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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공화국] 1인당 377잔… '검은 음료'에 빠져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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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억5000만잔. 지난 한해 동안 우리 국민이 마신 커피량이다. 아침에 한잔, 식후 한잔, 피곤해서 한잔. 언젠가부터 커피가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커피공화국‘이다. <머니S>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커피시장을 집중 분석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커진 규모 못지 않게 달라진 커피트렌드를 따라가 봤다. 1999년을 기점으로 우후죽순 생긴 커피 프랜차이즈의 흥망성쇠를 살펴보고 커피 명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바리스타의 이야기도 직접 들어봤다. 커피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고 언제, 얼마나,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은지 꼼꼼히 살펴봤다.<편집자주>


#직장인 정준형씨(34)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산다. 쌉싸름하고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 잠기운이 달아나는 기분이 들어서다. 오전 회의 때는 사무실에 비치된 캡슐커피를 한잔 내려 마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동료들과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사는 것도 일과 중 하나다. 야근하는 날에는 달달한 까페라떼를 마시지 않으면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하루 1잔 이상, 많게는 4잔까지.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거리에서 커피잔을 든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커피가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명이 1년간 마시는 커피는 377잔에 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신 커피는 250억5000만잔으로 10년 전보다 25% 늘었다.

커피판매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4041억원으로 전년 5조7632억원에서 11.1%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의 커피전문점은 9만개로 편의점(5만개)보다 2배, 치킨집(3만개) 대비 3배가 많았다.

국내 커피전문점 매출 1위인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장이 1000개를 넘어섰다. 국민 5만명당 1개꼴로 일본(500여개)보다 두배 이상 많은 수치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전국의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3만98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2% 늘었다.

서울에는 불과 5m 거리에 커피숍 2개가 마주하고 연이어 다른 커피숍이 문을 연다.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이 쉽다 보니 청년 창업인구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사진=최동준 기자

◆1880년 들어온 커피, 21C 대중화

커피가 필수식품으로 자리 잡은 시대. 우리나라가 커피공화국이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커피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1880년대로 추정된다. 개항지인 인천의 한 호텔에서 커피를 최초로 팔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고종이 러시아 대사관에서 마신 커피에 매료됐고 고위관료들 사이에서 커피를 마시는 유행이 퍼졌다는 속설도 떠돈다.

1900년대 들어선 대중들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은 집중력을 높이거나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 최근에는 저성장·장기불황 여파로 커피소비가 늘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사람들이 소비를 크게 줄이는 대신 커피나 디저트를 먹으면서 작은 사치를 즐기는 사회현상이다.

젋은 세대 사이에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달로 커피 소비가 폭증했다. SNS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러움의 대상이 됐고 ‘나도 마셔보자’는 동조심리가 작용했다.

소비자들은 밥보다 비싼 커피값에도 주저 않고 지갑을 연다. 하루 평균 성인의 커피 지불비용은 4169원으로 한달이면 커피 마시는 데 12만원 이상을 쓰는 셈이다.

일각에선 원두값이 700원 수준임에도 커피 값은 6배가 높아 커피전문점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커피가 비싸다는 이유로 씀씀이를 끊는 소비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커피문화가 대중화되고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는 다양한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커피 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커피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점심 후 커피 한잔, 남녀 선호 달라

소비자들이 커피를 찾는 시간은 언제일까. 농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점심식사 후(27.6%)가 가장 많았다. 출근 후 오전에 혼자 있는 시간(20.4%) ▲오후 3~4시(18.5%) ▲아침 출근시간(12.2%)이 뒤를 이었다. 커피를 마시는 장소는 회사(34.1%)가 가장 많았고 집(26%), 커피전문점(23.7%), 야외공간(6.6%) 순으로 나타났다.

남녀 간 선호하는 커피도 달랐다. 커피를 구매한 소비자 6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자는 가까운 매장(54.1%)을, 여자는 커피의 맛(69.6%)을 중요하게 여겼다. 남자는 커피의 가격(51.6%)을 주요하게 보고 커피전문점(30.4%)과 편의점(29.5%) 커피를 선호한 반면 여자는 편의점(25.3%) 보다 커피전문점(40%)을 자주 들려 커피를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에 흠뻑 빠진 소비자가 늘면서 커피 종류도 다양해졌다. 소비자들의 미각이 발달하니 커피점도 차별화 방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고민없이 아메리카노, 라떼를 주문하던 소비자들은 어려운 영어이름으로 무장한 메뉴에 호기심을 갖는다.

프리미엄 커피라고 부르는 신메뉴들은 일반 커피보다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3000원가량 비싸다. 일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1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커피도 맛볼 수 있다.

원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도 쉽게 볼 수 있다.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임신·수유 중인 소비자,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싶은 고객에게 인기 상품이다. 오랜 시간 찬물로 커피 원액을 우려내는 더치커피도 인기다.

편의점 등 유통채널도 다양한 커피음료 판매에 돌입했다. 얼음 컵에 먹는 파우치커피와 편의점 자체브랜드 커피는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소비자에게 인기 메뉴다. 일부 유통업체는 커피와 다른 음료를 섞은 이색커피 출시에 공을 들인다.

아메리카노에 막걸리를 섞은 ‘막걸리카노’와 소다음료를 넣은 ‘소다리카노’는 커피칵테일로 올 여름 주류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했다. 술과 커피의 이색적인 만남이 여름철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집에서 원두를 키워 커피를 내려마시는 ‘발아커피’는 커피애호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커피다. 일반 생두를 세척한 후 다른 화학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물만 이용해 키우는 방법으로 키우기 쉽다는 평가다.

발아커피는 종자가 발아시점이 되면 종자 안의 영양분이 섭취하기 쉽게 변하고 감마아미노락산(GABA) 함량도 크게 증가해 커피애호가 사이에서 ‘건강한 커피’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져 변하지 않으면 커피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각 업체별로 독특한 맛과 개성을 담은 이색 커피가 꾸준히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신은 커피 중독입니까

커피는 고소한 향과 쌉싸름한 맛으로 정서적 위안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카페인 과다섭취로 심장병을 유발한다는 연구도 나온다. 자신이 커피중독인지 테스트해보자. 3개 이상이면 커피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빨리 뛴다
▲커피를 마시며 화장실을 자주 간다
▲커피를 마시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면 근육 경련이 일어난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두통이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신경이 예민해진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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