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열풍] 역세권? 이젠 ‘길세권·숲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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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둘레길 갖춘 ‘오감만족’ 아파트


최근 분양된 신규아파트에 이른바 ‘길세권·숲세권’ 바람이 거세다. 지하철역 주변을 뜻하는 ‘역세권’,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주변을 말하는 ‘맥세권·스세권’처럼 아파트 주변에 호수산책로나 둘레길, 야산, 숲 등을 갖춘 길세권·숲세권 아파트가 각광받는 것. 그동안 아파트 분양 흥행조건이 일상·업무·생활편의시설 여부에 맞춰졌다면 이제는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길’과 ‘숲’이 새로운 흥행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허경 기자

업무 중심에서 여가 중심으로

지하철역은 아파트값을 좌우하는 부동산시장의 핵심 흥행요소다. 아파트에서 지하철역까지 도보로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각 건설사들이 거리가 다소 멀더라도 무리하게 ‘역세권’이라는 과장광고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떠오른 수도권 신도시 역시 ‘역세권’이라며 서울 중심지와의 접근성을 강조한다.

이처럼 그동안 아파트 분양 트렌드가 바쁜 현대인을 위한 일상이나 업무 중심의 생활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여기에 여가가 더해졌다.

30~40대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주택시장에서 건강하고 쾌적한 삶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아파트 앞 호수산책로나 산 둘레길을 걸으며 여유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길세권·숲세권 아파트가 대세로 떠올랐다.

길세권·숲세권 아파트는 입지부터 자연과 함께한다. 단지 뒤로는 야산과 둘레길이 있고 앞으로는 호수나 강이 흐른다. 둘레길을 걸으며 가벼운 등산을 하고 호수길을 따라 산책을 즐긴다.

단지 안에도 다양한 조경시설과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텃밭이 조성돼 멀리 나가지 않고도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최근 선보인 아파트를 보면 이 같은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서동탄역 더샵 파크시티’. /사진제공=포스코건설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항공조감도. /사진제공=현대산업개발

오감만족 ‘길세권·숲세권’ 아파트

길세권·숲세권 아파트는 ‘조망권’과 맥을 같이 한다.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강가나 호수, 산 등을 바라보고 직접 나가서 걷고 느끼는 ‘오감만족형’ 아파트인 것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도 조망권은 아파트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강남 재건축시장에서는 한강 조망 유무에 따라 가격차가 상당하다. 바로 앞에서 한강을 조망하고 직접 나가 산책하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더해지면 인기가 치솟는다.

현대산업개발이 11월 선보이는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는 인근에 숲과 공원이 어우러진 145만여㎡ 규모의 올림픽공원과 한강이 인접해 있어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중에서도 손꼽히는 길세권·숲세권 단지다.

산이나 강, 호수가 많은 수도권이나 지방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두드러진다. 지난 5월 분양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원시티’의 경우 오피스텔임에도 3면 발코니 및 조망권을 극대화한 평면 구성으로 평균 43.3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계약 하루 만에 완판됐다. 이 단지 인근에는 킨텍스 수변공원과 일산 호수공원 등 산책로가 잘 갖춰졌다.

도량 롯데캐슬 골드파크 투시. /사진제공=롯데건설

롯데건설이 경북 구미에 짓는 ‘도량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단지 주변에 대규모 도량산림공원이 조성 중이어서 숲세권의 쾌적함을 누릴 수 있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서동탄역 일대에 공급한 ‘서동탄역 더샵 파크시티’는 소공원, 근린공원 등이 단지 인근에 있다. 단지 내에는 조깅과 산책을 위한 600m의 건강산책로와 왕벚나무·이팝나무·대왕참나무·메타세콰이어 등으로 구성된 테마 가로수길도 조성된다.

이처럼 분양가나 시세에 조망권과 여가생활을 위한 산책로 등 길세권·숲세권이 끼치는 파급력이 커지자 각 건설사들은 능동적으로 길세권·숲세권 단지 조성에 한창이다.

특히 잘 꾸며진 둘레길이나 호수산책로 등을 낀 아파트가 인기를 끌 경우 주변 상권 역시 덩달아 활성화된다는 장점 때문에 각 건설사들은 입지선정부터 이를 염두에 둔 구상에 몰두하는 추세다.

 [미니인터뷰] 길세권 따라 이사한 김현씨

“전철역보다 즐거움 선택”

“전철역에서 조금 멀어진 대신 아들과 강아지랑 산책하는 즐거움을 택했어요.”

최근 만난 직장인 김현씨(남·32)는 산책의 즐거움이 얼굴에 가득 묻어났다. 경기도 부천시 역곡동에서 양천구 목동으로 출근하는 그는 최근 구로구 항동으로 이사했다.

역곡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살던 그는 이사 후 출근 시간이 훨씬 늘었다. 지하철을 타려면 마을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 하지만 아들과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고 말한다.

“예전에 살던 집은 상가숲이라 아들과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할 곳이 없었어요. 그런데 최근 이사한 집은 근처에 푸른수목원이라는 커다란 수변공원과 작은 산이 있어요. 퇴근하고 등산이나 산책하며 여가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죠.”

그는 주거선택의 기준을 출퇴근에 맞추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지금은 수시로 집 앞에 나가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미소지었다.

“가뜩이나 아침잠도 많은데 조금이라도 출퇴근 시간이 줄면 좋죠. 하지만 여유롭게 일상을 즐기는 법을 알고 나니 왜 진작 이렇게 못했을까 후회되네요.”

그는 집 앞에서 즐기는 여가생활의 기쁨을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며 흡족해 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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