는 특정 지역의 원두를 얼마나 넣고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물 온도와 양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커피가 된다.

다양한 커피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고민하지 않고 선택하는 건 ‘아메리카노’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일정비율의 물을 섞는 가장 표준화된 제조법을 따르므로 맛과 향이 평범하고 어떤 가게에서 주문하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낮다.

하지만 아메리카노도 연령에 따라 취향이 나뉜다. 이진욱 세철 이사가 다년간 프랜차이즈와 개인 카페, 로스터 제조사를 운영하며 선호도를 분석한 결과 단맛을 좋아하는 20대는 시럽을 추가하거나 원두의 양을 줄인 연한 커피를 좋아한다. 30대는 샷을 추가해 진한 맛을 즐기고 40대는 무난한 맛, 50대 이상은 보리차처럼 연한 것을 선호한다. 60대 이상은 대부분 믹스커피라고. 절대적인 구분은 아니지만 대체로 성향이 이렇게 나뉜다는 얘기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20대는 개성이 뚜렷해 새로운 제품에 거부감이 없다. 화려하고 독특한 제품의 주된 타깃이다. 30~40대는 성인이 되어 커피를 접한 과도기 세대다. 핸드드립도 즐기고 다양한 커피의 맛을 알지만 무난한 메뉴를 선호한다. 직장 동료들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커피를 즐기는 게 일반적이고 구매력이 충분해 비싼 메뉴도 통한다. 50~60대는 커피 자체를 즐기기보다 대화공간으로서 카페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옛날 다방에서 쌍화차를 마시던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커피는 되도록 연하게 마시는 편인데 카페인 성분 때문에 잠이 잘 오지 않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우가 있어서다. 스타벅스가 디카페인 커피를 내놓은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연령대별로 취향이 달라지는 건 커피를 접한 경험의 차이 때문이다. 예전엔 커피의 품질이 좋지 않아서 설탕을 섞어 단맛을 내거나 프림을 섞어 묽게 마실 수밖에 없었다. 인스턴트 커피가 대부분이었고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기가 어려웠던 것.

하지만 요새는 고품질 커피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인스턴트 커피도 아메리카노처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게 출시된다. 우유를 섞은 카페라떼 제품도 커피함량을 늘리면서 커피의 향을 강화하는 추세다.


탐앤탐스 블랙 도산로점. /사진제공=탐앤탐스

◆커피 소비패턴도 달라졌다

예부터 ‘차’(茶)는 대화의 필수요소로 인식됐다. 천천히 차를 우려내고 맛과 향을 즐기면서 담소를 나눴다. 지금은 종류가 ‘커피’로, 장소는 조용한 곳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예전엔 마시지 않아도 그만이었던 커피. 이제는 식사가 끝나면 으레 거쳐야 하는 후식으로 자리했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늘며 제품가격도 크게 올랐다. 올 들어 프랜차이즈 커피는 물론 마트와 편의점에서 파는 컵커피마저 판매가격이 인상됐고 커피 한잔에 식사 한끼와 비슷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생겼다. 가치소비를 우선시하는 욜로(YOLO) 문화가 확산된 것도 가격인상의 배경이다. 맛과 향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도 불티나게 팔린다.

하지만 커피업계는 현재 커피가격이 결코 비싸지 않다고 항변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당에서 밥을 시켜놓고 3~4시간 앉아있는 경우가 드물지만 카페에서는 커피 한잔을 주문한 후 3~4시간 앉아있는 사람이 많다”면서 “커피가격에는 원가 외에도 시간과 공간에 대한 비용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커피값이 오르면서 연령대마다 커피를 즐기는 방법 또한 점점 달라지고 있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최근 30~40대는 커피를 집에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에스프레소 머신, 캡슐커피머신과 함께 원두 판매량도 꾸준히 성장세다.

이들을 중심으로 단순소비에서 가치소비로, 허세보다 실속을 차리는 문화로 바뀌는 중이다.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강릉의 카페거리를 찾는 사람도 있다. 아울러 카페에서 주문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미리 주문하거나 할인카드는 물론 사이즈 업그레이드, 무료쿠폰도 놓치지 않는다. 반면 높은 연령대 소비자는 단지 대화를 나눌 공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가격이 주된 결정요인이다. 커피 대신 차나 주스를 시키는 경우도 많다.

◆내게 맞는 커피 찾아라

커피전문가들은 다양한 연령층이 커피를 즐기는 만큼 내게 맞는 메뉴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미 전국 곳곳에 수준 높은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며 카페거리를 형성했고 여러 매장에서 다양한 커피를 맛보며 입맛에 맞는 것을 찾는 게 가능해져서다.

강릉 카페거리에서 인기가 좋은 테라로사. 이곳의 한 바리스타는 “요즘엔 원하는 맛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 “취향을 얘기하면 바리스타가 그에 맞춰 커피를 내려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커피를 시켰을 때 원하는 맛이 아니라면 반드시 그 이유를 물어보라”고 권했다. 쓴맛·탄맛이 강하면 무조건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있어서다.

이진욱 이사에 따르면 라이트·미디엄 로스팅은 커피 원두를 덜 볶는 만큼 특유의 화사한 맛과 향이 특징이며 산미가 느껴진다. 반대로 원두의 특성을 없애 무난한 맛을 만들려면 다크로스팅이 필수다. 또 로스팅 기계가 발전하면서 최근엔 일부러 탄맛을 살리는 곳도 늘었다. 그는 "되도록 깔끔하면서 맛과 향이 좋아야 좋은 원두"라고 강조했다.


연령대별 특징, 카페 종사자에게 물었더니
20대: 일반적으로는 가격에 민감하지만 달콤한 맛의 새 제품에는 거부감이 적음. 화려한 제품에 민감.
30대: 경제력을 바탕으로 커피의 맛과 향을 즐김. 핸드드립 등 커피문화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중. 집에서 커피 즐기는 인구 또한 증가.
40대: 30대보다 소극적 성향이며 업무상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많아 메뉴는 무난한 아메리카노를 선호.
50대: 커피 자체를 즐기기보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장소로서 카페를 선호. 적은 양, 진하지 않은 커피를 즐김.
60대: 단맛이 강한 믹스커피에 익숙해 원두의 ‘탄맛’에 거부감이 강함. 부드럽고 가벼운 향의 커피나 차를 즐김.


☞ 본 기사는 <머니S> 제5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star@mt.co.kr  |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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